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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문화)/쿤이 보는 일본

일본인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공동구매를 한다?

일본은 교통비가 비싸기로 유명합니다(일본이 가장 비싸다는 말은 아니니 오해마시길...).
택시비 기본요금은 640엔(약 8,500원)이며, 버스는 220엔(약2,800원), 전철은 국영, 시영, 민영이냐에 따라서 한 정거장의 기본요금이 다릅니다.

대중교통 요금이 비싸다보니 가족이 외출을 한다면, 차를 가지고 나가서 주차장에 주차를 하는 것이 오히려 쌀 때도 많습니다. 그런 일본인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공동구매를 한다면 믿으시겠어요..??

공동구매...!!!
말 그대로 대량구매를 통해 물건의 가격을 낮추거나 같은 가격에 기준 수량 이상을 구매하는 것을 말합니다. 물건에 따라서는 원가 이하의 가격에 구매가 가능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일본인들의 대중교통의 공동구매와 무슨 상관이 있냐고요...?? 물론 일반인이 전철이나 버스표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대량으로 구매해서 싸게 파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카쿠야스티켓(格安チケット)"이라는 "할인티켓"이 있는데요, 이는 전철이나 버스표를 대량으로 공동구매를 해서 기준 가격보다 싸게 파는 가게가 있다는 것입니다.


길거리 사진을 찍어서 올렸는데 친구가 나와서 놀랐다며, 모자이크 요청이 들어온 관계로 얼굴에는 모자이크 처리를 했습니다.


일본의 도심지를 걸어다니다 보면, 할인티켓을 판매하는 가게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전철이나 신칸센, 고속버스표를 구매하려는 사람,, 각종 상품권을 팔고 사려는 사람,, 각종 공연이나 입장권을 사려는 사람 등 온 갖 티켓을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립니다.



할인티켓을 판매하는 가게에는 전철의 구간과 요금을 적어 놓은 안내판이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역의 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규모가 큰 역을 중심으로 표를 판매합니다. 그 이유는 수요가 많아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요금을 살펴봤습니다.
교토까지 가는데 세 종류의 가격이 있습니다. 정가는 1,050엔(약 14,000원)인데, 보통은 850엔(약 11,000원), 점심특가(10시~17시 이용)는 630엔(약 8,500원)입니다. 20~40% 저렴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합니다.
오사카까지 가는데도 세 종류의 가격이 있고, 정가는 390엔(약 5,200원)이지만, 보통은 350엔(약 4,600원), 점심 특가는 280엔(약 3,700원)으로 이 역시도 10~30% 정도 저렴한 가격입니다.



첫 번째 사진의 할인티켓 판매소에서 약 200m 정도 떨어진 거리에 같은 이름의 가게가 있습니다. 규모는 작지만, 이 곳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를 않습니다.



또 다른 가게입니다. 이 곳에는 VISA 상품권을 구매한다는 광고가 있어서 때마침 가지고 있던 상품권의 매도 가격을 물어보자, 정가의 80% 처리해 준다고 하더군요.. 즉, 5,000엔짜리 상품권을 4,000엔에 구매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구매한 상품권을 4,500~4,700엔에 되파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할인티켓 판매소입니다.
주말이라 다른 가게들이 다~ 문을 닫았지만, 할인티켓 가게는 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어김없이 표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가게에서 판매하는 전철 요금표를 확인해 봤습니다.
교토까지 가는 표가 정가 1,050엔, 보통은 800엔, 점심특가는 600엔으로 가장 위에 올렸던 가게보다 각각 50엔(약 700원)과 30엔(약 400원)이 저렴합니다.
오사카까지 가는 표도 정가 390엔, 보통 340엔, 점심특가는 250엔으로 가장 위에 있는 가게보다 10~30엔(약 130~400원)이 저렴하네요.. 같은 할인티켓을 팔고 있었지만, 가게마다 가격이 다릅니다.

참고로, 할인티켓이라고 해서 서비스나 타는 열차, 버스의 좌석에 차별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동일 조건의 서비스를 제공받지만, 가격만 싼 티켓이랍니다.

이와 같이 일본인들은 시내 곳곳에 있는 할인티켓 판매소를 통해서 저렴한 가격의 표를 구입합니다. 할인티켓 판매소에서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구간의 표를 대량으로 싸게 구매해서 이익을 남기고, 철도회사에서는 유효기간을 3개월 정도로 짧게하여 많은 표를 판매할 수 있으므로 이득이 되는 셈이지요... 소비자와 중간상인, 그리고 공급자인 철도회사 모두가 "윈-윈-윈" 하는 유통의 방법이라 할까요...??

그런데 정말 재미있는 것은 한국을 다녀왔거나, 한국에 자주가는 일본인들은 한국의 '티머니카드'의 편리함과 환승제도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