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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문화)/다다다가 보는 일본

일본에서도 유명하다는 오사카 아줌마의 필수품 그것은?

한국에 '아줌마'가 있다면 일본에는 '오사카 아줌마'가 있습니다. 일본인들조차 '오사카 아줌마' 하면 누구나 특징을 줄줄 외우고, 정말 오사카 아줌마는 그런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흥미를 가지고 인터넷에 질문을 하기도 합니다.  예전에, 일본의 한 티비에서 '오사카 아줌마' 에 대해 대대적으로 방송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익히 알려진 대로, 성격이 급하고, 뻔뻔하고, 목소리가 크고....'일본에도 한국식 아줌마가 있구나' 공감하며 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딱 하나의 생소한 특징이 저의 호기심을 끌더군요. 

 '오사카 아줌마는 언제나 사탕을 휴대하고 다닌다' 는 이야기였습니다.
 

오사카에서는 '아메(사탕)'를 '아메짱(사탕 씨)' 이라고 부른다.
사탕 브랜드나 이름이 앞에 있을 땐 짱을 붙이지 않는다.
또, 사탕 뿐만 아니라 온갖 것에도 '짱'을 붙이는데
이유는 오래 전부터 상이나 짱을
붙여 부르기를 좋아했던 습관이 이어진 것이라고.
재미있는 건, 상이나 짱이 붙는 것과
안 붙는 것이 명확히 구별된다는 것이다. 
고로 아무데나 붙여도 안된다. ㅋㅋ 

  
호기심이 근질근질 발동하더군요. 마침, 주말에 레슨이 있어 오사카 아줌마를 만나게 되었고, 이런 저런 일상 이야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이렇게 말을 걸어 보았습니다.

다다다             :   혹시 아메짱 있어요? 
오사카 아줌마  :  (바로 가방을 열어 뒤적이며) 무슨 맛으로 줄까?
다다다             :  진짜 있어요? 진짜 있네. 하하하하
오사카 아줌마  :  잉? 왜 웃어?

우리 나라에서도 이 지역은 이렇고 저 지역은 저렇고 지방색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그게 절대적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처럼, 설마설마 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말을 걸었는데, 바로 반응이 나오니까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그리고 다시 며칠 후, 주말 랭귀지 스쿨에서 수업을 하던 날이었어요. 배우는 사람들은 총 10명 정도였는데, 남자 1명, 아가씨가 2명 , 그 이외에는 다 오사카 아줌마였답니다. 반신반의하며 말을 걸어보았습니다.

다다다         :   혹시 아메짱 있으신 분?

아니, 그런데 웬일입니까? 글쎄, 오사카 아줌마, 남자 분, 아가씨 할 것 없이 거의 모든 사람들이 다 가방을 주섬주섬 뒤적거리면서 '여기 여기'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분은 '분명 여기 있었는데...어디 갔지?' 하면서 자신의 가방에 사탕이 없는 거에 놀라시더군요. ㅋㅋ 암튼, 그 덕분에 저는 온갖 종류의 사탕 부자가 되었죠.

티비에서 본대로 오사카 아줌마들은 정말로 '아메짱'을 가방에 휴대하고 다닌다는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게 되었답니다. 사소하게는 '입이 심심해서' 가지고 다닌다고 하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사탕이 있으면 말 걸기 쉬우니까' 라고 합니다. 특유의 입담과 뻔뻔한 사교성으로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말을 잘 걸기로 유명한 오사카 아줌마들의 무기가 바로 '사탕'이었던 겁니다. 같은 아줌마들끼리도 사탕을 교환하며 친구가 되고,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사탕'을 건네주며 친근하게 말을 거는 식으로 오지랖을 펼치시는 것이지요.  


"오사카 아줌마는 진짜 사탕 휴대하고 다녀요? " 라는 한 일본인의 질문에 대한 그 대답


(이후 대충 번역) 티비에서도 검증했지만, 정말 다들 가지고 있어요.
오사카 아줌마의 화술 전략의 하나라는 결론이었죠.
저도 오사카에서 혼자 줄 서 있다가 같이 줄 선 아줌마한테 사탕 몇개 받은 적 있어요.  



그런 오사카 아줌마의 특징을 알고 난 뒤로는 이상하게 자주 제 눈에 보입니다. 전철에서 무료하게 앉아있던 아주머니가 가방에서 사탕을 꺼내 입으로 쏙 집어넣거나, 옆에 앉은 아가에게 사탕을 건네며 아기 엄마에게 말을 거는 모습 말입니다. 오래 전 일이지만, 감기로 콜록콜록 대는 나에게 가방에서 목캔디(노도아메)를 꺼내주던 고마운 분도 계셨지요.   

지하철에 탄 아줌마들을 보면 크고 작은 가방을 휴대하고 다니는데요. 그 지역이 오사카라면 가방에는 반드시 '아메짱'이 있다고 봐도 될 정도라고 합니다. 그래서 오사카 지역에는 사탕 브렌드도 다양하게 발달했다고 하네요. 

포스팅을 하려고 일본 친구에게 물어보니, 전국에서 사탕 휴대하는 아줌마로 유명한 것은 오사카지만, 오사카 이외의 지역에서도 시골같은 곳에 가면 아줌마들이 사탕을 휴대하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친구는 오사카가 아닌 다른 지역의 시골 출신인데, 엄마가 늘 검은 사탕을 휴대하고 다닌다며 웃더군요.    

오사카 여행을 준비중이신가요? 오사카 아줌마를 만나셨나요?
사탕을 달라고 해보세요.

사탕으로 시작되는 인간 관계를 경험하게 되실 겁니다. ㅋㅋ

관련 포스팅 클릭 : [일본생활/일본문화/쿤이 보는 일본] - 화장실 들어갈 때 남자가 되는 오사카 아주머니
오사카를 비롯한 간사이 지역 사람들의 특징은 재미있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시간 날 때마다 시리즈로 계속 포스팅 나갑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