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생활 (일본문화)/쿤이 보는 일본

화장실 들어갈 때 남자가 되는 오사카 아주머니

화장실 갈 때 남자가 되는 오사카 아주머니를 아시나요?
물론 특정인이 아닌, "불특정 다수"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일본에는 47개의 토도후켕(都・道・府・県 : 한국으로 말하는 도<道>)이 있습니다.
그 중 간사이 지방을 대표하는 오사카에는 일본에서도 유별난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간사이지방의 6개 도: 오사카, 교토, 효고, 와카야마, 미에, 시가)
그 유별남이란 일본인들의 일반적인 상식을 넘어선 유별남으로 일본 사람들은 오사카 공화국이라는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말로만 듣던 오사카 아주머니의 황당한 화장실 사건을 이야기 하려합니다.

오늘(1월 30일) 쿤과 다다다는 점심 약속이 있어서 고베 시내에 나갔습니다. 같이 점심을 먹은 사람은 작년까지 한국어를 배우신 일본의 아주머니(이름은 못 밝히겠습니다. 나이 45살 정도)로 오사카 우메다에 사시는 보통 아주머니였답니다.

고베시내에 있는 훼밀리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이야기를 하는데, 아주머니가 화장실(토이레 : トイレ)에 좀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뜹니다. 다녀오시라고 했고, 다다다와 둘만 남은 상태에서 쿤도 화장실에 갔다오겠다고 자리를 떴습니다(아주머니가 화장실에 가고 나서 약 10~20초 정도 지났을 겁니다.) 화장실에서 작은 볼 일을 마치고 손을 씼는데, 좌변기에서 물내리는 소리가 납니다. 그리고 문이 열렸고, 누군가가 그 문을 통해서 나오더니 저에게 말을 겁니다.. 일본어를 아시는 분은 일본 아주머니의 사투리를 느껴보세요..

아주머니 : あらっ!! クン先生。先生もトイレ来とたんやん。
               어머.. 쿤 선생님... 선생님도 화장실에 왔었네요..

     쿤     : 어..!!!  (헉...!! 아줌마... 가만...나 지금 여자화장실에 들어와 있는 거야??) 여기 남자화장실 맞죠?
아주머니 : そうやで!! 女子用は列長いからね。ここ空いとるんのに、使わへんかったら、無駄やん。
               맞아요.. 여자화장실은 줄이 길어서요.... 여기는 비어있는데, 안 쓰면 아깝잖아요..
     쿤     :  하하하.. 그렇죠?? (아~ 주객이 전도된 이 쑥쑥한 분위기..)

쑥쑥한 분위기에서 벗어나서 테이블로 돌아왔지만, 이야기는 계속 되었습니다.

아주머니 : 韓国のばちゃん達は男子トイレに行かへんの?
               한국의 아주머니들은 남자 화장실에 안 가나요?
     쿤     : 글쎄요.. 안 간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이렇게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는 피하는 편이죠...
  다다다  : ???
아주머니 : へぇ~~ そうなんやん。だから、変な目で見られとったんやん。

               아~~ 그렇구나. 그래서 이상한 눈으로 봤구나..
     쿤     :  하하하.. 제가 조금 놀래서요...
아주머니 : いや!!先生ちゃうで、韓国でやで。でも、大阪のおばちゃんには普通やで。
               아니 선생님 말고, 한국에서요.. 근데 오사카 아주머니들한테는 보통이에요...
     쿤     : 엥...?? 
  다다다  : 무슨 말이야...??

아주머니의 말을 빌리자면, 오사카 아주머니들은 생활에 융통성(?)이 있기 때문에, 그 때의 상황과 분위기를 봐 가면서 화장실에 갈 때는 남자가 되기도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다다다는 오사카 아주머니 이야기를 들으며 너~무 재미있다고 하자, 부인도 오사카에서 10년만 살면 제 마음 이해할 거예요 라고 자기를 정당화 시킵니다.

그렇게 세시간 정도 점심을 먹고 이야기를 하고는 집에 돌아오자 마자 다다다가 인터넷 검색을 합니다.
그리고는 갑자기 입에 거품을 물며 자지러집니다. 왜 그러냐고 묻자 아래의 사이트를 보여줍니다.

<전형적인 오사카 아주머니가 배회하는 거리 : 오른쪽 아주머니 손가락에 주목하세요..ㅎㅎ>
발췌 : http://ansaikuropedia.org/wiki/%E5%A4%A7%E9%98%AA%E3%81%AE%E3%81%8A%E3%81%B0%E3%81%A1%E3%82%83%E3%82%93

그리고 또 다른 사이트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남자 화장실에 들어오는 오사카 아주머니를 용서할 수 있다/없다" 의 설문사이트 였습니다.

여자화장실이 붐빈다고 남자화장실에 들어오는 아주머니는 용서할 수 없다.
발췌 : http://kotonoha.cc/no/143323

정말 많기는 많은 모양입니다.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시면, 저 질문에 대한 댓글이 즐비합니다. 용서할 수 있다는 사람, 용서할 수 없다는 사람..그 이유도 다양합니다.

일본인들은 타인의 사생활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보통이지만, 오사카 아주머니들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오지랖이 있는 것 같습니다. 쿤이 느끼는 그 것은 "인정"이라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그 인정은 한국의 "정"과도 같은 느낌을 준답니다.


글을 마치며 한가지 일깨워 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아~무리 화장실이 급하다고 남자가 여자화장실에 들어갔다가는 변태된다는 것!! 잊지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