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다다예요.
여러분 점심 시간이 다 되었는데, 식사는 하셨나요?
뭐 드셨나요? 저는 가볍게 인스턴트 피자 한 조각으로 대충 때웠네요.
이 말을 한국에 계신 우리 엄마에게 한다면 아마도 한 소리 듣겠죠?
" 아니, 사람이 다른 건 몰라도 삼시세끼 밥은 챙겨먹어야지. 밀가루로 때워야 되겠어" 라구요.
가끔 저녁 먹을 때 전화하셔서 뭐 먹느냐고 물으셔서,
" 떡볶이 먹어" 라고 했다가, "아니, 쿤서방 맛난 것 좀 해주지, 그런 걸 저녁이라고 먹고 있어. "
라고 혼쭐이 나죠. 근데, 떡볶이는 우리집 인기 저녁 메뉴랍니다. 외국에 살아보세요. 그리 되지요.
여러분이 만일, 우리 집에 오셔서 저희 식사하는 것을 보신다면, 혀를 "끌끌" 찰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김치 하나 그리고 메인 요리 하나. 이게 끝일 때가 많거든요. 국이나 찌개는 메인이 되거나 생략되네요. 기분 좋으면 밑반찬 두 어개 만들기도 하지만, 그보다 메인 요리가 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메인에 힘쓰는 편입니다. (우리집 밥상이 화려할 때는 한국 다녀오고 나서 딱 한 달간입니다. ㅋ 가장 행복한 시간이죠.)
나쁜 아내라구요? 흑흑
제가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닙니다.
유학생이던 남편과 연애하던 시절의 일을 말씀드릴까요?
냉장고 안에 있던 식량 몽땅 털어 한 끼 식사로 만들어 버렸을 때, 여친의 정성스런 식사 앞에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는 커녕, 망연자실의 눈물을 쏟아낼 것 같던 남편의 얼굴을 아직도 잊지 못해요. 일주일 일용할 양식이었다나요. 말이 일주일 식량이지 한국이면 한 두끼면 끝날 재료들이었죠. 땀 뻘뻘 흘리며 없는 솜씨에 떡 밥상 차려낸 저로서는 날벼락이 따로 없었죠.
또, 결혼해서 처음 남편의 지인들이 왔을 때의 일이에요. 정성껏 차린 저녁식사엔 아무 말 없더니, 제가 차린 아침 밥상을 보고 모두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 일생일대 최대 사치스런 밥상 "이라고 송구스러워하시더군요.
그때는 미쳐 몰랐던 게지요. 일본인들이 아침에 어떤 식사를 하는지를요. 밥보다는 빵을 많이 먹는 것 같고, 밥을 먹어도 미소시루(된장찌개) 하나 이거나 반찬 한 두개 정도 있을까 말까 정도더라고요.
그런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여기저기 가서 광분한 적도 많습니다.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 라든가, 먹는 게 남는 거야, 밥심으로 살자 등등등 얼마나 먹는 거에 대한 이야기가 많나요. 어디가도 먹을 거 만큼은 풍부하게 먹던 저에게 일본의 다소 간소한 식사의 형태는 용서가 안되더군요.
일본에 온 지 두 달만에 학교에 취직을 했을 때 일이었죠.
학생들과 같이 급식을 먹는데, 이해 못할 메뉴가 많았더랍니다. 한 끼 식사 400엔이었으니까 여기서야 저렴한 식사지만, 그래도 한국 돈이면 웬만한 식당가서 3~4개 반찬에 찌개 먹을 수 있는 돈 아닙니까?
아직도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최악 메뉴는 "우동 한 그릇, 맨 밥 반 그릇, 치킨 세 조각" 이었죠.
아무리 생각해도 조합이 안 되는 식단이랄까요. 치킨을 단무지로만 줬어도 제가 이해하려고 했답니다.
급식으로 라면 달랑 나올 때면, 헉 당황했드랬죠. (저는 아직도 일본의 라면에 적응을 못하고 있어요.)
언제 봐도, 일본인들의 밥상을 보면 상당히 간소합니다. 식당에 가봐도 반찬은 거의 주지를 않죠.
메인 하나가 주가 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그런지, 연구실 친구들 보면, 거의 오니기리(주먹밥), 음료수, 빵 조각으로 많이 때웁니다. 빵 조각 씹으며 전화로 누군가에게 " 어, 나 지금 밥먹어. " 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을 때면. 제가 속으로 " 그게 뭐가 밥이냐" 라고 외치죠. 저는 도시락 싸들고 다닙니다. ㅋ
여기에 익숙해진걸까요?
아니면, 바쁘고 게으른 주부라는 핑계로, 익숙해지는 척을 하는 걸까요?
매번 우리집 밥상은 아주 간소합니다. 아니 초초초 초라합니다.
솔직히 편하긴 무지 편합니다. 하하하 (악마의 웃음)
하지만, 그렇게, 익숙해졌다 싶다가도,
한국에서 30년을 넘게 산 제 위는, 한 번씩, 뭔가 제대로 좀 먹으라고 아우성을 쳐대니 살 수가 없네요.
이제는 익숙해진 조합. 우동, 삼각김밥, 튀김. 한 끼의 밥으로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어요.
이제는, 김치없이도 잘 먹구요.
가끔 상상을 하곤합니다.
도라에몽 사차원 주머니가 내게 있다면...ㅋㅋ 사차원 문열고 한국 가서 저녁 먹고 돌아오고 싶다구요.
다다다예요.
여러분 점심 시간이 다 되었는데, 식사는 하셨나요?
뭐 드셨나요? 저는 가볍게 인스턴트 피자 한 조각으로 대충 때웠네요.
이 말을 한국에 계신 우리 엄마에게 한다면 아마도 한 소리 듣겠죠?
" 아니, 사람이 다른 건 몰라도 삼시세끼 밥은 챙겨먹어야지. 밀가루로 때워야 되겠어" 라구요.
가끔 저녁 먹을 때 전화하셔서 뭐 먹느냐고 물으셔서,
" 떡볶이 먹어" 라고 했다가, "아니, 쿤서방 맛난 것 좀 해주지, 그런 걸 저녁이라고 먹고 있어. "
라고 혼쭐이 나죠. 근데, 떡볶이는 우리집 인기 저녁 메뉴랍니다. 외국에 살아보세요. 그리 되지요.
여러분이 만일, 우리 집에 오셔서 저희 식사하는 것을 보신다면, 혀를 "끌끌" 찰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김치 하나 그리고 메인 요리 하나. 이게 끝일 때가 많거든요. 국이나 찌개는 메인이 되거나 생략되네요. 기분 좋으면 밑반찬 두 어개 만들기도 하지만, 그보다 메인 요리가 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메인에 힘쓰는 편입니다. (우리집 밥상이 화려할 때는 한국 다녀오고 나서 딱 한 달간입니다. ㅋ 가장 행복한 시간이죠.)
나쁜 아내라구요? 흑흑
제가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닙니다.
유학생이던 남편과 연애하던 시절의 일을 말씀드릴까요?
냉장고 안에 있던 식량 몽땅 털어 한 끼 식사로 만들어 버렸을 때, 여친의 정성스런 식사 앞에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는 커녕, 망연자실의 눈물을 쏟아낼 것 같던 남편의 얼굴을 아직도 잊지 못해요. 일주일 일용할 양식이었다나요. 말이 일주일 식량이지 한국이면 한 두끼면 끝날 재료들이었죠. 땀 뻘뻘 흘리며 없는 솜씨에 떡 밥상 차려낸 저로서는 날벼락이 따로 없었죠.
또, 결혼해서 처음 남편의 지인들이 왔을 때의 일이에요. 정성껏 차린 저녁식사엔 아무 말 없더니, 제가 차린 아침 밥상을 보고 모두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 일생일대 최대 사치스런 밥상 "이라고 송구스러워하시더군요.
그때는 미쳐 몰랐던 게지요. 일본인들이 아침에 어떤 식사를 하는지를요. 밥보다는 빵을 많이 먹는 것 같고, 밥을 먹어도 미소시루(된장찌개) 하나 이거나 반찬 한 두개 정도 있을까 말까 정도더라고요.
그런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여기저기 가서 광분한 적도 많습니다.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 라든가, 먹는 게 남는 거야, 밥심으로 살자 등등등 얼마나 먹는 거에 대한 이야기가 많나요. 어디가도 먹을 거 만큼은 풍부하게 먹던 저에게 일본의 다소 간소한 식사의 형태는 용서가 안되더군요.
일본에 온 지 두 달만에 학교에 취직을 했을 때 일이었죠.
학생들과 같이 급식을 먹는데, 이해 못할 메뉴가 많았더랍니다. 한 끼 식사 400엔이었으니까 여기서야 저렴한 식사지만, 그래도 한국 돈이면 웬만한 식당가서 3~4개 반찬에 찌개 먹을 수 있는 돈 아닙니까?
아직도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최악 메뉴는 "우동 한 그릇, 맨 밥 반 그릇, 치킨 세 조각" 이었죠.
아무리 생각해도 조합이 안 되는 식단이랄까요. 치킨을 단무지로만 줬어도 제가 이해하려고 했답니다.
급식으로 라면 달랑 나올 때면, 헉 당황했드랬죠. (저는 아직도 일본의 라면에 적응을 못하고 있어요.)
언제 봐도, 일본인들의 밥상을 보면 상당히 간소합니다. 식당에 가봐도 반찬은 거의 주지를 않죠.
메인 하나가 주가 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그런지, 연구실 친구들 보면, 거의 오니기리(주먹밥), 음료수, 빵 조각으로 많이 때웁니다. 빵 조각 씹으며 전화로 누군가에게 " 어, 나 지금 밥먹어. " 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을 때면. 제가 속으로 " 그게 뭐가 밥이냐" 라고 외치죠. 저는 도시락 싸들고 다닙니다. ㅋ
여기에 익숙해진걸까요?
아니면, 바쁘고 게으른 주부라는 핑계로, 익숙해지는 척을 하는 걸까요?
매번 우리집 밥상은 아주 간소합니다. 아니 초초초 초라합니다.
솔직히 편하긴 무지 편합니다. 하하하 (악마의 웃음)
하지만, 그렇게, 익숙해졌다 싶다가도,
한국에서 30년을 넘게 산 제 위는, 한 번씩, 뭔가 제대로 좀 먹으라고 아우성을 쳐대니 살 수가 없네요.
이제는 익숙해진 조합. 우동, 삼각김밥, 튀김. 한 끼의 밥으로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어요.
이제는, 김치없이도 잘 먹구요.
가끔 상상을 하곤합니다.
도라에몽 사차원 주머니가 내게 있다면...ㅋㅋ 사차원 문열고 한국 가서 저녁 먹고 돌아오고 싶다구요.
도라에몽 부탁해. 나를 한국으로..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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