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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의 일본 유학기

당신의 유학생활 못 믿겠다는 말을 듣고...

쿤입니다.
오늘 포스팅은 참으로 뜻하지 않은 일을 계기로 유학생 수입관련 포스팅을 하게 됐습니다. 이유는 제가 어제 사기꾼 됐기 때문입니다..ㅎㅎㅎ(지금 쓰고 있는 책에 쓰려고 아껴두었던 내용인뎅... 책에서는 본 내용을 한 줄 처리 해야할 것 같습니다...--;;)

어제 새벽에 일본에서 유학을 한다는 어떤 여학생이 제가 쓴 글을 보고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그 댓글이란 "일본에서 유학을 하고 있지만, 제(쿤)가 쓴 글의 대부분이 납득하기 힘들다, 석사 2학년이 900만엔을 벌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간다.. 대학원생이 논문 쓸 시간도 없는데 어떻게 그 수익을 올리는 알바를 할 수 있냐.. 소설을 써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일본에서 매년 900만엔을 번 것도 아니고, 석사 2학년 때 단 한 차례 번 것을 가지고, 태클을 걸더군요.. 그리고 제가 쓴 논문을 보기라도 했는지... 
세상에는 70억명의 사람이 살고 있고, 그 사람들에게는 자신만의 색깔이라는 개성이 있기 때문에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똑 같이 일본 유학을 하는 사람중에는 이런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이 글을 씁니다. 그 동안 제가 써 온 일본 유학기를 다~ 읽으신 분들은 오늘 내용의 이해가 빠를 겁니다.

석사 2학년 때의 수입 댓글.xls


일본에서 900만엔 수입의 가치

일본에서 1년 수입 900만엔이라는 돈은 큰 돈입니다. 그런데, 저 돈을 유학을 하는 석사생이,, 그것도 가장 바쁘다는 석사 2학년 때 벌었다고 하자, 나름대로 계산을 하더니, 말이 안 된다며, 그 방법을 가르쳐 달라며 메일 주소까지 남겼더군요. 하지만, 십 수년의 생활속에서 터득하고 쌓아온 유학생활의 노하우를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가르쳐 줄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또 가르쳐 준다고 할 수 있을까요? (책에서는 모든 것을 공개할 것입니다.)

석사 2학년 때 저의 수입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이 압축됩니다.
1. 한국어 강의
2. 이공계 전문 통/번역
3. 재테크
4. 샘플제작업체 찾는 알바(?)


 1. 한국어 강의 알바

일본에서 한국어 알바 강의는 다른 일반 알바와 비교하면, 그 수입면에서 압도합니다. 일반 알바의 금액이 1,000엔 정도라면, 한국어 강의는 시급 3,000엔~ 10,000엔까지 받습니다. 아래 사진은 다다다가 강의하고 있는 센터의 한국어 알바 금액입니다. 1회당 10,100엔이며, 원천징수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다다도 지금 석사 2학년인데, 이런 것을 여러개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논문 쓰고, 글도 쓰고, 한국어 교재까지 만든다는 것이지요... 남들은 이해할 수 없는 석사 2학년의 생활입니다.

 
쿤이 다녔던 대학원이 시골에 있었다는 것은 쿤의 일본유학기를 다~ 읽으신 분이라면, 기억하실 겁니다. 쿤은 그 시골에서 한국어를 7개 개인 or 팀에게 가르쳤고, 그 금액은 회당 5,000엔~ 7,000엔 정도였습니다. 공공센터에서 운영하는 것도 있고, 개인적인 의뢰도 있었으나, 각각의 그 금액이 워낙 적었기에, 사례금 명목으로 받았습니다. 하지만,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1년을 모으면 그 금액은 중소형 차량 한 대 값이 나옵니다.(정확한 금액은 생략합니다.)


 2. 이공계 전문 통/번역

[일본유학/쿤의 일본 유학기] - 지방 소도시에서의 일본유학/일본생활이 나쁘지 않은 이유

지방 소도시에서 유학을 하는데 좋은 점을 꼽으라면, 한국인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일본어까지 완벽하게 구사하는 한국인이라면, 그 사람의 가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또, 대학원에는 수업이 많지 않기 때문에 1년이면 학점 취득이 끝나 버립니다. 즉, 쿤의 대학원 2학년은 학교 수업이 없었기 때문에 통/번역에 자주 불려다녔습니다.(다다다가 일본에 올 때마다 같이 통역을 다녀야 했고, 현의원은 이 동네 한국인 너 밖에 없냐고 했답니다.) 시급이 비싼 전문 통/번역에서부터 생활 수준의 통역까지 작은 지방 소도시에서의 인기는 상당히 높았습니다. 개인적인 의뢰도 있었고, 업체를 통한 의뢰도 있었습니다.(역시 정확한 금액은 생략합니다.)
그렇다고 학교 공부를 게을리하지는 않았습니다. 실험과 실습, 주 1회 지도 교수님과의 정규 미팅, 실험실 연구 발표회(제미)는 빠지지 않고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실험과 실습을 꼭 낮에만 하라는 법은 없습니다. 쿤은 오밤중에 실습을 시작해서 아침에 끝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잠은 언제 자냐구요? 하루에 많이 자야 3~4시간 정도 잤습니다. 물론, 지금도 하루 5시간 이상은 안 잡니다. 지도 교수님은 쿤의 생계전선(?)을 보고, 괴짜같은 놈으로 생각하시고, 정규 미팅 시간도 초저녁으로 잡아 주었습니다. 헐랭이 대학원생으로 보이겠지만, 그로 인한 결과는 특허 2개와 논문 인용율 세계 2위로 이어졌습니다.

                                               (직접 제작한 마이크로 펌프가 신문에 실렸고요)

         (쿤의 졸업논문 제3장의 내용을 교수님이 영문 페이퍼로 작성하여 학회지에 제출했더니, 인용률 세계 2위까지 올랐다네요. 다다다 싸이캡쳐)

쿤의 유학 생활과 그 수입을 믿지 못하겠다는 분은 대학원생의 바쁜 하루를 언급했지만, 하루 3~4시간 자면서 학교 생활을 했는지 반문하고 싶더군요...


 3. 일본에서 재테크

쿤은 공대 출신이지만, 재테크에 정말 관심이 많습니다. 일본 재테크에 관한 이야기는 책에서 공개를 할 예정이므로 여기서는 언급을 피하겠습니다. 석사 2학년 때의 재테크 수입은 1년 50만엔(약 600만원) 정도였습니다. 물론, 지금도 재테크에 대한 관심과 투자에는 변함이 없고, 거기서 얻어지는 수익으로 다다다와 함께 17개국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4. 전무후무한 샘플업체 찾기 알바

교토에서 유학을 할 때, 무역업을 하시는 일본인이 있었습니다. 이 분과 어떻게 만났는지는 하도 오래되어서 기억조차 나질 않을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친한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제가 대학원을 시골로 옮겨서 2학년이 되었을 때, 샘플을 제작하는 한국 회사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별 생각없이 승낙을 했습니다. 기준 단가 이하로 맞출 것을 원했고, 수량은 몇 개, 구체적인 규격까지 알려주었습니다. 보수는 수익의 절반...!!! 단가가 낮을 수록 많은 수익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었습니다.
정말 많은 곳에 메일을 보냈습니다. 당시에는 환율이 850원도 안 됐던 시기였기에, 낮은 단가의 샘플을 만드는 것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인천 모 공단의 영세기업에서 조건을 수락하여 샘플을 만들었고, 필요 수량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8~9개월 만에 이루어낸 결과입니다.
모~든 작업이 끝났고, 샘플 의뢰를 했던 일본분이 저를 오사카로 불렀습니다. 그 때 받은 돈은 아이 한 명의 사립대학 2년 학비로 쓸 수 있는 금액입니다. 정말 힘들었지만, 뿌듯한 알바였습니다.
 

일본에서 블로그를 쓰다보니, 한국에서 일본의 부품 회사를 찾는다는 메일이 옵니다. 원자재 수출하는데 다리를 놓아달라는 분, 센서 제작업체를 찾는데 도와달라는 등 다양한 문의 메일이 옵니다. 하지만, 찾는 어려움을 알기에 보수를 물어보지도 않고 거절합니다. 멋 모르면 할 수 있지만, 알면 못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또 제 입맛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요구를 충족시킨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샘플제작업체 찾는 알바를 하면서 알았습니다.




이외에도 일본어 변론대회, 각종 글 쓰기 등의 자질구레 한 것까지 합치니 석사 2학년 때의 수입은 총액으로 약 900만엔에 약간 못 미치는 수입을 올렸습니다. 샘플제작업체 찾는 알바가 있었기에 가능한 수입이었습니다.
통/번역 업체와 샘플제작을 의뢰한 분이 보수지급 신고를 해서 세금이 많이 나갔다는 것이 가슴 아프기는 했지만, 받은 보수를 생각하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저에게 유학상담 메일을 보내면서 일본에서 알바를 문의하신 분들께 저는 같은 메일을 보내드렸습니다. 일본에 오면 일본어 실력을 늘리고, 통역과 한국어 알바, 통역 가이드를 하라는 것이 그 주된 내용입니다. 그러면, 그런 알바는 어떻게 구하냐는 메일이 오고, 그 때마다 드리는 답장은 일본에서 한국인 유학생과의 친분도 중요하지만, 일본인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인맥을 넓히라는 말을 합니다. 제가 쓰는 일본유학기를 읽어 보시면 아시겠지만, 같은 내용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의 인맥은 한 학생의 일본생활을 바꿀 수도 있다고 믿는 1인입니다. 인맥의 중요성은 비단 일본에 국한된 내용이 아닙니다.


내가 못 하는 것을 남이 하는 것에 대한 시선

일본에는 많은 한국인들이 살고 있습니다. 똑같이 일본이라는 곳에 사는 같은 한국인인데도 그 생활 모습은 천차만별입니다. 일본의 경제 상황 악화와 그로 인한 장학금 축소로 힘들다고 하는 유학생이 있는 반면, 그 와중에도 장학금과 고소득의 알바를 챙기는 유학생도 있습니다. 그 차이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자신이 경험해 보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 말도 안돼~!" " 그게 가능해? " 라며 절대로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주변에 그런 사람은 본 적도 없다고요?? 제가 보기에는 자신만의 노하우고, 정보이고, 능력이기에 쉬쉬하며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유학에 대해 참으로 다양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지만, 직접적인 내용은 올리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둥글고 간접적으로 표현하면서, 읽는 이들이 그것을 느끼게 끔 쓰고 있습니다. 이유는 수 많은 사람이 처한 환경이 저와 같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즉, 가르쳐 줘도 못하는 경우가 분명히 있다는 것이지요.. "한 때, 이렇게 벌었다." 가 아니라 " 조금만 노력하면,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공부할 수 있습니다." 라고 격려해주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는 이유도 있었지요. 못 믿겠다는 댓글을 단 사람이 믿든지 말든지 상관없습니다. (차마 캡쳐조차 할 수 없었던 댓글들.. 개사기꾼이니, 인터넷에 사기꾼 사이트로 소문내고 다닌다는 등의 책임지지도 못할 말은 함부로 하지 마십시오. ) 또, 저 보다 더 폭 넓은 활동으로 일본에서 당당하고 재미있게 살아가는 한국인이 많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나에게 남겨진 씁쓸함은

지금껏 많은 유학 상담을 했드렸고, 유학 노하우를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글을 올려왔습니다. 무일푼 나홀로 유학생을 위해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며 학업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면서 뿌듯함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많은 사람들이 공부보다는 돈에 관심을 가진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어떻게 돈벌었냐?" 는 메일은 수도 없이 많았지만, "어떻게 공부했느냐?" 는 메일은 참으로 드물더군요. 그때부터 알바에 대해 글 쓰는 것에 회의를 느꼈답니다.

어떻게 돈을 벌었냐고 묻는 당신에게 묻고 싶습니다.
" 당신은 왜 유학을 하십니까?" 
그것부터 되돌려 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