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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문화)/다다다가 보는 일본

한국에도 이런 택시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고베 시내에서 찍은 MK 택시의 모습
                           (MK택시는 제일교포가 만들었으며, 본사는 교토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MK 택시를 소개합니다.


지난 9월 19일(일요일), 남편과 함께 고베시내로 데이트를 하러 나갔습니다.  쇼핑하고, 밥먹고, 서점으로 책을 사러 가는데, 남편이 저를 잡아세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더군요..

"저기 서 있는 할아버지말야. 내가 보기에는 택시를 타는 할아버지 같은데, 혹시라도 MK 택시를 탄다면 충격적인 모습을 보게 될 거야. 그러니까 잘 봐~"

충격?? 그 말을 듣고 저희는 잠시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잠시 뒤에 택시가 한 대 와서 할아버지 앞에 와서 섰는데, 그냥 보냅니다.

"택시 안 타잖아.. 누구 기다리는 걸거야.. 그냥 가자. 덮다...."

남편은 조금만 더 지켜보자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한대의 택시를 보내고 드디어 남편이 말하는 MK택시가 와서 할아버지 앞에 섰습니다. 
갑자기, 조수석을 통해서 기사가 문을 열고 나오더니, 모자를 벗고 할아버지께 깍듯시 인사를 하더군요. 그 뒤, 손수 손님에게 문을 열어드리는 것에도 놀라고 있는데, 머리 부딪칠까 손까지 차 모서리에 대는 모습은 혼자 보기에는 아까운 장면이었어요.  그렇게, 천천히 승차 보조를 해드리고 다시 조수석을 통해서 택시에 오르더니, 할아버지를 향해서 미소를 띠고 뭔가 말을 하는 듯하더니 출발하더군요.

저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습니다.
아니, 불과 30초 사이에 일어난 감동이라는 표현이 맞을 거 같습니다.


남편에 따르면, MK택시 서비스는 일본에서도 꽤 유명하다고 합니다. 
MK택시 기사님들은 손님을 태우는 것이 아니라, 손님의 개인 운전수가 된다는 생각을 한다고 하네요. 그러다 보니, 일일이 문을 열고 손님을 태우고, 무거운 짐이 있는 손님은 일일이 트렁크에 짐을 넣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손수 나와 다시 짐을 빼 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죠. 
일본에 있는 MK 택시라면 어떤 택시를 타도 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본 사람들은 택시가 두 대 올 경우 MK를 탄다고 합니다. 손님 대접을 받느냐, 주인 대접을 받느냐의 차이죠.
(그 밖에 요금이야기도 덧붙이자면, 출발 50미터정도 가서 미터기 누르고 목적지 50미터정도 전에 미터기를 멈추는 게 이 회사의 규정이라고 합니다.)



 한국의 택시는 어떤가요?

제가 일본에 와서 한국어 개인 레슨을 하기 시작하면서 만난 첫 학생, 오쿠무라 씨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한류 스타에 관심이 있는 것도,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것도 아닌 그녀가 한국어를 배우려고 마음먹은 동기는, 한국여행에서 하면서 한국이 너무 좋아졌기 때문이었죠. 그렇지만, 한국어를 몰라 그 즐거움이 완전할 수 없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택시 이야기를 시작하더군요. 처음 한국에 도착해 택시를 잡아 타고 목적지로 향했다고 합니다. 목적지에 도착한 후 나온 택시 요금 7,000원을, 한국의 화폐에 익숙하지 않았던 그녀는, 70,000원으로 잘못 지불했다는 걸 택시가 떠나고 나서 알게 되었죠. 저는 그녀의 실수보다, 알면서도 모른 척 떠나버린 택시 기사가 왜 그렇게도 밉던지요.

2년 가까이 아직도 저와 공부를 하고 있는 오쿠무라 씨는, 얼마 전 한국 여행에서, 목적지에는 내려주지 않고 "남산 타워 한번 안 갈래요? " 내지는 " 내가 알고 있는 한국 음식점이 하나 있는데 어때요? "라고 자꾸 영업을 뛰려는 택시기사에게 " 남산 타워 가 본 적 있어요. 그리고,  저 배 안 고파요. 안국동으로 바로 가 주세요" 말할 수 있었던 자신이 너무 자랑스러웠다고 흥분했었죠. 

저 또한, 한국의 택시에 대한 유쾌하지 않은 기억은 꽤 있습니다. 운전 초보 시절, 끝까지 양보 정말 안 해주는 차도 택시였고, 그러면서, 노련한 운전으로 끼어들기에 명수인 것도 택시였죠. 

그 뿐인가요? 제가 일했던 직장이 좀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지하철, 버스, 도보 산넘고 물건너야 하는 곳에 위치하고 있었죠. 마침, 차를 수리해야 했던 어느 날, 가까운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거기서 부터 택시를 잡아탄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택시기사가 가면서 계속 불평을 하더라구요. " 이런 동네에 택시를 타면 어쩌냐, 내려가는 길 빈 차로 가야하고, 이리로 내려가면 모모대교인데,  출근 길에는 막혀서 빼도 박도 못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밤길이 무서워 택시를 타면, 골목길에 들어가 달라는 말에 싫은 표정, 요금 더 요구 당하기도 하고...

이러저러한 이유로, 아직까지  우리나라 택시의 이미지는 그다지 좋게 평가받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물론 정말 친절하시고, 안전운전하시면서, 무거운 짐을 현관까지 가져다 주시는 기사님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기사님들이 너무 많기에 우리나라 택시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외국인 포함)이 많은 것 같습니다.

택시는 서비스업입니다.
손님은 이동 구간에 해당하는 운임을 지불하고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지, 택시 기사님의 자가용을 꽁짜로 얻어타는 것이 아니지요.

일본의 교토에 거점을 두고 있는 MK택시..
이 MK택시 회사의 서비스 정신이 한국에도 진출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