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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문화)/쿤이 보는 일본

본격적인 인생의 출발, 일본의 성인식

1월의 둘째 월요일은 일본의 '성년의 날' 입니다.
일본의 성년의 날은 한국과 너무 다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만 20세 여자들은 화려한 '기모노'를 입고, 머리에는 온갖 장식을 하죠. 그리고 20세 남자들은 '하카마(옛날 사무라이가 입었던 옷과 비슷)'라는 옷을 입는답니다. (여자와 달리 남자들은 정장을 입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본의 각 지자체에서는 20세가 되는 신(新) 성인을 위한 성년식을 합니다. 그런데 그 장소는 신 성인이 현재살고 있는 곳이 아닌, 부모가 살고 있는 (자신이 태어난) 집(実家)입니다. 그러니, 집을 나와서 도회지에서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20세의 성년식에는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서 성년식에 참석하는 것이 상식화 되어있습니다. 일본의 대학이나 전문학교는 일본의 이러한 정서를 반영이라도 하듯 성년의 날을 겨울방학에 넣고 있습니다. 올해는 12월 22일부터 1월 10일까지인 학교가 많습니다. 즉, 연말연시는 고향에 가서 보내고, 20세가 되는 학생들은 성년식까지 하고 학업에 복귀하라는 배려로 보입니다.
 

쿤은 20살 성년을 한국에서 맞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성년의 날'이라고 하지요? 대학 1학년 때로 기억하는데 별다른 행사나 기념식 같은 것도 없이 그냥 지나갔습니다. 꽃이라든가 첫키스 이야기는 들어보았지만, 일본과 같이 대대적으로 성인식과 같은 의식을 하는 것은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각 지자체가 나서서 성년식을 치루니, 그 의미가 상당히 커 보입니다. (유명 연예인을 비롯한 일반인의 성인식은 뉴스에 크게 보도되곤 합니다). 2011년인 올해 성년이 되는 일본인은 124만명... 작년(127만명)에 이어 최저치를 경신했다는 뉴스도 나옵니다.


일본 사람들은 성인이 되는 자식의 기모노나 하카마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보관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기념인 셈이죠. 한국의 사진스튜디오에서 찍으면 20만원 정도하는 사진이 일본의 사진관에서 A4 사이즈보다 조금 큰 사진이 6만엔(80만원)이라합니다. 단순 환율계산을 하면 상당히 비싼편이지만, 수입 대비로 하자면, 한국에 두배 정도로 느껴집니다. 그래도 한 사람이 20살에 한 단번 맞는 성년식이라는 생각에 기념사진을 남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그들의 전통문화를 유지하고 계승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그것은 비단 성년식만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각종 축제나 장인정신까지 본받을 점이 많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한 것들이 외국인들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생각도 금할 수 없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우리만의 전통문화를 살리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일제시대와 경제의 급성장을 거듭하는 100여년 동안 사라지고 잊혀진 것들을 되살리려는 움직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옛 문화와 전통들이 많이 되살아난다면, IT 문화와 더불어 한국만의 또 다른 문화를 만들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그 또 다른 문화란 전통과 변화를 병행하는 문화이기 때문에, 전통만을 고집하는 일본이 흉내낼 수 없는 문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