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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문화)/쿤이 보는 일본

일본에서 보냈던 연말풍경, 떡 만들기

해마다 연말연시에는 기분전환을 위해서 훌쩍 해외로 떠났던 쿤과 다다다...
하지만 지난 연말에는 밀린 작업이 많아서 일본에서 연말연시를 보냈습니다.. 대다수의 일본 사람들은 10일 정도의 긴 연휴동안에 고향을 방문해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지만, 쿤과 다다다는 일본에 방문할 고향이 있을리가 없던지라 집에서 작업을 하기에 바빴습니다..

그런데,,,
휴일 첫 날에 다다다가 지인과 전화를 하면서 깔깔대고 웃으며 수다를 떨더니, "정말요..?? 네~ 갈게요.."라고 하더군요... 순간 할 일이 산더미라 여행도 못 가는데 가긴 어딜가나 싶었죠.. 그리고는 전화를 끊더니 자초지총을 설명합니다..

쿤아쿤아.. ㅇㅇ씨 알지..?? 그 분이 내일 집에서 떡을 만든데.. 일손도 부족하니까 떡 만들기 경험도 할 겸해서 오는 건 어떻겠냐고 하시네.. 그래서 언능 알았다고 했지...헤헤

그렇게 해서 간만에 「카가미모찌(鏡餅)」 만들기에 도전해 봤습니다..
(카가미모찌 : 연초에 곡물의 신에게 바치는 떡. 정월의 장식이기도 한 일본의 전통적인 풍습)

떡을 만들기 위해서는 쌀을 물로 씻어서 적당한 양으로 나누어 담습니다..

 

약 15분 정도를 익히는데요, 직접 불에 닿게해서 밥을 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증기를 이용해서 살짝 찐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서 찐 쌀을 절구통에 넣죠.. 참고로 떡을 찧을 때는 나무절구가 대부분인데, 돌로된 절구는 저 날 처음 봤습니다..

 

쿤과 다다다의 떡 찧는 궁합을 보겠다며, 주변의 시선이 집중되었답니다.. 쿤은 일본에서 몇 차례 경험이 있었던지라 어려움이 없었지만, 다다다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는 절구질에 애를 먹더군요..
(가운데 화단위에 있는 하얗고 동그란 것은 대형 버섯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열심히 떡을 찧다가 떡이 절구공이에 붙어서 날아가 버린 떡입니다..흐미 아까비..매년 한 팀씩 사고를 친다는군요.ㅎㅎㅎ)

 

쌀이 식기 전에 절구질을 끝내야 하기에 후다닥 절구질을 마치니, 4~5 명의 사람들이 달려들어 떡을 빚습니다.. 이 때도 모양을 이쁘게 하려면 짧은 시간 안에 빚는 것이 중요하기에 뜨거움을 참아가며 빚어냅니다.. 자칫 수다떨며 방심하면 정말 울퉁불퉁 못생긴 떡이 만들어지고 말지요...

 

그렇게 해서 만든 떡... 안에 내용물은 아~무것도 없는 말 그대로 쌀떡입니다.. ㅎㅎ 지역에 따라서는 팥을 넣기도 하고 쌀을 찧을 때 콩이나 건새우 마른김 등을 넣어 색깔을 내기도 합니다.

 

쌀 떡을 두 개 겹하고 알록달록 장식을 하면,,, 위와 같은 카가미모찌가 됩니다.. 

떡을 만드는데 90 세의 일본 할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옛날에는 연말이 되면 집집마다 쩍을 만들었는데, 요즘은 거의 없지..." 하시면서 기억을 되뇌이시더군요.. 요즘 일본은 절구를 이용해서 떡을 만드는 가정이 급격히 줄고, 사서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절구통을 이용해서 떡을 만드는 것 자체가 일본인에게조차 하나의 이벤트가 되어가고 있을 정도라네요.. 그 만큼 일본의 전통도 사라져 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