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만개한 4월입니다.
쿤과 다다다의 1년 여행은 4월의 벚꽃구경으로 시작됩니다. 기나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는 개구리처럼 쿤과 다다다도 벚꽃구경을 시작으로 뽈뽈대고 돌아다니는 여행 활동기에 들어간다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보름전 쯤, 다다다에게 물었습니다.
움~~ 쿤이 다녔던 학교..?
학교..? 거긴 왜..?
학생 때 어떻게 생활을 했나~ 싶어서~~
그런 다다다의 바람도 있어서 쿤이 다녔던 대학에 다녀왔습니다.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쿤이 다녔던 대학은 일본의 '리츠메이칸' 이라는 대학입니다. 리츠메이칸은 교토에 문학, 법학, 국제관계학, 정치학 등의 문과 캠퍼스가 있고, 시가 쿠사츠에 이공학, 경상, 정보학, 약학 등의 이과 캠퍼스가 있습니다.
정문에서 찍은 학교 모습
졸업 후 7년만의 방문이었습니다. 오랜만에 가니 온갖 추억들이 새록새록 피어나더군요..
학교 정문을 지나가니 만개한 벚꽃이 도로변에 늘어서 있습니다. 학교 주변에 사는 학생들은 자전거나 오토바이로 통학을 하지만, 원거리 학생들은 버스를 이용하다보니 버스가 학교 안 깊숙한 곳까지 들어갑니다. 쿤은 오토바이(400cc, 250cc)를 타고 다녀서 버스는 4년동안 10번도 안 탔을 겁니다. 오토바이를 학교밖 주륜장에 세워놓고, 뒷문으로 다녔기 때문에 이 정문을 걸어서 다닌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정보학부 건물
2004년 3월에 졸업식을 할 때는 팬스치고 공사가 한창이더니 7년만에 가보니 그 위태를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2003년까지는 공과대학 '정보학과'였는데, 정보학부로 거듭났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쿤이 다녔던 캠퍼스에는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공대와 경상대만 있었는데, 지금은 정보학부, 생명과학부, 스포츠 건강학부, 약학부까지 생겼다고 합니다. 불과 7년만에 많은 학과가 생겼더라고요..
덩쿨나무 휴게소 (구글 이미지)
한국인 유학생들의 아지트였던 덩쿨나무의 휴게소입니다. 캔커피를 하나 사들고 다다다와 이 휴계소를 다시 찾았는데, 다른 건물로 이어지는 통로가 되어버렸습니다. 공강이나 수업이 끝나고 가면 으례~ 한국인 유학생을 만날 수 있는 장소였는데 말이죠.. 이렇게 또 하나의 추억의 장소가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한국인 유학생들은 어디서 모일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건물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역시 놀랐습니다. 건너편 저쪽에 많은 학생들이 앉아 있지만, 본래 저 자리에는 200 여대의 컴퓨터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라운지와 유학생 지원과가 자리 잡고 있더군요.. 왼쪽에 한국인 학생들이 한 그룹 모여앉아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아는 척은 못했죠..^^) 쿤이 다니던 때에는 지원과 직원들과 친했던지라 아는 사람이 있나~ 하고 지원과에 들어가 봤는데, 아는 직원이 없더군요.. 그리고 당시 5명이었던 직원들도 유학생이 350 여명에서 1,100 여명으로 늘어나면서 지금은 20여명으로 늘었다고 합니다..
때마침 장학금 신청 접수기간이더군요. 장학금 내역을 보니, 유학생 수가 늘어나면서 장학금 수도, 받는 인원도 늘었습니다. 일본이 불황이고, 지진으로 어렵다고는 하지만, 유학생 지원사업은 아직도 활발하다는 생각이 듭니다..(내년부터는??) 그런데, 장학금 면접은 대학원생만 하나봅니다. 저희 때는 학부생들도 면접을 봤는데... 유학생 수가 많아지다보니 물리적으로 무리라고 하더군요.. 면접보러 들어갔을 때, 장학금 없으면 원조금이라도 달라는 학생도 있었는데 말이죠..^^ (저는 아닙니다~)
약 3시간 정도 다다다와 함께 학교를 둘러보는 동안 참으로 많은 변화가 느껴졌습니다. 학부가 생겨나고, 학생수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건물들도 많이 보이더군요. 당시에 공터였던 장소에 지금은 못 보던 건물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가면 언제나 반겨주는 사람들이 있었고, 건물을 그늘삼아 족구를 하기도 했었는데 말이죠..
설레는 마음으로 7년만에 학교에 갔지만, 쿤이 있어야 할 장소는 없었습니다. 물론, 쿤의 추억도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는 또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의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더군요.. 그들도 7년 뒤에 모교를 방문한다면, 많은 추억이 사라져 있다고 느낄까요?
학교를 나오면서 길가의 벚꽃을 봤습니다. 따뜻한 봄바람에 꽃잎이 흔날리는 모습은 7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더군요. 그리고, 그 벚꽃들이 쿤의 유학 추억을 두고두고 소중히 간직해 주겠다고 속삭이며, 손을 흔들어주는 것 처럼 느껴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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