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0일..
일본의 문부과학성은 중학교 교과서를 검정하고, 12개사의 교과서를 통과시켰습니다. 모~든 교과서에서 독도의 일본영토를 주장하였고, 일부는 한국이 불법 점령하고 있다는 표현까지 썼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쿤)는 한국의 반응을 지켜봤습니다. 역시 뜨겁더군요.
"대지진에 모금운동에 대한 반응이 고작 이것이냐", "역시 일본x들이란...", "말로만 미래지향?", "일본의 독도 야심" 등 언론과 블로그를 포함한 많은 글에서 흥분과 격함, 그리고 실망이라는 글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글을 읽고 있자면, 대책없는 흥분으로 보여집니다.
많은 한국인들이 독도에 대한 일본인의 반응을 이야기할 때, 일본인은 독도에 대해 관심이 없는데, 일본 정부가 딴지를 걸면서 양국 관계에 불을 지핀다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제가 보는 일본인의 독도 반응은 말만 하지 않을 뿐, 한국인보다 확고하고 논리적인 생각과 표현을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제가 대학생 때, 한국인과 일본인들이 만나서 주말 모임을 하는데, '영토'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독도를 놓고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니라, 일본과 다른 나라의 영토문제를 이야기하는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 모인 사람이 한국인과 일본인이다 보니, '영토 = 독도' 로 바뀌었습니다. 처음에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가 오고 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분위기는 험악하게 바뀌었습니다. 여러 명의 한국인이, 20대 초반의 일본 여학생 한 명의 논리를 당해내지 못 하고, 격한 감정 표현과 비논리적인 억지로 일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그 일본 여학생의 논리에도 상당한 모순이 있었지만, 말에 말로 대응하지 못하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일본인들의 독도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면, 정말 무섭습니다. 연로하신 분들 뿐만 아니라, 젊은 층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교과서에서 독도의 일본 영토 주장이 반복되고, 독도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면, 10년,, 20년 뒤에 과연 독도가 한국 땅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듭니다.
일본에 살면서 한국의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독도에 대한 한국인의 반응을 보고 있으면, 먼저 한숨부터 나옵니다. 자극적인 제목과 특종을 노리는 언론에 선동되어, 많은 사람들이 같이 흥분하고 버럭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논리적인 설명과 대응책을 제시하고 있는 언론은 정말 찾아보기 힘듭니다.
일본 대사관 앞에 모여서 데모하고, 일본 국기를 찢고 불지르면서 시위하고, 일본물품 불매운동도 벌입니다.
한국에 있는 고위층 일본인이 독도의 일본영토 한 마디에 우르르~ 몰려가서 악성 댓글을 남기고, 메일도 보내고, 항의도 합니다.
독도문제를 거론하고, 독도 지킴이를 실천하는 연예인이나 문화인에게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류스타에게서 독도언급이 없으면, 비난이 쏟아지기도 합니다. 심지어 일본에서 살며, 일본이야기를 쓰는 우리같은 블로그에게조차 그 화살이 돌아오곤 합니다. (물론 저도 다를 바 없는 한국인이기에 할 말은 없습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독도가 우리 땅이라고 배웠습니다.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노래를 줄기차게 불렀고, 일본이 독도를 넘보고 있으니까, 우리는 독도를 지켜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왜 독도가 우리땅인지를 설명하라면 못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물론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도 압니다).
한국에서 독도로 인한 반일 데모가 일어나면, 일본언론은 앞 다투어 보도를 하고, 많은 일본인들이 독도문제에 관심을 가집니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그 누군가가 속 시원히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가 책을 찾아보며 이해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그 책입니다. 그 책의 대부분은 일본의 우익세력이, 일본인의 입장에서, 일본인을 이해시키기 위해 출판한 책입니다. 결국 일본인들은 독도에 대한 지식을 늘리고 있지만, 한국인들은 '우리 땅인데~'만 반복합니다. 게다가, 감정 표현을 억누르지 못하고, 큰 언성으로 흥분하는 한국인에 비해, 얼굴표정 하나 안 바꾸고, 말 빠르기나 톤에 변함없이, 웃는 모습으로 자기 논리를 펴는 일본인을 보고 있으면, 독도에 대한 미래가 안 보입니다.
결국, 일본인은 독도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고, 논리적으로 공부를 하는데, 한국인의 독도에 대한 관심은 단기간에 끝납니다. 이런 일이 벌써 몇 년째 반복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와 같은 반복적 흐름은 독도에 대한 일본 국민의 관심을 끌고,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일본인의 애국심을 고취시키려는 일본 우익세력의 의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국인은 완전히 말려버리지요. 이번의 교과서 문제로 한국이 시끄러운 만큼, 독도에 대한 일본인의 관심은 커져가고 있습니다.(천만다행으로 원전문제로 교과서 뉴스는 거의 묻혀 있습니다.)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은 하루 이틀에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매년 이맘 때가 되면, 일본의 교과서 검정문제가 대두되고, 한국인은 감정에 치우쳐 격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 뿐입니다. 아무런 지식없는 감정적 대응은 그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내에서의 감정폭발에 가장 즐거워 하는 사람은 일본의 우익세력들일 것입니다. 그들은 한국의 인터넷 반응을 보면서 쾌재를 부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피지기 백전백승(백전불태)이라 했던가요?
수~ 년전 소수의 사람들이 모여 독도 논쟁을 벌였고, 논리도 제대로 펴지 못하고 처참하게 당한 지난 날의 경험은 쿤으로 하여금 독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일본에서 출간되는 독도 기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역사 공부가 얼마나 중요한 지 꾸준히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또, 그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함과 이성을 잃지 않는 여유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일본인들과 독도 이야기를 할 때면, 웃는 얼굴로 상대방 속을 뒤집어 놓고 있습니다. 독도는 알면 알수록 재미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이순간 한국인으로서 우리가 할 일은 같은 한국인끼리 감정싸움을 하면서 헐뜯는 것이 아니라, 독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공부라 생각됩니다. 일본이 독도 이야기를 못 꺼내는 그날까지 주인으로서 해야할 일을 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쿤과 다다다도 우리 땅 독도에 대한 꾸준한 공부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하 쿤의 일본유학 독도 에피소드 두 가지를 소개합니다.
쿤 : 야..!! 너 독도 가 봤냐?
일친 : 아니, 못 갔다 왜..!!
쿤 : 왜 못 갔냐?
일친 : 해외니까..
쿤 : (생각지도 않은 대답에 쾌재를 부르며..) 아~~ 니네 땅 아니네..ㅎㅎ
너무나 어이없는 대답에 같이 알바하던 터키 형제들을 포함한 주변의 일본인 친구들은 박장대소를 했고, 그 일본친구는 자승자박(自繩自縛)에 얼굴을 붉히며 괴로워했답니다.
2. [일본유학/쿤의 일본 유학기] - 일본에서 독도때문에 알바 잘린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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