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생활 (일본문화)/쿤이 보는 일본

연봉이라는 말을 모르는 일본인의 급여문화

조카~~~ 우리 딸 취직됐어...!!!
ㅇㅇ라는 회산데,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직종이고, 대기업이라 연봉도 높더라구...
여기 들어가려고 그렇게 속을 썩혔나봐..

석달전에 전화 건너편에서 들려오던 친척분의 기쁨입니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 되지 않아서, 반년을 취업재수생으로 지낸 사촌 동생의 취업소식이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던 모양입니다.(지금은 잘 다니고 있다네요.)

그런데, 친척분의 말 중에, 쿤의 머리에 오래도록 남는 말이 있었습니다. 바로 '연봉(年俸)'입니다. 받는 금액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연봉'이라는 단어 그 자체입니다. 한국의 급여문화는 imf 를 전후해서 월급제에서 연봉제로 바뀌었다고 보는 경향이 많습니다.

연봉제란 : 업무성과에 따라 임금을 1년 단위로 계약하는 제도. 떡값이나 성과급 별도.
월급제란 : 기본급을 중심으로 각종 수강을 추가로 받는 제도. 상여금과 성과급은 별도.

연봉제는 1년 동안에 받는 금액을 미리에 정해놓는다는 말이 됩니다. 각종 수당이 포함되어 있거나, 일부는 퇴직금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사원에게 줘야할 금액이 정해져 있으니, 밤 늦게까지 일을 시킬 수도 있습니다. 반면, 월급제는 기본급을 중심으로 각종 수당을 추가로 받습니다. 특히 잔업은 시간에 비례하므로, 잔업을 할 수록 월급은 많다는 계산이 됩니다.(다만, 어디까지나 이론상입니다.)


오늘은 한국과는 다른 일본의 급여문화를 알려드리려합니다. 한국의 급여문화를 바탕으로 일본의 급여문화를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


일본의 급여문화

먼저 일본 기업 2개 회사의 채용정보와 급여조건을 올려봅니다. 자료는 일본취업사이트, '리쿠나비2012' 에서 아무곳이나 적당히 들어가서 발췌했습니다. 기업명은 저도 모릅니다.

위에 있는 기업은 2010년도 신입사원의 박사, 석사, 학부 졸업생의 월급여(기본급)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족수당과 주택수당 (교통비와 잔업수당)이 각종 수당으로 붙으며, 7월과 12월에 각각 1회씩 년 2회의 상여금을 지급합니다. 휴일은 토+일+축일을 포함해서 1년에 약 122일이며, 이외에도 휴가와 연차로 12일에서 20일을 제공하며, 관혼상제의 휴가가 있네요. 보험은 4대보험에 가입해 있고, 이외에도 재형저축과 사원주식, 각종 융자제도가 있으며, 회사 단신용 기숙사와 사택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 다른 기업입니다. 역시 '리쿠나비2012'에서 아무 페이지나 열어서 가져온 자료입니다. 회사명은 저도 모르겠습니다.

위에 있는 기업 역시 2010년도 신입사원의 월급여(기본급)를 보여주고 있으나 박사는 채용하지 않고, 학부생, 석사생, 고졸생을 채용있습니다. 교통비 전액을 지급하고 있고, 초과근무수당(잔업수당)을 지급하네요. 매년 4월에는 급여개정으로 월급을 올려주고 있으며, 6월과 12월에 상여금을 지급합니다. 1년에 128일간의 휴일이 있고, 이외에도 연차휴가, 관혼상제휴가, 육아휴가, 병가가 있으며, 산후조리휴가로 출산전 6주와 출산후 8주가 주어지네요. 게다가, 아이가 만 1살이 되는 해의 4월 15일 또는 1년 2개월이 될 때까지 육아휴업, 쿤이 근무하는 회사를 기준으로 하자면 단축근무시간제라 봅니다. 마지막으로 가족 1명당 최대 93일간의 병가 도우미 휴업도 있네요..(저기 어디지..??)  4대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사원기숙사, 퇴직금, 재형저축, 사원주식, 각종 융자제도, 보육소와 각종 야외활동을 운영하고 있네요..

첫번째 기업이나 두번째 기업이나 채용정보를 세분하게 기록해 놓았습니다. 제가 특정기업을 골라서 올렸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계실거라 생각되는지라 일본의 신입사원 취업활동 사이트인 '리쿠나비 2012' 를 올려놓으니, 검색해 보시기 바랍니다.

                                                                 리쿠나비 2012 : https://job.rikunabi.com/2012/search/company/

위에 있는 두 회사의 채용정보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한국에서 말하는 '연봉'이라는 단어가 없습니다. 급여 내용에 대해서도 "협의 후 결정"이라든가, "희망급여명시"라는 것도 없습니다. 게다가 외국어 점수를 제출하라는 말도 없네요..


일본들은 연수(年收)를 따집니다..

그럼 일본인들은 '연봉'이라는 말을 어떻게 표현을 할까요? 일본인들은 '연수:年収'라는 말로 표현을 합니다. '연수'란 연간수입을 말하며, 그 금액은 추상적입니다. 예를 들면, 위에 있는 두 기업을 대상으로 대졸의 연수를 뽑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기본급 : 21만 5,000엔 x 12 개월 = 258만엔
상여금 : 회사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1년 평균 5개월 정도입니다.  = 215,000엔 x 5 개월 = 107만엔
각종수당 : 월 10만엔 x 12 개월 = 120만엔
(교통비는 사람에 따라 다르고, 주택보조수당은 없는 회사도 있으므로 포함하지 않은 금액)

총액 485만엔입니다. 일본인들은 위와 같은 방법으로 본인의 연수를 계산합니다. 물론 세전금액입니다. 대졸 초임의 연수는 400~500 만엔 정도이며, 이 금액이 한국에서 말하는 연봉에 해당합니다. 기본급만 보시고, 일본 연봉(?)이 적다는 말은 하지 마세요~
(참고로 교통비와 주택보조수당까지 주는 곳도 많은데요, 그런 곳이라면,,,월 5~10만엔 정도 더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본인들에게 있어서 '연봉'이란...

                                                                                자료발췌 : 일본 야후 "연봉"에 대한 이미지 검색
그렇다고 일본어에 '연봉'이라는 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말을 쓰는 사람이 극히 일부입니다. 일본 야후에서 '연봉'이라는 검색어를 넣어보니, 이미지에 온통 운동선수만 나옵니다.(압..!! GM CEO 는 왜 들어가 있을까요?)

상황이 이러다 보니, 일본사람들에게 '연봉'이 얼마냐고 물어보면, 대화가 이상해 질 수 있습니다.

한국인 : 당신이 다니는 회사는 신입사원의 연봉이 얼마나 되요??
일본인 : '우리 회사 신입사원이 무신 운동선수인 줄 아나..?'
한국인 : '자기 연봉 물어보는 것도 아닌데, 이 표정은 뭐래~?'


1990 년을 전후해서 버블이 꺼지고, 약 20년의 경기 불황을 겪는 일본이지만, 일본은 아직도 '월급제'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한국인의 '연봉제' 개념은 일본에서는 통하지 않는 문화랍니다.

한국도 10수년 전까지는 월급제였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게 연봉제로 바뀌면서, 지금의 급여문화가 생겨났다고 봅니다. 연봉제를 선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월급제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으리라 봅니다.

여러분이 희망하는 급여제도는 '연봉제'인가요? '월급제'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