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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문화)/쿤이 보는 일본

한국 의원의 쿠릴열도 방문 의미를 희석시킨 일본

지난 5월 24일에 한국의 국회 독도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 3명이 쿠릴열도(일본명:북방영토)를 방문했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을 하자면, 쿠릴열도는 4개 섬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세 의원이 방문한 곳은 쿠나시르 섬(일본명:쿠나시리 섬)입니다. 세 의원의 쿠나시르 섬의 재류시간은 50분이었지만, 일본 정부는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한국 정부에 한일 외교문제로 이어질 것이라며 항의의 뜻도 보내고, 일본 정부 내(內)에서도 외교부를 중심으로 이슈화 되었습니다. 에다노 관방장관은 한국정부가 관여한 일이 아니며, 남쿠릴열도가 일본 땅이라는 일본의 입장에 한국 정부도 동조한다는 것도 확인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관련기사 보러가기 : http://kr.finance.yahoo.com/news/view?aid=2011052419500059198&cate=3000

일본 언론의 반응을 살펴봤습니다. 제가 봤던 2개의 tv 뉴스와 3개의 일본 신문에서 톱뉴스로 다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tv 뉴스의 경우에는 약 2~3분 보도가 전부였고, 일본 신문에서는 손바닥만한 기사만이 나왔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 해석이 재미있었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일본의 아사히 tv 뉴스 영상을 직접 촬영하였습니다.

 

위에 있는 사진은 5월 25일의 아사히 tv 뉴스 리스트입니다. 한국 의원의 쿠릴열도 방문은 여섯번째 뉴스로 올라와 있습니다. 실제로 사진에 있는 뉴스 리스트에 맞춰서 보도를 했고, 한국 의원의 쿠릴열도 방문 보도에 할애된 시간은 3분(22:37~22:39)이었습니다. 

                                    독도문제의 참고차원에서 역사배경과 현장을 보러 갔다.
한국 의원의 쿠릴열도 방문 목적을 보도합니다. 일본의 딴지에 한국의 의원들은 독도의 영유권 문제로 일본과 다른 나라간의 영유권 분쟁 지역에 대한 현지 조사차 갔다는 이유까지 밝혀줍니다.


                                           어찌되었던 간에, 반일 민족주의를 고양시켜서
토카이 대학의 어느 교수는 이번 한국 의원의 쿠릴열도 방문을 반일 민족주의로까지 표현합니다. 한국 의원의 쿠릴열도 방문 문제로 일본이 항의를 할 수록, 한국에서는 그로 인한 반일 감정이 일어난다는 말이었습니다. (이 무슨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 소리인지...)


                                        일본에 대한 전략보다도 한국 내의 정국문제로죠
화면에 나와있는 말 그대로 입니다. 한국 의원의 쿠릴열도 방문은 어디까지나 보이기 위한 퍼포먼스이고, 한국 내의 정국문제이니까 일본은 그에 말려들지 말자는 말입니다.
상당히 무서운 말입니다. 왜냐고요?? 독도를 생각해 보면 그 답이 보입니다.
일본이 독도에 대해서 영유권을 주장할 때 마다, 한국 언론을 비롯해서 한국 국민들은 상당히 흥분을 합니다. 당연합니다. 저도 기가 막힌 노릇이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흥분을 할 때마다 독도 문제가 세계적으로 이슈화되었고, 결국 일본의 독도 영유권 분쟁 꼬임에 넘어가는 꼴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일본 언론은 비겁(?)할 정도로 냉철했습니다. 각 방송사마다 사실 보도는 하되 단 한번의 2~3분 정도의 보도가 전부였고, 신문에서도 대대적인 보도는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 의원들의 쿠릴열도 방문에 대한 이슈는 불과 이틀만에 수그러들었고, 세계적으로 크게 이슈화 되지도 않았습니다. 현명한 대응이었고, 참으로 무서운 일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있습니다. 한국 의원의 쿠릴열도 방문으로 많은 일본인의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는 것입니다.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서 그 소식을 접한 일본인도 속이 편하지는 않았다는 것이죠. 제 주변의 한 일본 친구는 이런 말을 하더군요.
"한국인들, 참으로 머리 좋단말야.. 독도에 군대가 아닌 경찰을 배치하는 것도 분쟁지역이 아니라는 암시고, 러시아를 통해서 쿠릴열도 방문하는 것도 영토분쟁에 대해 한국-러시아의 협력체제를 갖추려는 의도잖어.."
"야!! 홋카이도에서 쿠릴열도까지 가는 배가 없다더라~~~"
"お~いおい!! よ~言うわ。(아이 참!!  입만 살아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