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 학교 재일교포 교수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우리과 교수님은 아니지만 우연한 기회에 인연을 맺게 되었고, 지금은 부모님처럼 늘 저를 챙겨주시고 큰 힘을 주시는 참 고마운 분입니다.
(한 때는 학교도 멀고 연구 테마에 대한 고민으로 학교를 갈아탈 생각은 물론 진로 고민도 했었는데 교수님 덕분에 완전 정착했네요.)
재일교포 3세라서 일본어가 한국어보다 자유로운 분이십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첫인상은 "일본인 같다" 였답니다. 사실 2년 전, 일본 고등학교에서 일할 때도 수많은 재일교포를 만나면서 재일교포하면 뿌리만 한국인일 뿐, 오히려 일본인에 가깝다는 편견?이 생겼답니다. 그런데 교수님과 만나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스럽다는 생각을 하곤 한답니다. (물론 교수님도 한국인이시지만요. ㅋㅋ)
어느 날의 일입니다.
교수님께서 그러시더군요. 저를 처음 만났을 때 "딱! 한국인인 걸 알아보셨다" 고요. 그리고 한국인과 일본인을 구별하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두 가지 있다고 하시더군요. 궁금증에 저는 귀를 쫑긋하고 들었지요.
외모나 옷 스타일 혹은 행동, 말투, 걸음 걸이, 체형 등등으로 한일 국적을 구별해 내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긴 하지만, 교수님의 두 가지 방법은 그동안 제가 듣거나 사용한 방법과는 다른 점이 있었답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교수님 한 분의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저런 시각도 있구나 하는 차원에서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난 주에 교수님과 같이 학교 식당에서 식사를 했답니다. 교수님의 제자 한 명과 동료 교수님 한 분(일본인) 도 자리를 함께 했답니다. 갑자기 교수님이 그러시더군요.
" 지금부터 내가 다다다를 웃길테니까 이를 잘 관찰해주세요. "
그러면서 제가 웃을 때마다 " 그렇죠?, 그렇죠?" 라고 하시는 겁니다. 한국인들은 이렇게 이가 참 고르고 하얗다며 칭찬을 해주시더군요. 그런데....사실 저는 한국에서 "이가 고르다." 내지는 "이가 참 새하얗다." 라는 칭찬을 들어본 적이 없었답니다. (칭찬은 커녕 치과에서 이 닦는 방법이 잘못 되었다며 칫솔질 교육받은 적이 있습니다. 흑흑) 그만큼 평범한 수준이라는 것이죠. 그런 제가 돋보이는 이유는?
일본에서 일본인들을 많이 만나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치열이 불규칙하거나 치색이 누런 사람이 참 많습니다. 또, 누렇지는 않아도 새하얗다고 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는 표준이 될까 말까인 제가 돋보이는 영광을 얻게 되는 것이죠. 교수님이 다다다를 이뻐라하니까 괜히 하시는 칭찬이라고요?
얼마 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저에게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 중 서너 사람이 저를 만난 지 얼마 안되었을 때, 마치 입을 맞춘 듯이 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답니다.
" 다다다 샘, 혹시 치약 어디꺼 써요? 샘 치아색이 유달리 참 하얘요. 저도 샘이 쓰는 치약 쓰고 싶어요. "
제가 한국 치약을 쓴다(일본 치약 다 써보지는 못했지만 전에 쓰던 건 밍밍하니 좀 맛이 안 좋아서 한국꺼 씁니다.)고 하자 "역시 그럴 줄 알았어. " 라면서 한국가면 치약부터 사온다는 겁니다.
이러한 상황이니, 교수님께서 한국인은 거의 다 치열이 고른 편이고 하얗다고 말씀하시는 것이겠지요?
교수님께서 두 번째로 말씀하신 한국인 구별법은 한국인은 일본인과 눈빛과 눈매가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글이글 타는 듯한 눈빛에 힘이 있다고 하시더군요. 여러 국적의 학생들이 앉아있는 강의실에서 눈빛을 쫘악 훑어보면 금세 한국인을 선별해내실 수 있을 정도라고 하시니, 그 안목에서 연륜을 느낄 정도입니다. 그리고 저에 대한 첫인상도 말씀하셨답니다.
" 다다다는 말이지. 둥글둥글한 눈을 가지고 있지만, 눈빛을 잘 보면 차가움이 느껴져. "
(잉? 그랬나 싶어 거울을 유심히 봅니다만...훔냐..잘 모르겠네요. ㅋㅋ 이게 한국인의 눈빛이라고 하신 것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ㅋㅋ)
교수님 말씀을 듣고나서, 저는 지하철을 타거나 거리를 걸을 때마다 일본인들의 눈을 관찰하기 시작했답니다.
그런데, 아직 보는 안목이 없어서일까요? 눈을 비롯한 외견 전체로 구별해낼 수는 있겠지만 눈빛으로만 구별해내려 하자 뭐가 다른 건지 잘 모르겠더군요.
개인적으로 제가 느끼는 한국인과 일본인의 눈빛의 차이는, 한국인에게는 레이저 같은 눈빛으로 사람을 스캔하는 듯한 꼼꼼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인들은 적당히 보거나 안 쳐다보거나, 쳐다보다가도 눈빛을 거두거나 피하는 경우가 많다면, 한국인들은 눈싸움이라도 하는 듯 눈에서 빛을 뿜으며 자신감있게 쳐다보는 경우가 많은 것 같거든요.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시선입니다. 사람마다의 차이도 결코 무시할 수 없고요. ㅋㅋ
가끔 우리는 일본인은 이렇다 한국인은 이렇다 라고 말하고는 하는데요.
절대적인 것은 없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적중률이 상당히 높다고 호언장담하셨지만, 인간의 특성을 구별해내는 것이 그리 간단하지 않은 것처럼...정답은 없는 것이지요. 3년 차에 접어든 저의 일본 생활에서 요즘 가끔 느끼는 일본인에 대한 생각은 " 보이고 들리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 라는 것입니다.
혹시 여러분들도 나름대로의 일본인 한국인 구별법 가지고 계신가요?
(한 때는 학교도 멀고 연구 테마에 대한 고민으로 학교를 갈아탈 생각은 물론 진로 고민도 했었는데 교수님 덕분에 완전 정착했네요.)
재일교포 3세라서 일본어가 한국어보다 자유로운 분이십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첫인상은 "일본인 같다" 였답니다. 사실 2년 전, 일본 고등학교에서 일할 때도 수많은 재일교포를 만나면서 재일교포하면 뿌리만 한국인일 뿐, 오히려 일본인에 가깝다는 편견?이 생겼답니다. 그런데 교수님과 만나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스럽다는 생각을 하곤 한답니다. (물론 교수님도 한국인이시지만요. ㅋㅋ)
어느 날의 일입니다.
교수님께서 그러시더군요. 저를 처음 만났을 때 "딱! 한국인인 걸 알아보셨다" 고요. 그리고 한국인과 일본인을 구별하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두 가지 있다고 하시더군요. 궁금증에 저는 귀를 쫑긋하고 들었지요.
외모나 옷 스타일 혹은 행동, 말투, 걸음 걸이, 체형 등등으로 한일 국적을 구별해 내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긴 하지만, 교수님의 두 가지 방법은 그동안 제가 듣거나 사용한 방법과는 다른 점이 있었답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교수님 한 분의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저런 시각도 있구나 하는 차원에서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교수님의 한국인 구별법 1 - 한국인들은 이가 참 고르고 새하얗다.
지난 주에 교수님과 같이 학교 식당에서 식사를 했답니다. 교수님의 제자 한 명과 동료 교수님 한 분(일본인) 도 자리를 함께 했답니다. 갑자기 교수님이 그러시더군요.
" 지금부터 내가 다다다를 웃길테니까 이를 잘 관찰해주세요. "
그러면서 제가 웃을 때마다 " 그렇죠?, 그렇죠?" 라고 하시는 겁니다. 한국인들은 이렇게 이가 참 고르고 하얗다며 칭찬을 해주시더군요. 그런데....사실 저는 한국에서 "이가 고르다." 내지는 "이가 참 새하얗다." 라는 칭찬을 들어본 적이 없었답니다. (칭찬은 커녕 치과에서 이 닦는 방법이 잘못 되었다며 칫솔질 교육받은 적이 있습니다. 흑흑) 그만큼 평범한 수준이라는 것이죠. 그런 제가 돋보이는 이유는?
일본에서 일본인들을 많이 만나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치열이 불규칙하거나 치색이 누런 사람이 참 많습니다. 또, 누렇지는 않아도 새하얗다고 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는 표준이 될까 말까인 제가 돋보이는 영광을 얻게 되는 것이죠. 교수님이 다다다를 이뻐라하니까 괜히 하시는 칭찬이라고요?
얼마 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저에게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 중 서너 사람이 저를 만난 지 얼마 안되었을 때, 마치 입을 맞춘 듯이 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답니다.
" 다다다 샘, 혹시 치약 어디꺼 써요? 샘 치아색이 유달리 참 하얘요. 저도 샘이 쓰는 치약 쓰고 싶어요. "
제가 한국 치약을 쓴다(일본 치약 다 써보지는 못했지만 전에 쓰던 건 밍밍하니 좀 맛이 안 좋아서 한국꺼 씁니다.)고 하자 "역시 그럴 줄 알았어. " 라면서 한국가면 치약부터 사온다는 겁니다.
이러한 상황이니, 교수님께서 한국인은 거의 다 치열이 고른 편이고 하얗다고 말씀하시는 것이겠지요?
교수님의 한국인 구별법 2 - 한국인의 눈매와 눈빛은 매섭게 살아 있다.
교수님께서 두 번째로 말씀하신 한국인 구별법은 한국인은 일본인과 눈빛과 눈매가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글이글 타는 듯한 눈빛에 힘이 있다고 하시더군요. 여러 국적의 학생들이 앉아있는 강의실에서 눈빛을 쫘악 훑어보면 금세 한국인을 선별해내실 수 있을 정도라고 하시니, 그 안목에서 연륜을 느낄 정도입니다. 그리고 저에 대한 첫인상도 말씀하셨답니다.
" 다다다는 말이지. 둥글둥글한 눈을 가지고 있지만, 눈빛을 잘 보면 차가움이 느껴져. "
(잉? 그랬나 싶어 거울을 유심히 봅니다만...훔냐..잘 모르겠네요. ㅋㅋ 이게 한국인의 눈빛이라고 하신 것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ㅋㅋ)
교수님 말씀을 듣고나서, 저는 지하철을 타거나 거리를 걸을 때마다 일본인들의 눈을 관찰하기 시작했답니다.
그런데, 아직 보는 안목이 없어서일까요? 눈을 비롯한 외견 전체로 구별해낼 수는 있겠지만 눈빛으로만 구별해내려 하자 뭐가 다른 건지 잘 모르겠더군요.
개인적으로 제가 느끼는 한국인과 일본인의 눈빛의 차이는, 한국인에게는 레이저 같은 눈빛으로 사람을 스캔하는 듯한 꼼꼼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인들은 적당히 보거나 안 쳐다보거나, 쳐다보다가도 눈빛을 거두거나 피하는 경우가 많다면, 한국인들은 눈싸움이라도 하는 듯 눈에서 빛을 뿜으며 자신감있게 쳐다보는 경우가 많은 것 같거든요.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시선입니다. 사람마다의 차이도 결코 무시할 수 없고요. ㅋㅋ
가끔 우리는 일본인은 이렇다 한국인은 이렇다 라고 말하고는 하는데요.
절대적인 것은 없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적중률이 상당히 높다고 호언장담하셨지만, 인간의 특성을 구별해내는 것이 그리 간단하지 않은 것처럼...정답은 없는 것이지요. 3년 차에 접어든 저의 일본 생활에서 요즘 가끔 느끼는 일본인에 대한 생각은 " 보이고 들리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 라는 것입니다.
혹시 여러분들도 나름대로의 일본인 한국인 구별법 가지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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