일본 친구들이 우리집에 와서 놀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앨범이 참 많다는 것이다.
한국 요리를 먹고 디저트를 먹고 '더 이상 못먹겠다'고 손을 휘휘 저을 때쯤
나는 친구들에게 앨범을 보여주곤 한다.
왼쪽이 여행앨범, 오른쪽이 결혼과 신행 앨범
(위 여행 앨범은 다녀온 여행지의 반 정도로 나머지도 쿤이 만드는 중이다.
'쿤만의 특별한 앨범 만들기 '도 언젠가 포스팅 한다고 함)
친구들이 앨범을 보다가 꼭 멈추는 사진이 있다.
바로 요 사진.
쿤다다다의 웨딩 촬영 사진 중 커플룩신
커플룩 사진이다!!
(일본에서는 페어룩이라고 함)
"
한국인들은 커플룩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
드라마를 봐도, 연예인을 봐도 자주 보이거든.
한국은 커플룩 가게도 많고 커플룩 입은 커플도 많고...
일본하고 다른 거 같아.
특히, 주말 아침에 인천 공항에서 커플룩 입고
떼로 몰려있는 신행커플 보고 정말 놀랐었지. (이건 나도 놀란 적이 있음.)
일본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풍경이야.
"
일본인들은 커플룩 잘 안 입나봐?
"
70년대에 유행하긴 했지만 요즘은 거의 안 보이지..
커플끼리 뭘 한다고 해봤자, 휴대폰이나 휴대폰 줄 정도?
색 달리한 모자랑 운동화 정도 같이 맞추려나??
근데, 난 보기만 해도 민망해~!!
"
그러고 보니 일본에서 커플룩을 본 기억이 없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일본 친구들의 반응이 이해가 된다.
그러고보니 일본에서도 70년대에는 커플룩이 유행했었네요.
하지만 최근에는 거의 안 보이네요.
한국 이외에도 커플룩 많이 입는 나라 또 있나요?
(한국하면 커플룩을 많이 입는다는 이미지는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듯하다)
요즘 커플룩 안보이죠.
세계 유산(천연기념물) 정도 일지도 모르겠어요. (웃음)
얼마 전에 같은 운동화 신은 커플 보긴 봤네요.
그래서 일까? 요상한 질문도 한다.
'어디서 사면 좋을까요?' '어떤 스타일이 좋을까? 가 아니라,
자녀있는 분에게...아이랑 커플룩 입는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커플룩 입은 부부 어떻게 생각하세요?
커플룩 입는 모자(母子)나 부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것이다.
입고 싶으면 입으면 되는건데,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모습이 참 재미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쉽게 찾을 수 있는 커플룩인데
일본에서는 정말 드물긴 한가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본인들이 한국의 커플룩과 페밀리룩 문화에 대해
매우 신기하게 생각하고 관심을 갖는 것이다.
일본 블로그를 돌아다니다 보면 한국의 커플룩에 대해 포스팅해놓은 것이 참 많다.
그런데 그 반응이 의외로 긍정적이다.
한국에서는 커플룩을 입은 사람들이 꽤 많은 듯 해요.
일본에서는 커플룩 입으면 닭살 커플 취급을 당하겠지만,
저는 커플룩=닭살 커플이라는 말 듣는 거 납득할 수 없어요.
전, 괜찮다고 생각하거든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또, 페밀리룩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인다.
페밀리룩 포스팅에 대한 댓글 일부를 가져와 본다.
한복 페밀리룩 좋네요. 저도 가지고 싶어졌어요,.
커플룩하고 한복 페밀리룩 좋네요. 한국에 가면 찾아보고 싶네요.
저도 한복을 가족하고 입어보는 게 소원이에요. 근데, 주변 눈이 신경쓰이는 건 어쩔수 없네요.
한복 페밀리룩은 처음 봤어요. 역시 한국은 아이디어가 뛰어난 것 같아요.
특히 연애할 때 커플룩을 입는다는 것은 창피해서 절대 실천할 수 없는 것 중 하나였다.
하지만, 결혼 준비를 하면서 웨딩 촬영을 하거나
신혼 여행을 갈 때만큼은 어떠한 창피함도 없이 당연하게 입었던 것 같다.
또, 친구들이 아가들과 '페밀리룩'을 입은 모습을 볼 때마다
'나도 언젠가는 꼭' 이라고 다짐하고는 했다.
한국인들은 적어도 웨딩 촬영, 신혼 여행, 돌잔치, 가족 행사 때 만큼은
거부감 없이 입을 수 있다고 여기는 것 같다.
그런데, 내 일본 친구들은 태어나서 커플룩을 입어본 적이 한번도 없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한국처럼 다양한 컨셉으로 찍는 웨딩 촬영이라든지,
부모와 아이와 함께 하는 컨셉 촬영 같은 게 없다.
웨딩 촬영은 간소하게 찍거나 생략하고,
아이 돌잔치 촬영(일정 나이가 되면 전통 의상을 입혀 찍어주는 사진이 따로 있음)
같은 건 하지도 않는다.
일본인들이 커플룩과 페밀리룩에 익숙하지 않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그런걸 어떻게 입어?' , '좀~~그렇지' 라며 망설이는 모습이 역력하면서도
입고 싶은 욕망이 엿보인다는 점이다.
일본인들에게 있어 '커플룩'은
입고 싶지만 입을 수 없는 '비현실적 동경의 대상'인 것처럼 보인다.
내가 과감히 입어보라고 하면,
고개를 설레설레..
부끄럽고 민망해서 절대로 못입는단다.
하지만, 일본의 여러 블로그나 댓글에서도 그 동경의 마음이 보이듯..
막상 기회가 닿으면 매우 좋아하는 것 같다.
절대로 못입겠다고 했던 한일커플과의
웨딩 커플룩 사진을 공개해본다.
사진 촬영을 마친 일본인 그녀 왈.
"
진짜 진짜 즐거웠어. 여긴 한국이니까 하나도 안 창피했어.
근데 일본에서는 절대로 안 입을거야.
못 입을거야
"
다다다의 결론...
일본인들은 부끄럼쟁이들이지만,
그들의 내면에는 커플룩을 향한 욕망이 있는 것도 같다.
한일커플이 있다면
상대방에게서 그것을 끄집어내 보는 것은 어떨지..ㅋ
단, 너무 무리하지는 말 것.
(우리 나라에도 커플룩 싫어하는 사람이 있듯..취향은 가지가지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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