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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문화)/다다다가 보는 일본

일본에는 없지만 일본을 향해 표현하고 싶은 말 "ㅉㅉㅉ"

ㅉㅉㅉ 하면 뭐가 떠오르는가? 쯧쯧쯧라는 말일 것이다. 요즘 댓글이나 트위터 어디서나 자주 볼 수 있다.
ㅋㅋㅋ 나 ㅎㅎㅎ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ㅉㅉㅉ를 찾기란 어렵지 않다.
우선, 정확한 의미를 찾아서 국어사전을 이용하여 ㅉㅉㅉ의 원형인 쯧쯧쯧을 찾아보았다.

 


다음 사전, 네이버 사전 참고

일반 사전에서는 쯧쯧쯧가 아닌, 쯧이나 쯧쯧으로만 검색되었다. 또, 오픈 사전에서는 ㅉㅉㅉ을 쯧쯧과 같은 말로 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짝짝짝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어로 넣어봐도 ㅉㅉㅉ는 쉽게 검색된다.


순서대로...못마땅함의 쯧쯧쯧, 짝짝짝, 불쌍함의 쯧쯧쯧


 한국인의 쯧쯧쯧

인터넷이 아닌 실제 상황을 보자.
우리는 불쌍한 사람을 봤을 때, 혹은 못마땅하고 안됐다고 느낄 때 자신도 모르게 쯧쯧하고 혀를 차게 된다. 때로는 한숨과 고개 좌우 흔들기를 동반하기도 한다. 좀 더 면밀히 살펴 보면, 단순히 쯧쯧이나 쯧쯧쯧에서 끝나지 않고 셀 수도 없을 정도인 쯧쯧쯧쯧쯧……에 가깝게 소리 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늘 주목하고 싶은 것은 바로 한국인이 연민의 감정을 느낄 때 나오는 끝없는 쯧쯧쯧……이다.
이걸 내가 굳이 연민으로 말하려는 이유는, 이 쯧쯧쯧의 쓰임을 잘 보면, 상대방이 불쌍한 모습이든 못마땅한 모습이든 "안됐다"라는 마음의 표현인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고, 우리는 정말로 못마땅하고 화가 날 때는 쯧쯧쯧보다 좀 더 과격한 표현을 쓰기 때문이다. 아무리 화가나도 쯧쯧쯧을 하게 되는 건 상대방에 대한 화를 넘어선 '참 안됐다' 라는 연민의 감정이 숨어있는 것이다.

바로 한국인이 잘 표현하는 연민의 '쯧쯧쯧' 이 일본에는 없다.


 일본인의 쯧쯧쯧?

일본에도 혀차는 소리(舌打ち:시타우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은 쯧!하고 한번 혀를 강하게 차는 소리이고, 뭔가 못마땅할 때 일이 잘 안 풀릴 때, 화가 나거나 불평하려고 내는 소리이지 연민을 감정을 담은 것은 아니다.

사전을 통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네이버 사전

일본의 '쯧(일본 발음 표기 쳇, 실제 소리는 쯧에 가깝다)'이라는 혀차기 소리는 단순한 못마땅함을 의미하는 만큼, 어른스럽지 못한 소리라는 이미지가 있어, 정상적인 사회 활동을 하는 일본인에게서 직접 그 소리를 듣기는 어렵다. 다만, 자신의 못마땅했던 상황을 친구에게 웃기면서 생동감있게 표현하기 위해 '쯧'하고 혀차기 소리를 내는 것은 들을 수 있다.


 일본인에게는 신기하기만 한 한국의 쯧쯧쯧

그러니, 일본인의 시선에서 테레비를 보다가 갑자기 쯧쯧! 친구와 장난치다 놀리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쯧쯧! 하는 모습은 신기하기 그지없는 것이다. '쯧' 하면 못마땅해서 화를 내는 모습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일본인들에게 '안됐어'라는 연민의 감정을 담은 '쯧쯧'의 혀차기는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한국인의 모습인 것이다.
이번 일본 참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지진과 쓰나미에 휩쓸려 갔고, 지금도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모습을 본 내가 '쯧쯧쯧……'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숨을 쉬자 일본 친구는 나를 뻔히 바라보고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또, 한국에서 2년을 유학하다 온 일본 친구는 한국인이 불쌍한 사람을 보고 하는 혀차기 '쯧쯧쯧'은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마음에 와닿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일본인은 불쌍한 사람을 봤을 때 그냥 " 불쌍하다" , '마음이 아프다" 라고 말로 표현하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내가 일본을 향해 하고 싶은 말 쯧쯧쯧……

요즘...나는, 부쩍 일본을 향해 쯧쯧쯧 혀를 차게 된다.
지진으로 폐해가 된 모습에 연민의 쯧쯧쯧이 나오기도 하지만, 원전에 대처하는 모습이나 교과서의 작태가 참으로 한심스럽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민폐를 강조할 땐 어쩌고 방사능은 어쩔거니?', '왜곡된 교과서로 교육이라는 것을 하겠다는 거니?' 라는 생각이 끝없이 몰아치기 때문이다.
일본의 행동을 뉴스를 통해 보고 있노라면...기가 차다 못해 불쌍해져서 쯧쯧쯧……이 멈추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