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가 울립니다. 등록되어 있지 않은 번호였습니다..
여보세요~~
형~ 저예요..
어~~ SK...ㅋㅋ (부모님께서 작은 주유소를 하셔서 별명이 SK입니다.)
대학 때는 저보다 한 학년 아래의 후배였는데, 제가 대학원을 그만두고 다른 학교로 옮길 때, 그 동생은 대학 3학년 때 飛び級(도비큐:4학년을 건너 뛰고 석사 입학하는 제도) 를 했던지라 사회 생활은 저 보다 1년 빠른 선배가 된 동생입니다. 핸드폰 또 바뀌었냐고 물었더니, 회사에서 개인용으로 또 하나 지급을 해 줘서 폰만 3개가 됐다고 합니다. 회사 지급 고객용, 회사 지급 개인용, 그리고 개인 사생활용..
형..!! 어제 올린 글요.. 일본 대기업 연봉 450 만엔이라고 했는데, 왜 그렇게 낮게 잡았어요..??
낮다고..?? 야~ 말도 마라.. 일본에 산다면서 자기 주변에 그렇게 많이 받는 사람 없다고 하는 사람,,, 450만엔 상당히 많은 금액인데, 그 금액이 어떻게 그게 나왔는지 메일 보내는 사람,, 나는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질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뿐인데, 한일 물가 전문 비교를 요구하는 사람 등,, 그렇지 않아도 머리 아프다.
1년 450 이 많다구요..?? 회사가 무슨 보이스카웃 봉사활동하는 곳도 아니고... 난 일본 대기업 연봉을 왜 그렇게 적게 잡았는지 물어보려 전화했는데...ㅎㅎ
이 동생은 경제학부인가 경영학부 석사를 졸업해서 괜찮다는 일본의 대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예전에 저희가 쓴 글이 다음 메인에 걸린 적이 있는데, 그 때 우연히 들어온 후, 이후로 종종 들어와서 댓글없이 유령처럼 글만 읽는 X 입니다.(SK야~ 이 글을 읽는다면 X 라는 말 이해해라~). 제가 올린 한국과 일본의 물가 비교 글을 보고는 일본인 대졸 초임 연봉 450 에서 세금 띠면 400 정도이고, 집세+관리비+공과금으로 월 15만엔 정도 생각하면, 450 연봉으로는 동경에서는 못 산다는 것입니다.(어제까지 일본연봉 많다는 사람에 시달렸는데, 오늘은 적다는 X 까지 등장입니다. 아~ 머리아파..).
일본에도 다양한 직종에서 다양한 월급을 받고 생활하는 사람이 있기에 의견이 분분한 것은 당연합니다. 다만, 제가 그 기준을 대기업으로 잡은 것은 외국인이 일본에서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목표를 어디로 잡아야 하는 지를 보여주고 싶었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포스팅 합니다.)
형..!! 저는요. 형이랑 형수님이 왜 블로그를 쓰는지 모르겠어요.. 그거 돈 되요?
글쎄다.. 뭐 특별히 돈이 되는 건 아닌데,,,
모르는 사람들한테 일본 이야기 들려줘봐야 못 믿겠다는 사람들도 많고, 일본에 사는 사람 조차 일본 물정 모르는 사람도 많잖아요.. 그런 사람들한테 일본 이야기 해 봐야, 싸움만 날 것 같은데,,,
아니라고 부정하면서 가~끔 태클성 댓글이나 메일도 오곤 하지..
돈도 안 되고, 싸움만 나는 블로그 할 거면, 블로그 그만두고 저나 좀 도와주세요~~ (도와달라는 말은 개인적인 내용인지라 생략합니다.)
동생 말을 들어보니, 쿤과 다다다는 왜 블로그를 쓰고 있나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1. 블로그 수익 때문에..?? (글 쓰는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다른 일을 하거나 탱자거리며 쉬는 게 낫습니다.)
2. 쿤의 인생관인 많은 사람을 만나보려고...?? (한달 수~백통의 메일 속에서 인연으로 이어지는 것은 극히 일부입니다.)
3. 유명해 지려고?? (직접 아는 체 하는 사람 만날 때면 잠수하고 싶을 때가 많답니다.)
SK의 전화를 끊고, 쿤과 다다다는 바쁜 시간을 쪼개가면서,,,,악플러들의 메일을 받아가면서까지 왜 블로그를 쓰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다다다는 작년 8월에 블로그를 시작해 어느날 갑자기 일본의 화장실 이야기로, 하루 방문자 수가 10만이 넘게 되었고, 그때부터 열심히 쓰게 됐다고 합니다. 쿤은 다다다 글이 베스트가 되면 하나 씩 써준다고 했고, 바쁜 다다다를 대신해서 블로그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는 블로그 이웃, 독자들과의 소통이 즐거워 계속 쓰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다다의 첫 베스트 : [일본생활/일본문화/다다다가 보는 일본] - 일본인이 깜놀하는 한국의 화장실 2
베스트 기념 쿤이 쓴 첫 이야기 : [우리 부부가 사는법] - 프러포즈는 꼭꼭꼭 해야 합니다.
하지만, 직장 생활 겸하면서 블로그 쓴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요즘 점점 회의가 들더군요. 사실 이런 감정에 사로잡힌 건 비단 최근의 일은 아닙니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3달 만에 블로그가 최정점을 찍었을 때부터 들었던 감정들입니다.
때만 되면 한번씩 찾아오는 이런 회의감...당장이라도 때려치고 싶은 마음 뿐이죠.
그러면서도 블로그를 계속해서 썼던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출근을 하면 블로그를 전혀 볼 수 없습니다. 퇴근하고 오면 제일 먼저 댓글이나 블로그 전용 이메일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나서 "유입키워드"를 봅니다. 언젠가부터 유입키워드 1위가 늘 우리 닉네임이 되더군요.
블로그마다 그 개수는 상대적일 수 있어 가립니다. ㅋㅋ 또, 7위에서 잘랐지만 밑으로도 계속 이어진답니다. 찾아들어오는 키워드도 정말 다양합니다.
쿤, 다다다, 쿤다다, 일본찍고 쿤과 다다다, 쿤 일본찍고 다다다, 쿤다다 일본찍고, 다다쿤, 쿤유학, 쿤의 일본, 쿤의 가계부……
어제도 쿤과 다다다가 블러그를 하루 쉬었을 뿐인데, 블로그 검색어에 쿤과 다다다가 상위권에 올라 있었습니다. 이 말은 저희 글이 없으면 검색을 하고 들어오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만큼 관심을 가지고 기다려 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말이 되겠죠..??
이런 키워드를 보고 있노라면, 졸린 눈을 비비고 새벽 2~3시까지 쓰게 됩니다.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우리 부부의 생활은 상당히 많이 바뀌었답니다. 여가 생활도 최근에는 한 기억이 없을 정도이고, 쿤과 다다다 눈 밑에는 다크써클이 생기기도 하죠. 요즘 개인적인 작업이 많아 바빠진 다다다는 2틀에 한번 포스팅을 하려고 하고 있답니다.
우리 블로그는 사소한 생활 이야기부터, 많은 조사를 필요로 하는 전문적인 내용까지 그 소재는 다양합니다. 하지만, 쓰는 내용에 따라서는 최소 두 세 시간부터 많게는 최대 대 여섯시간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는 내용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에게는 재미있는 내용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어떤 이에게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별 볼 일 없는 글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글쓴 이가 영화 감독이라면, 읽는 이는 관객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관객에 의해 2시간 정도에 평가되지만, 글은 단 몇 분만에 평가됩니다. 그 중에는 동감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가 쓰는 대부분의 글은 일본 생활을 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이 많습니다. 일본에 사는 한국인들이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듯이 그 경험도 다르리라 봅니다. 게다가 똑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느끼는 것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봅니다. 그런 점을 감수하시고 읽으시면 좋겠습니다.
또, 다시 찾아올 회의감이지만, 가능한 그 순간까지는 열심히 써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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