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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문화)/쿤이 보는 일본

일본에서 1시간 알바비로 할 수 있는 것들

"한국과 다른 일본 최저임금의 실상"이라는 글을 포스팅했더니, 많은 분들이 한국의 최저임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남겨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어떤 나라든 최저임금만으로는 생활하기 힘들 것 같아요.
- (우리나라에서는) 지키지도 않을 최저임금을 왜 정하는 건지...
- (우리나라에서는) 최저임금조차 주지 않는 곳도 많고, 떼먹는 경우도 다반사랍니다.
- 물가는 많이 올랐는데 알바비는 거의 제자리 걸음이니..



그 중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기본적인 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금액'이라는 의견이 눈에 띕니다. 그 말은 한국의 최저임금으로는 한국에서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는 말이 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국에서 말하는 최저임금 4,320원이라는 돈에는 어떤 가치가 있을까요?? 그에 대한 대답은 여기서 논하지 않아도, 한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럼, 일본에서 말하는 전국 가중치 최저임금 730엔이라는 돈에는 어떤 가치가 있을까요??
오늘은 일본에도 존재하는 최저임금의 가치를 이야기하고자 "일본에서 1시간 알바비로 할 수 있는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포스팅을 합니다.


최저임금을 웃도는 일본의 알바비

일본에서 유학을 했거나 일본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다면, 내가 살고 있는 주변 가게들의 알바비(편의점과 홀 서빙을 기준)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알바비 대부분이 최저임금을 웃돌고 있다는 것도 알 것입니다. 참고로 쿤과 다다다가 살고 있는 곳의 최저임금은 734엔이지만, 실제로 받는 알바비는 750 ~ 900엔이며, 밤 10시 이후에는 기준 기급에서 25% up이 됩니다(견습기간 제외). 물론, 일본에도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곳이 있고, 밤 10시 이후에 25% up을 안 해 주는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비율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적습니다.


일본에서 1시간 알바비로 할 수 있는 것들

일본 전국의 알바비를 700엔~1,000엔 사이라고 했을 때, 그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요?
가치를 말로 논하기 보다는 그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말하는 것이 빠르겠죠?? 동경지역의 물가는 잘 모르겠는지라, 고베와 오사카를 기준으로 뽑아봤습니다. 일본 알바비가 700엔~1,000엔 사이라는 점을 생각하시고, 가격을 보시기 바랍니다.

- 먹거리 -
- '규돈'이라 불리는 고기덮밥의 中 사이즈 : 250 ~ 300 엔 (셀러드와 미소시루가 포함된 세트는 약 150엔 up)
- 우동 : 200 ~ 500 엔 (500짜리 우동은 야채나 튀김, 카레 등이 첨가된 우동입니다.)
- 맥도널드 햄버거 세트 : 500 ~ 700 엔
- 커피숍 : 스타벅스 기준으로 300 ~ 600 엔
- 인스턴트 컵라면 : 80 ~ 150 엔    (봉지라면 : 3개에 200 ~ 300 엔)
- 훼밀리 레스토랑에서 런치 세트 : 800 ~ 1,000 엔 정도
- 일본 식당에서 밥과 국(미소시루), 메인메뉴와 셀러드의 정식세트 : 700 ~ 1,000 엔
- 돼지고기 한 근(600g) : 750 ~ 900 엔

일부 다른 지역의 메뉴는 위의 가격이 안 맞을 수도 있겠으나, 일본에서는 1시간 알바비로 제대로 된 한끼 점심을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럼, 일본에서의 1시간 알바비 700엔~1,000엔으로 어떤 생활용품을 몇 개 살 수 있는지 볼까요? 구매장소는 대형마트 기준입니다.

- 생활용품 -   (1시간 알바비로 구매가능 개수)
- 화장실용 두루마리 화장지 60m 18개롤 1세트 : 450 ~ 500 엔 (약 2 개 구매가능)
- 세탁용 세제 1kg : 150 ~ 250 엔 (약 4 ~ 6 개 구매가능)
- 성인용 칫솔 1개 : 80 ~ 120 엔 (약 8 ~ 10 개 구매가능)
-  A4 프린터 용지 500장 1묶음 : 150 ~ 200 엔 (약 5 ~ 6 개 구매가능)
- 이외에도 100엔 숍에서 웬만한 생필품 구매 가능 : 1개에 105엔 (약 7 ~ 9 개 구매가능)


- 기타 -
- 차량 휘발류 1리터 : 140 ~ 155 엔 (약 6 ~ 7 리터 구매가능)
- DVD 나 CD 렌탈비 : 1장 100 ~ 300엔 (약 3 ~ 10 개 구매가능)
- 아사히 캔맥주 350ml x 6개 : 700 ~ 800 엔


일본의 1시간 알바비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의 물가가 싼 것인지, 1시간 알바비가 비싼 것인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쿤과 다다다의 일상생활을 살펴봐도, 동전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의외로 많더군요. 한국과 비교해서 비싼 것을 꼽으라면 집세와 교통비를 꼽을 것 같습니다.


일본의 최저임금 

일본에서의 최저임금으로 하루 8시간, 주 6일 근무로 월 급여를 계산해 봤습니다.

동경지역 : 174,000엔 정도 (최저임금 821엔)
일본서부 : 136,000엔 정도 (최저임금 642엔)
일본평균 : 155,000엔 정도 (최저임금 730엔)

위에 있는 금액은 딸린 가족없이 혼자 집세를 내가면서 산다는 가정하에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한 금액입니다. 물론 세전 금액이며, 딸린 가족이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일본의 웬만한 알바는 최저임금에서 30 ~ 200엔을 웃도는 금액을 지불합니다. 오래 일하면 승급도 있고, 늦은 시간이 되면 야간 수당이 붙어서 시급도 올라갑니다. 게다가 알바생에게도 교통비를 지급하는 곳도 다수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일본에서는 알바만 해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다는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도 결혼을 해서 아이가 둘 정도 있는 집은 어지간히 벌어서는 먹고 살기 힘든 가정이 많답니다.


6월 29일에 결정되어야 했을 2012년의 한국 최저임금 협상이 결렬되었다고 합니다.
30일에 추가협상을 한다고 하는데요,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한 금액과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을 사용주가 지켰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