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한국-> 홍콩-> 마카오-> 한국을 거쳐 거의 보름만에 일본에 돌아왔습니다. 혹시 조금이라도 기다리셨나요? ㅋㅋ
여독을 풀 시간도 촉박하지만, 쿤과 다다다의 일본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오늘 이야기는 일본인의 혼네와 다테마에에 대한 다다다의 이야기입니다. 늘 그래왔듯 어리버리 초보 주부 일본 적응기지요. 헤헤.
--------------------------------------------------------------------------------------------
일본인의 성향하면 누구나 들어봤음직한 말 중에 혼네(속마음)와 다테마에(겉표현) 라는 것이 있습니다. 일본인은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해 그들이 하는 말은 진심인지 겉치레말인지 구별해야 한다고 말하곤 하는데요. 일례로, 교토 사람이 "밥 먹고 가라" 는 말을 곧이 곧대로 듣고, 밥상 머리맡에 앉았다가는 두고두고 욕을 들어먹는다고 하는 이야기는 일본인 사이에서도 매우 유명합니다. (즉, 일본인들도 "교토 사람들은 말야~~" 라고 할 정도니..일본내에서도 지역차(특히 간사이) 사람의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겠죠?)
저 또한 일본에 오기 전에는 일본인들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를 듣고 읽었고, 일본인의 혼네와 다테마에라는 것 때문에 일본에 오래 살아도 진정한 일본 친구는 사귀기 어려울 거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일본에 와서 하나둘 만나가는 일본인들의 방어적 태도에 상처를 받은 적도 많았지요. 먼저 친구하자고 다가올 때는 언제고, 막상 연락을 시작하고 나면 "만나자" 는 말조차 하지 않거나, 자신에 대해 좀처럼 소개하지 않는 태도에 마음이 멀어진 적도 있었답니다. 시간이 지나자 섭섭함 보다는 일본인들의 사고 방식과 문화 차이에 대해 잘 몰라서 생긴 오해도 많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더군요. (여기에 대해서는 추후 다시 포스팅 할게요. 공수표 팡팡 날리시고..ㅋㅋ)
애초의 우려와 달리, 일본 생활 2년 차에 접어들자, 저에게도 "아는 사람" 이 아닌 "소중한 내 친구" 라는 말을 붙여도 될 일본 친구 M 씨(저보다 한 살 많아요)가 생겼답니다. 제가 처음 M 씨를 만나게 된 계기는 M 씨의 친구 K 씨가 한국어 그룹 지도를 의뢰해 오면서 부터인데요. 반달눈 웃음과 하이톤의 귀여운 목소리를 가진 K 씨에 비해 별로 입을 열지 않는 M 씨는, 처음에는 저를 경계하는 듯한 눈빛으로 보이지 않는 벽을 쌓았지요.
M 씨와 K 씨는 같은 직장 동료로서, 서로의 집이 2시간 거리에 있으면서도, 주말이면 USJ에 놀러 가거나 한류 스타의 팬미팅에 동행하기도 하고, 한국 여행도 늘 함께하는 절친이지요. (적어도 제 눈에는 절친으로 보였습니다.) 두 사람에게 한국어를 가르친 지 1년 정도가 될 무렵이었을 겁니다. M 씨가 가끔 문자를 보내 "저녁을 같이 먹자" 는 둥, "맛집이 있는데 같이 가자"는 둥 연락을 해오더군요. 그렇게 사적인 문자와 교류가 이어지면서 한국어 강사와 학생이라는 벽을 넘어 친구가 되었답니다. 이제 M 씨는 저에게 장난도 잘 치고 일본인답지 않게 남편이나 집안 이야기도 툭툭 털어놓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학교가는 날이면 졸지말라고 문자 보내고, 자기 동네로 이사오라고 난리랍니다.)
얼마 전 M 씨를 만났을 때 나누었던 대화를 조금 재구성해 보겠습니다.
M 씨가 저에게, K 씨가 없는 자리에서 그녀 이야기를 꺼낸 것도 놀라웠지만,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K 씨에게 거리감을 느낀다는 말에 더 놀랐답니다. 위와 같은 대화는 주로, 일본에 사는 한국인 친구와 만나 일본인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맞장구를 치며 나누던 대화인데, 그걸 일본인 친구와 나누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요. '일본인 스럽다' 내지는 '한국인 스럽다' 라고 말할 수는 있어도 '사람 나름이고, 인간사 느끼는 바는 똑같구나' 라고 다시 한번 깨달았던 날이었답니다.
흔히, 일본인의 성향을 혼네, 다테마에라고 거론하며 이중적이라는 말을 쓰고는 하는데요. 속마음과 그 속마음을 감추기 위해 겉으로 표현하려는 성향이 없는 인간도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정도의 차이라는 것이 있어 일본인이 한국인에 비해 이러한 성향이 더 많다라고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개인의 성향을 표현하기보다는 사회의 일원으로 조화를 이루어 묻어 가려는 경향이 있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자신을 낮추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다 보니 자신을 드러내는 데 굉장히 소극적인 경향이 있지요. 돌다리도 몇 번을 두드려보고 믿을만 해야 발걸음을 옮기는 조심스러움 또한 즉흥적인 한국인의 눈에는 답답하게 보이거나 계산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직설적이고 확실하게, 단번에 표현하는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돌려 말하고, 싫고 좋음을 분명하게 표현하지 않는 일본인이 이중적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이겠고요.
한국인들이 잘 쓰는 "나는 이런 스타일의 사람이야, 나는 왕년에 이랬지" 와 같은 "나 드러내기" 표현이나 "진짜 자신있어", "당연히 내가 이기지" 와 같은 지나친 자신감과 확신은 일본인에게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위와 같은 성향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일본의 사회, 문화적인 여러 가지 면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본인은 모두 속마음과 겉표현이 다르니까 이중적이라고 말하는 건 무리수가 있어 보입니다.
비록 저는 일본에 정착한 지 이제 겨우 갓 3년에 접어들었지만, 그동안 만나왔던 일본인들이 속마음을 꽁꽁 닫아둔 채, 이중적이었다고는 말하기 힘듭니다. 친해지면 친해질수록,, 그들만의 방식을 알게 되면 알게 될수록,,, 무엇보다 진심이라는 것이 통하게 되면 될수록,,,, 인간만이 교감할 수 있는 공통분모가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으니까요.
점점 길어져서 일본인의 혼네와 다테마에에 대한 더 깊은 이야기는 추후에 다시 이어가기로 하겠습니다.
오랜만에 포스팅하려니 모든 게 어색하고 힘이 드네요. 헥헥..
이웃 님들 너무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곧 뵙지요.
여독을 풀 시간도 촉박하지만, 쿤과 다다다의 일본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오늘 이야기는 일본인의 혼네와 다테마에에 대한 다다다의 이야기입니다. 늘 그래왔듯 어리버리 초보 주부 일본 적응기지요. 헤헤.
--------------------------------------------------------------------------------------------
일본인의 성향하면 누구나 들어봤음직한 말 중에 혼네(속마음)와 다테마에(겉표현) 라는 것이 있습니다. 일본인은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해 그들이 하는 말은 진심인지 겉치레말인지 구별해야 한다고 말하곤 하는데요. 일례로, 교토 사람이 "밥 먹고 가라" 는 말을 곧이 곧대로 듣고, 밥상 머리맡에 앉았다가는 두고두고 욕을 들어먹는다고 하는 이야기는 일본인 사이에서도 매우 유명합니다. (즉, 일본인들도 "교토 사람들은 말야~~" 라고 할 정도니..일본내에서도 지역차(특히 간사이) 사람의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겠죠?)
저 또한 일본에 오기 전에는 일본인들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를 듣고 읽었고, 일본인의 혼네와 다테마에라는 것 때문에 일본에 오래 살아도 진정한 일본 친구는 사귀기 어려울 거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일본에 와서 하나둘 만나가는 일본인들의 방어적 태도에 상처를 받은 적도 많았지요. 먼저 친구하자고 다가올 때는 언제고, 막상 연락을 시작하고 나면 "만나자" 는 말조차 하지 않거나, 자신에 대해 좀처럼 소개하지 않는 태도에 마음이 멀어진 적도 있었답니다. 시간이 지나자 섭섭함 보다는 일본인들의 사고 방식과 문화 차이에 대해 잘 몰라서 생긴 오해도 많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더군요. (여기에 대해서는 추후 다시 포스팅 할게요. 공수표 팡팡 날리시고..ㅋㅋ)
애초의 우려와 달리, 일본 생활 2년 차에 접어들자, 저에게도 "아는 사람" 이 아닌 "소중한 내 친구" 라는 말을 붙여도 될 일본 친구 M 씨(저보다 한 살 많아요)가 생겼답니다. 제가 처음 M 씨를 만나게 된 계기는 M 씨의 친구 K 씨가 한국어 그룹 지도를 의뢰해 오면서 부터인데요. 반달눈 웃음과 하이톤의 귀여운 목소리를 가진 K 씨에 비해 별로 입을 열지 않는 M 씨는, 처음에는 저를 경계하는 듯한 눈빛으로 보이지 않는 벽을 쌓았지요.
M 씨와 K 씨는 같은 직장 동료로서, 서로의 집이 2시간 거리에 있으면서도, 주말이면 USJ에 놀러 가거나 한류 스타의 팬미팅에 동행하기도 하고, 한국 여행도 늘 함께하는 절친이지요. (적어도 제 눈에는 절친으로 보였습니다.) 두 사람에게 한국어를 가르친 지 1년 정도가 될 무렵이었을 겁니다. M 씨가 가끔 문자를 보내 "저녁을 같이 먹자" 는 둥, "맛집이 있는데 같이 가자"는 둥 연락을 해오더군요. 그렇게 사적인 문자와 교류가 이어지면서 한국어 강사와 학생이라는 벽을 넘어 친구가 되었답니다. 이제 M 씨는 저에게 장난도 잘 치고 일본인답지 않게 남편이나 집안 이야기도 툭툭 털어놓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학교가는 날이면 졸지말라고 문자 보내고, 자기 동네로 이사오라고 난리랍니다.)
얼마 전 M 씨를 만났을 때 나누었던 대화를 조금 재구성해 보겠습니다.
M 씨 : 예전엔 몰랐는데, 다다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우리 남편이 딱 한국인 스타일이지 뭐야.
연애할 때 얼마나 나를 좇아 다녔다고. 귀찮을 정도로 연락하고 주말마다 만나자고 조르고..
그러더니 요즘은 내가 뭘해도 무관심이야...잡아놓은 물고기라 이거지...흥. 중략....
우리 올케는 아주 푼수야. 바보지 바보. 눈치도 없고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볼 때마다 한숨만 나와...후략..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한국인 친구와 다를 바가 없다. ㅋㅋ 하지만, 그녀가 한국인 스럽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평소의 그녀는 평범한 여느 일본인과 다르지 않다.)
다다다 : M 씨, 일본인들은 속마음을 잘 말하지 않는다고 하잖아.
M 씨를 보고 있으면 그냥 한국인 친구 만나는 느낌이야. 히히..그래서 좋아.
M 씨 : 일본인들이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 건 사실이지. 일본인들조차 인정하고 있는 부분인 걸.
근데, 그것도 다~ 사람 나름인 것 같아. 사람마다의 차이는 분명히 있어.
다다다 : 사실 처음에는 일본인들에게 벽을 느낀 적이 많았는데, 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해져서 그런지 이해도 돼.
서로에 대해 잘 모르면서도 나름 대로의 관계가 형성되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고...
그렇다고는 해도 역시 표현하는 만큼 친해지는 것 같아.
자신에 대해 잘 표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점점 나도 말하지 않게 되거든.
나만 막~~ 말하고 나서 저쪽에서 아무 말도 돌아오지 않으면 약간 내가 손해보는 느낌도 들기도 하고..ㅋㅋ
M 씨 : 하하하..그거 알아, 알아~!! 나도 내 이야기 열심히 하는데도, 상대방이 호응만 할 뿐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손해본 느낌이 들 때가 한두번이 아니야.
다다다 : 어머, M 씨도 나랑 같은 걸 느끼다니..이거 반가운 걸. (사실 좀 의외였거든요)
M 씨 : 아까 내가 사람 나름이라고 했잖아.
말 나온김에 하는 말이지만, K 씨 말야. 나도 안 지가 5년이 넘었는데도, 자기 이야기 하는 걸 본 적이 없어.
다다다 : 어머, 둘이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야? 회사에서 매일 같이 밥먹고, 주말되면 같이 놀러 다니고,
한국도 같이 가고...난 정말 절친인 줄 알았는데...
M 씨 : 친하긴 친하지. 근데, K씨는 남편이나 집안 이야기등의 사생활 관련된 말은 일절 안해..
다다다 : 그래도 그렇게 친한 게 신기하다.
M 씨 : 그냥, 그건 그 사람의 스타일이라고 인정하고 사귀면 그만인 걸 뭐.
내 일본인 친구들 중에는 나 같은 스타일도 있고, K 씨 같은 스타일도 있어.
다 사람 나름이고 그걸 인정하면 되는 거야.
연애할 때 얼마나 나를 좇아 다녔다고. 귀찮을 정도로 연락하고 주말마다 만나자고 조르고..
그러더니 요즘은 내가 뭘해도 무관심이야...잡아놓은 물고기라 이거지...흥. 중략....
우리 올케는 아주 푼수야. 바보지 바보. 눈치도 없고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볼 때마다 한숨만 나와...후략..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한국인 친구와 다를 바가 없다. ㅋㅋ 하지만, 그녀가 한국인 스럽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평소의 그녀는 평범한 여느 일본인과 다르지 않다.)
다다다 : M 씨, 일본인들은 속마음을 잘 말하지 않는다고 하잖아.
M 씨를 보고 있으면 그냥 한국인 친구 만나는 느낌이야. 히히..그래서 좋아.
M 씨 : 일본인들이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 건 사실이지. 일본인들조차 인정하고 있는 부분인 걸.
근데, 그것도 다~ 사람 나름인 것 같아. 사람마다의 차이는 분명히 있어.
다다다 : 사실 처음에는 일본인들에게 벽을 느낀 적이 많았는데, 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해져서 그런지 이해도 돼.
서로에 대해 잘 모르면서도 나름 대로의 관계가 형성되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고...
그렇다고는 해도 역시 표현하는 만큼 친해지는 것 같아.
자신에 대해 잘 표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점점 나도 말하지 않게 되거든.
나만 막~~ 말하고 나서 저쪽에서 아무 말도 돌아오지 않으면 약간 내가 손해보는 느낌도 들기도 하고..ㅋㅋ
M 씨 : 하하하..그거 알아, 알아~!! 나도 내 이야기 열심히 하는데도, 상대방이 호응만 할 뿐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손해본 느낌이 들 때가 한두번이 아니야.
다다다 : 어머, M 씨도 나랑 같은 걸 느끼다니..이거 반가운 걸. (사실 좀 의외였거든요)
M 씨 : 아까 내가 사람 나름이라고 했잖아.
말 나온김에 하는 말이지만, K 씨 말야. 나도 안 지가 5년이 넘었는데도, 자기 이야기 하는 걸 본 적이 없어.
다다다 : 어머, 둘이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야? 회사에서 매일 같이 밥먹고, 주말되면 같이 놀러 다니고,
한국도 같이 가고...난 정말 절친인 줄 알았는데...
M 씨 : 친하긴 친하지. 근데, K씨는 남편이나 집안 이야기등의 사생활 관련된 말은 일절 안해..
다다다 : 그래도 그렇게 친한 게 신기하다.
M 씨 : 그냥, 그건 그 사람의 스타일이라고 인정하고 사귀면 그만인 걸 뭐.
내 일본인 친구들 중에는 나 같은 스타일도 있고, K 씨 같은 스타일도 있어.
다 사람 나름이고 그걸 인정하면 되는 거야.
M 씨가 저에게, K 씨가 없는 자리에서 그녀 이야기를 꺼낸 것도 놀라웠지만,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K 씨에게 거리감을 느낀다는 말에 더 놀랐답니다. 위와 같은 대화는 주로, 일본에 사는 한국인 친구와 만나 일본인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맞장구를 치며 나누던 대화인데, 그걸 일본인 친구와 나누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요. '일본인 스럽다' 내지는 '한국인 스럽다' 라고 말할 수는 있어도 '사람 나름이고, 인간사 느끼는 바는 똑같구나' 라고 다시 한번 깨달았던 날이었답니다.
흔히, 일본인의 성향을 혼네, 다테마에라고 거론하며 이중적이라는 말을 쓰고는 하는데요. 속마음과 그 속마음을 감추기 위해 겉으로 표현하려는 성향이 없는 인간도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정도의 차이라는 것이 있어 일본인이 한국인에 비해 이러한 성향이 더 많다라고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개인의 성향을 표현하기보다는 사회의 일원으로 조화를 이루어 묻어 가려는 경향이 있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자신을 낮추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다 보니 자신을 드러내는 데 굉장히 소극적인 경향이 있지요. 돌다리도 몇 번을 두드려보고 믿을만 해야 발걸음을 옮기는 조심스러움 또한 즉흥적인 한국인의 눈에는 답답하게 보이거나 계산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직설적이고 확실하게, 단번에 표현하는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돌려 말하고, 싫고 좋음을 분명하게 표현하지 않는 일본인이 이중적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이겠고요.
한국인들이 잘 쓰는 "나는 이런 스타일의 사람이야, 나는 왕년에 이랬지" 와 같은 "나 드러내기" 표현이나 "진짜 자신있어", "당연히 내가 이기지" 와 같은 지나친 자신감과 확신은 일본인에게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위와 같은 성향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일본의 사회, 문화적인 여러 가지 면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본인은 모두 속마음과 겉표현이 다르니까 이중적이라고 말하는 건 무리수가 있어 보입니다.
비록 저는 일본에 정착한 지 이제 겨우 갓 3년에 접어들었지만, 그동안 만나왔던 일본인들이 속마음을 꽁꽁 닫아둔 채, 이중적이었다고는 말하기 힘듭니다. 친해지면 친해질수록,, 그들만의 방식을 알게 되면 알게 될수록,,, 무엇보다 진심이라는 것이 통하게 되면 될수록,,,, 인간만이 교감할 수 있는 공통분모가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으니까요.
점점 길어져서 일본인의 혼네와 다테마에에 대한 더 깊은 이야기는 추후에 다시 이어가기로 하겠습니다.
오랜만에 포스팅하려니 모든 게 어색하고 힘이 드네요. 헥헥..
이웃 님들 너무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곧 뵙지요.
'일본생활 (일본문화) > 다다다가 보는 일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절한 기타노 씨 한류스타 때문에 버럭하다. (51) | 2011.05.26 |
---|---|
한국에서 자신감 있는 나, 일본에서는 허풍쟁이 (55) | 2011.05.13 |
재일교포 교수님이 말하는 한국인 구별법 (117) | 2011.04.26 |
일본에는 없지만 일본을 향해 표현하고 싶은 말 "ㅉㅉㅉ" (50) | 2011.04.08 |
비로소 피부로 다가오는 일본 지진의 여파 (47) | 2011.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