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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문화)/쿤이 보는 일본

일본인들의 일본 국내관광이 급감하는 이유

제목에 대한 답이 방사선 때문이라고요??
아닙니다. 그 이유를 풀어보고자 이 포스팅을 합니다.



일본인들은 일본의 국토를 표현할 때 "화살형"이라는 말을 한다.

북쪽의 홋카이도(北海道)부터 서쪽의 가고시마(鹿児島)까지의 국토 형태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 직선거리는 약 2,000km 정도이다(참고로, 홋가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는 약 3,000km 에 이른다).


                                                               일본열도


일본의 비싼 고속도로 요금


2,000km 라는 거리를 시속 100km/h 의 속력으로 달린다고 하더라도 꼬박 하루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시간보다 걱정이 되는 것이 있다면, 고속도로 요금일 것이다. 홋가이도 밑에 있는 아오모리(青森)부터 가고시마(鹿児島)까지의 요금을 승용차 기준으로 뽑아보니 4만엔(약 53만원)이었다.

                                       자료검색 사이트 : http://search.w-nexco.co.jp/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ETC 주말 할인요금의 폐지


하지만, 지난 2년간(2009.03 부터) 수 많은 일본인들은 ETC(electronic toll collection system) 주말 1,000엔의 요금제도을 이용하여 일본의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었다(도쿄와 오사카의 도심지는 30% 할인). 쿤과 다다다도 고속도로 요금에 대한 부담이 없었기 대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1박 2일의 주말여행도 다니고, 바람 쐬러 다녀오기도 했다. 쿤이 사는 곳에서 동경 디즈니랜드까지의 약 500km 의 고속도로 요금이 1만엔(13만원정도)이 넘는데, 10분의 1 가격으로 다녀올 수 있을 정도였다. 물론 위에서 말한 아오모리에서 가고시마까지의 고속도로 요금도 10분의 1도 안되는 금액으로 달릴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고속도로의 이용을 6월 20일부터는 못하게 되었다. 이유는 ETC 주말 1,000엔 요금제도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ㅜㅜ




지금 일본은 지난 3월 11일에 있었던 대지진의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그 복구 비용은 20조엔(약 27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일본 정부는 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모색중이다. 주말 할인요금제도가 사라지는 이유는 지진피해 복구를 위한 재정확보 때문이다. 이 제도를 없애는 것 만으로도 연간 약 3,500억엔(5조원)의 재정확보가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라 한다(아하시 tv)

 

ETC 할인요금 폐지에 대한 일본인들 생각


하지만, 일본인들은 ETC 주말할인 요금폐지로 정부가 생각하는 금액의 재정은 확보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오히려 일본 경제가 안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이유는 간단했다.

ETC 주말 할인요금 폐지 -> 고속도로 이용자제 -> 일본국내 원거리 여행 감소 -> 지방의 여행 수익 감소 -> 지방의 고용감소 -> 전체적인 소비위축  (결과적으로 디플레이션 야기)


                                                      자료 출처 : 아하시 뉴스

실제로 주말 1,000엔의 할인요금의 도입으로 관광수입이 41%나 증가한 곳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 효과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고 한다. 주말 1,000엔 요금은 사라지지만, 50%할인이 적용되니 괜찮지 않겠냐고 기자가 반문하자, 1,000엔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50% 할인은 상대적으로 비싼법이라며 푸념을 했다.


하긴, 그 말을 듣고보니, 나부터도 고속도로 이용하겠다는 생각이 사라졌다.
주변의 일본인들도 ETC 주말 1,000엔 할인요금 폐지에 대한 푸념을 하나 둘씩 늘어놓았다.

1,000엔 요금제도가 없어지면, 자동차로 원거리 가는 것은 자제해야겠어..
1,000엔 요금제도가 없어지기 전에 가족들과 처가집에 다녀왔지..
고속도로에 기름값, 여행지에서의 숙박비 등을 생각하면, 가까운 동남아로 여행가는 것이 쌀거야..

그렇다.
지난 3년간 주말 1,000엔에 길들여진 일본인들은 일본 국내 여행을 자제하겠다고 말하곤 한다. 지진 피해복구도 중요하지만, 일단은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지출을 줄이겠다는 것이 일반인들의 생각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