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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문화)/쿤이 보는 일본

일본에서는 아무때나 아프면 안된다.

월요일..
주말의 한 가로움을 뒤로하고, 또 다시 바쁜 일주일의 시작입니다.
8시 55분에 사무실에 들어가서 컴을 켰더니, 팀장이 늦는다는 메일을 보내놨습니다.

아이가 아파서 병원에 데리고 가야할 거 같습니다.
출근이 늦더라도 양해 바랍니다.

팀장

장은 12시가 다~ 되서 출근을 했고, 맴버 6명과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팀장   : 아이가 한번 아플 때 마다 병원에 데리고 가는데, 그것도 힘드네..
맴버1  : 갑자기 아프면 응급실 밖에 없죠.

 팀장   : 그러니까 말야.. 응급실이 있는 병원이 근처에 없어서 차로 30분 정도 가야하는데,
          왕복하고 진찰 받으면 3시간은 훌쩍 간다니까..

  쿤     : 응급실까지 갔다니, 심하게 아팠나봐요?
팀장    : 어~~ 감기.. 열이 조금 나더라고..

상황을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침 8시 경에 일어났는데 4살 먹은 아이가 열이 조금 있는 것 같습니다(36.8도). 아이는 울지도 않고 아프다는 말도 안 합니다. 그래도 병원에는 데려가야겠죠?
근처에 소아과가 있습니다. 8시에 일어났으니까 이래저래 준비하면, 늦어도 9시에는 소아과에 도착할 것입니다. 그런데 일부러 30분이나 떨어진 병원의 응급실로 데려간다??
쉽게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저 같으면 근처 소아과로 데리고 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희 회사의 직원들은 으~례 응급실로 아이를 데려간다고 합니다.
(응급실에 용~하다는 의사라도 있나??)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일본 병원의 융통성 없는 답답함과 정해진 규칙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 일본인 특유의 생활습관이 느껴졌습니다.

직원들이 응급실로 데려가는 이유는 단 한가지입니다.

예약을 안 했으니까~~

병원에서 진찰을 받으려면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하는데 예약을 안 했기 때문에 갑작스런 접수는 받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의사도 사람입니다. 예약없이 소아과 환자가 왔더라도, 예약 손님의 시간을 조금씩 조절하여 한 명 정도는 진찰을 해 주는 융통성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일본 사람들은 철저히 예약을 하고 간다고 합니다. 제가 이상하다고요? 일본은 그런게 안 통한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쿤은 예약없이 치료받은 적이 몇 번이나 있습니다. 인간 사는 데 안 통하는 게 어딨습니까? 단지, 일본인들은 시도조차 안한다는 것이죠. (남에게 폐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이런 일본이다 보니 다음과 같은 병원 시간표가 가능하답니다.(병원은 개인병원이며,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찍었습니다.)

진료일 : 월~토
진료시간 : 09시~13시, 오후 5시~ 오후 7시 30분.. 목/토 오후와 일요일 축일은 휴무

위의 병원을 보고 특정 병원이라 생각할 지 몰라, 다른 병원 몇 군데 주소를 올려봅니다. 거의 비슷하지요.
http://www.uchida-iin.com/ac/
http://www.mimihana.jp/time.html
http://www.linkclub.or.jp/~entkasai/sinnryoujikann.html
http://adachi-eye-clinic.com/annai/annai.htm

어떤 분들은 A씨 처럼 말할 겁니다.

A 씨 : 예약을 안 하고 병원에 가면, 환자로 병원이 많이 붐벼요..
쿤   : 그렇다고, 그 환자가 다~ 응급실로 간다면, 정말 급한 환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저 시간표를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 일본에서는 아무때나 아프면 안 되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