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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의 일본 이직기

(03) 43시간의 결혼기념일

지난 5년의 블로그 공백기에 있었던 이직에 대해 연재중입니다.


 (01) 세계적 불황에 실업자가 된 쿤

 (02) 이직으로 타지생활에 내몰리는 일본 남성들 


 

 

(일본내 이직스토리 03) : 기분전환

 

 

직장 동료들이 하나 둘씩 본인들의 새로운 인생을 선택하고 있을 때, 쿤과 다다다도 앞날에 대해 고민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결론을 냈렸습니다. 사업을 하기로.... 그런데, 그 사업이라는 것이 불철주야 바쁘게 움직이면서 정신없을 정도의 대단한 것도 아니었지만, 최소 5년 정도는 내 시간을 가지고, 여유롭게 여가를 즐길 수 없다는 것이 최대 단점이었죠. 어찌보면, 사업을 시작하기 전이 마지막으로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쿤은 다다다에게 한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다다다야. 잘 들어봐. 사업을 하면, 최소 5년 정도는 우리에게 여유로운 시간이 없을 거 같다. 그래서 생각했는데,,, 제 2의 인생을 시작하기 전에 조금은 오랜 여행을 가자."

"여행? 어디로?"

"남미 일주. 우리가 남미만 찍으면, 세계 대륙을 다 찍게 되는 거야. 그 일정이 주절주절주절...."


다다다는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듣더니 한 마디 했습니다.


"콩이는 어떻게 하고?"

"응? 콩이?"


흔들 의자에 앉아 있던 놈이 지 이름을 알았는지 반응을 보였습니다.



"아!! 맞다. 콩이... 여행 이야기만 하면, 저 눔의 존재를 까먹는단 말야.."

"콩이랑 갈 거면, 휴양지로 가자.."

"그래, 한 달정도 있으면, 결혼 기념일이니까, 그 시기에 맞춰 가자. 목적지는 내가 정할게."


이렇게 해서 쿤과 다다다, 그리고 콩이는 가족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목적지는 비밀로 하고, 비행시간이 8-10시간 정도 걸릴 거라는 거라는 것과, 따뜻한 곳이라는 것만 말해주었죠. 어차피 문닫는 회사에는 2주 휴가를 냈고, 쿤과 다다다, 콩이는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3일 째 되는 날이 결혼기념일이었고, 간만에 서울에서 시내 나들이 겸해서 검소한 결혼기념일 데이트를 즐겼더랬죠. 


그리고, 늦은 오후. 짐을 가지고 인천공항에 갔습니다.

비행기 시간은 21:15 이었는데, 3시간이나 빨리 도착했네요.


"쿤아, 근데 우리 어디로 여행 가는 거야?"

"일단 밥 먼저 먹자, 배 고프다."

 


1터미널 지하에서 밥 한그릇 먹고, 수속을 하러 갔는데...


"우리, 하와이 가는 거야..????"

"헉..!!!!"


아뿔싸...(안심하세요. 여권은 가지고 갔습니다.ㅋ)

여기서 걸렸네요. 목적지 도착할 때까지 비밀로 하려했는데, 수속하면서 당연히 들통난 겁니다..ㅋㅋ


"어디 가는 줄 알았어?"

"발리.."


여튼 그렇게 해서 목적지가 탈로났고, 수속을 마치고, 무사히 탑승하였습니다.


예전에 부러웠던 탑승 우대


그리고, 하와이에 무사히 도착했고, 도착 안내 방송이 나왔습니다.


Ladies and gentlemen.....이하 생략


"(꿈나라에서 돌아온 다다다) 어! 도착했네, 얼마나 걸린거야..?"

"7시간 45분"

"생각보다 안 머네.."

"자, 그건 그렇고, 지금부터 우리의 결혼기념일 2부를 시작해 볼까?"

"2부?"

"저 이쁘장한 언니가 오늘이 5월 OO일 오전 10시래."

"?? 그게 무슨 말이야. 5월 OO일은 어제 였잖어."

"여기는 하와이. 하와이 시간은 한국보다 19시간 느려. 거의 하루가 늦은 거니까, 오늘은 5월 OO일, 즉, 하와이에서 맞는 결혼기념일... 올해 결혼기념일은 43시간이다. 2부를 즐겨 보실까요?"


(주의) 쿤의 생각이 맞다면, 한국에서 21시 15분에 출발한 비행기는 익일 새벽 2시30분쯤 날짜 변경선을 지났으리라 생각됩니다. 즉, 5월 OO일에서 +1일이 되었다가, 다시 5월 OO일로 돌아왔다는 말이 되는 거죠. 하지만, 비행기 안에서는 그걸 아는 사람은 소수라 생각됩니다(이건 절대로 안 비밀).


해상에서 바라보는 와이키키



호텔에서 바라보는 와이키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주차장에서의 궁금증



130년 된 나무 (この木なんの木)



보기만 해도 아찔한 연인들 (빅아일랜드의 연안)



와이키키에서의 가족 사진


4박 6일 간의 하와이 여행을 마치고, 쿤과 다다다, 콩이는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다다다가 잠이 안 오는지, 콩이를 안고 있는 쿤을 불렀다.


"쿤아."

"왜.."

"안 되겠다. 자기 취업해라.."

"뭐??? 아니 왜 마음이 바뀌셨나?"

"사업이라는 게 도 아니면 모잖아.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둘 중 한 사람은 정사원으로 있어야, 마음이 놓일 거 같아서.

 그러니까, 자기 취업해라.."

"ㅜㅜ (아~ 정말~~)"


이렇게 해서 쿤의 본격적인 이직(전직)활동이 시작됩니다.

 

(이어지는 글)

(04) 일본 이직 첫걸음 -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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