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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문화)/쿤이 보는 일본

일본의 일부 도로표지판은 왜 구부러져 있을까?

일본에서 차량 운전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일본의 도로폭이 좁다는 말을 합니다. 게다가, 갓길 없는 길이 많아서 운전하기가 불편하고, 속력을 낼 수 없으니 교통사고 발생율이 한국보다 적은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는 말도 합니다.
물론, 이 글을 쓰는 쿤도 같은 생각을 합니다. 일본에서 운전을 하다가 한국에 들어가서 운전을 하면, 도로폭이 넓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속력을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작년 05월에 한국에 가서 운전할 때, 4만원짜리 한장 끊었더랬죠..^^;;) 그런데, 일본에서 근 10년동안 차량을 운전했지만, 속도위반으로 딱지를 끊은 적은 없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도 일본의 도로폭은 좁다는 생각을 합니다.

도로폭이 좁은 만큼, 운전자를 배려하는 표지판이 많이 눈에 띕니다. 대표적인 것이 구부려진 도로표지판이 많다는 것입니다.


위에 있는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차도와 인도 사이의 폭이 좁습니다. 그리고 85 라고 적힌 도로번호판이 인도쪽으로 휘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실 겁니다. 교외지역으로 나가서 약 500여m 정도를 운전하는데, 이런 간판이 자주 눈에 들어옵니다.


역시 갓길이 없고, 10~20 cm 만 벗어나면, 논과 밭입니다. 이런 길을 처음으로 달리면서 속도를 즐기는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 봅니다.

그런데, 이러한 간판이 운전자 배려와 무슨 관계가 있냐고요..??
아래의 사진을 보시면 이해가 됩니다.


위에 두번째 사진과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콘크리트 차량이 지나가는 데 도로를 꽈~~악 채우고 지나갑니다.(역시 좁죠?)

그런데,,,, 만약,,,,,,, 사진속의 표지판이 구부려지지 않고 똑바로 서 있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또 다른 곳에 똑바로 세워놓은 도로표지판이 있어서 아래에 올려봅니다. 같은 일본입니다.


도로 바로 옆에 서있는 간판입니다. 사진 안에 있는 표지판을 확대해 봤습니다.


버스나 화물차량이 지나가면서 백미러로 치고 지나가서 표지판이 휘어져 있더군요. 이렇게 한번 두번 치고 지나가다보면, 표지판이 망가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버스나 화물차량의 운전자가 차량 백미러가 표지판에 부딪치는 것을 피하고자, 중앙선을 살짝 넘어 주행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여 표지판을 구부려서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어찌보면 표지판을 구부려 놓은 것 뿐에 불과하지만, 그로인해 발생하는 2차 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참신한 아이디어인 것 같습니다. 도심지역에서는 육교나 신호등, 가로등에 표지판을 부착하는 경우가 많지만, 교외지역을 벗어나면, 도로 폭이 좁은 관계로 위와 같은 표지판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쿤과 다다다는 이번 골덴위크(일본의 황금연휴) 때, 홍콩과 마카오를 여행한 뒤에 한국으로 들어가서 4일 동안 체류를 하면서 교외지역으로 벗어난 적이 있습니다. 차량을 운전하면서 도로 표지판을 유심히 관찰을 해 봤더니, 다음과 같은 사진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두 사진 속에서도 알 수 있듯이 표지판들이 도로에서 많이 벗어나 있었습니다. 표지판을 보기 위해서 고개를 살짝 돌릴 경우, 차량은 무방비 상태로 주행을 하는 상황이 벌어지리라 생각됩니다. 게다가 커브길이며, 풀이 무성하게 자랄 경우에는 표지판을 가릴 것 같다는 생각에 무용지물이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더라고요..

교통사고를 줄이자는 안전운전 캠페인을 하는 것도 좋고, 감시카메라로 위반차량을 적발하는 것도 좋지만, 운전자의 시선에서 표지판을 만드는 것이 우선되어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