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찍고 쿤과 다다다 :: 일본에서 산 떡볶이 50인분이라더니 고작 4인분???

먹을 것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뭐니 뭐니해도 양보다 질이지"
"질도 중요하지만 양이 어느 정도 되어야지"

나도 한국에 살 때는 이런 말을 참 많이 했었다. 그런데 일본에 와서는 좀처럼 저런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대신 이런 말을 자주 하게 되었다.

" 에게게게게~ 이거 누구 코에 붙여.."
" 이게 1인분이야? 양이 왜 이렇게 적어.."

 우리 나라 사람이 유독 양과 질의 대한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비교할 만큼의 양과 질이 존재하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일본에서 나는 질을 논할 여유도 없이 양을 논하다가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많이 먹지도 않으면서, 여전히 부실한 일본의 밥상에 불만이 생기곤 한다.

내가 처음 일본에 왔을 때가 떠오른다. 장을 볼 때마다 한 개씩 파는 과일이나 야채가 일반적이라는 점이 참 신기했었다. 간혹, 세트로 포장해 놓은 것이 있어도 그 양의 격미함에 놀라곤 했다. 또, 식당에 가도 푸짐하게 나오는 한국에 비해, 반찬 하나하나까지 돈을 주고 시켜야 하는 일본의 심플한 밥상을 보고 있자면, 왜 이렇게 야박한가라는 생각도 들고 한편으론 그래서 일본인들이 소식을 한다고 하는건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찌되었든 이런 다른 환경 속에서 자란 한국인과 일본인이다 보니 양에 대한 생각의 차이가 다른 경우가 참 많다. 그로 인해 생기는 에피소드도 참 많다. 그 중에 하나를 소개하려고 한다. 

 아마, 작년 일일 것이다. 근처에 사는 시동생 내외랑 우리집에서 떡볶이를 만들어 먹기로 했다. 떡이랑 몇 가지 재료는 시동생이 한국 식료품점에서 사오기로 했다. 재료를 다 샀다며 출발한다는 전화가 걸려왔고, 전화를 끊은 쿤이 한다는 말이..

"동생이 떡볶이 50인분 만들 수 있는 거 사 온대.."
"뭐 50인분? 일본에도 그런 큰 떡볶이를 팔아??  잘 됐네. 남으면 냉동실에 넣어놨다가 나중에 먹지 뭐."

한 시간 후, 시동생 내외가 도착을 했고, 올려놓은 냄비에 얼른 떡을 넣어야겠다는 생각에 짐을 받아들고 부엌으로 향했다. 봉지에 있는 떡을 꺼냈는데,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50인분이라더니 1키로짜리 떡 한 봉지가 달랑 하나 있었던 것이다.

이게 당시 시동생이 사왔던 1키로 짜리 떡볶이!! 이게 50인분???  

" 50인분 샀다고 하셨죠?"
" 네, 왜요? "
" 근데, 떡이 1키로 짜리 하나네요. 우리 넷이 한 번 먹으면 끝날 것 같은데.."
" 뭐라고요? 뭐야, 이자식 50인분이라고 하더니.."
" 그 점원 일본인이죠??"
" 네...맞아요.."

그랬다. 우리한테 평범한 떡 한봉지가 일본인의 눈에는 대량으로 보였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 자체적으로 만들어 파는 떡볶이를 보거나, 일본에 있는 한국 식당에 가서 떡볶이를 시켜보면, 왜 저 떡볶이가 50인분이 되는지 짐작이 간다. ㅋㅋ

   일본슈퍼에서 산 떡볶이. 떡볶이 9개+소스 한 개가 일인분. 총 2인분의 모습.                                  봉지에는 큼지막하게 2인분이라고 써 있음.

 

결국 우리는 일본 점원이 50인분까지 가능하다는 떡볶이를 한번에 다 먹어치워 버렸다. 우헤헤헤..

한국인들과 일본인들 사이에는 이렇듯 양의 차이가 존재하다보니, 한국과는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나에게 한국어를 배우는 일본의 아주머니들은 내가 과일 킬러라는 사실을 알고, 과일 선물을 자주 해주시는데, 그것은 대부분 배 두 개, 망고 한 개, 포도 한 송이 이런 식이 일반적이다. 아주 간혹 한 박스를 받기도 하는데 한국에 비하면 참 작은 박스다.  

오키나와(고향)에서 온 거 라며 주신 망고 한 개 

가장 인상깊었던 과일 선물은 집 마당에서 키웠다며 가져온 유기농 미니 토마토 3~4개, 오디? 3~4개가 귀엽게 포장된 작은 컵 두 개였다. 정말 귀엽고 앙증맞아서 먹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망설였던 기억이 난다. 

집 마당에서 키웠다며 주신 선물

또 한 번은 내게 한국어 개인지도를 받는 40대 아주머니가 내게 보여줄 게 있다며 반찬 뚜껑을 열어 보였다. 안에는 5장 쯤으로 보이는 깻잎이 담겨 있었다. 이게 뭐냐고 하니, 친구(일본인)가 직접 담궜다며 선물해 준 깻잎 무침이라는 것이다. 그다지 크지도 않은 반찬통이 간소한 깻잎으로 인해 엄청 커 보였다. 한국에서 보내 온 친정엄마표 깻잎이라도 좀 드릴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안쓰러움과 귀여움이 동시에 느껴졌다.  

그러고보니, 내가 그동안 일본인에게 선물을 할 때마다 자주 들었던 말이 있는데 "이렇게 많이 주셔서~~" 라는 말이다. 그렇게 많이 준 적도 없는데 매번 들었던 저 말은 정녕 빈말이 아니었던 것 같다.  

반대로 한국에 자주 가는 일본인들이 농담처럼 하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가르쳐줘도 은근히 쓸 일이 없는 한국어가 있다며... 바로 " 더 주세요~!!" 라나 뭐라나..

한국의 푸짐한 밥상이 그리워지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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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하루
    2012.10.05 00:51

    일본음식이 양이 적은 것 같지만 여행가서 돈부리나 라멘을 먹어보니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놀란 경험이 있어요 ㅋ
    하지만 떡볶이 50인분은 정말 대박이네요 ^^; ㅋㅋㅋ
    중국사람들은 아마 저 떡볶이 일킬로를 이인분이라고 포장해서 팔거예요 ㅎㅎ

  3. 셜록홈즈
    2012.10.05 07:12

    헉.......일본인들 무지 소식하던데....그래서 뚱뚱한 사람이 적고, 장수하나 봅니다. 하지만 저건 너무하다 싶네요.......도대체 일본인들은 이슬만 먹고 사는지....그래서 일본인들 체구가 작고, 마르고.....그런가 봅니다. 키도 작고....많이 먹어야 키도 크는데.......

  4. 영원하라 수원
    2012.10.05 09:06

    저거 나 혼자 다 먹는 양인데...
    내가 50인분을 먹는 사람이었다니 ㅜㅜ

  5. Favicon of https://cfono1.tistory.com cfono1
    2012.10.05 17:24 신고

    음식 낭비도 없겠고 살찔 염려도 덜해 보이지만 그리 선뜻 손이가진 않을 것 같아요


  6. 2012.10.06 10:38

    비밀댓글입니다

  7. 퍼플왕자
    2012.10.11 23:14

    일본에서는 한국의 떡볶이가 떡꼬치 같은 300원 짜리 간식용으로 인식하는 것 아닐까요?? 우리나라에서는 포창마차 1000~1500원(요즘 가격은 모르겠지만..) 우리가 먹는 떡볶이는 한끼라고 생각될 정도로 양이 많잖아요. 애초부터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매운것에 약해서 떡볶이 많이 먹지도 못하니간..

  8. 소식?
    2012.10.17 12:01

    일본 음식점에서 음식 사먹으면서 양이 적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적 없는데...
    물론 일본인들이 손이 작아서 남한테 뭔가를 줄때 절대 많이 주진 않지만
    먹는 양 자체가 적은 건 절대 아닌데요.
    오히려 너무 푸짐한 편이라 사먹는것마다 남겼던 기억이...

  9. Favicon of https://www.supark.co.kr 연한수박
    2012.10.26 07:03 신고

    재미있네요 ㅋㅋ
    선물도 참 앙증맞고 귀엽달까요?
    적당히가 좋은데
    우리는 넘치게 주는 편이고 일본은 좀 부족한 듯 주는 것 같아요^^

  10. Favicon of http://dolcompany.com dolcompany
    2012.10.26 13:40

    공감 합니다. 아직까지도 일본에서 떡볶이를 만들어 먹지 못했네요. 떡도 비싸고 고추장도 비싸고. 중요한 것은 양이 정말 너무 적어요. 떡볶이가 어떻게 생겼다 맛만 보게 만들수 밖에 없을거 같아요.

  11. Favicon of http://elsen.kr 엘센
    2012.11.05 23:15

    1kg을 50인분이라고하니 헛웃음이 나오긴 합니다만
    우리처럼 식사로 먹는게 아니고 코바치같은것에 몇조각 담아서 반찬이나 디저트처럼 먹기 때문일듯하네요.
    사실 일본인들이 소식한다고해도 산처럼 담아주는 식당도 드믈지 않죠.
    타베호가 있는 가게도 많고요.

  12. scathe
    2014.06.23 07:25

    사실 다른건 접어두고 한국식당의 반찬문화는 싫어요. 세상에 공짜는 없는게 진리이고 결국 그 반찬값은 우리가 내는 돈에 포함되어 있는게 당연하고 남기면 음식물 쓰레기로 간접세를 올리는 주범이 되는(이미 되어 있죠) 반찬으가격만큼 정작 내가 원했던 본 음식의 퀄리티가 떨어져 있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거든요 ㅎ

    • 로얄바나나
      2018.02.2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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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일본음식 가격이 우리나라 보다 비싸죠 우리나라 오므라이스는6000원 안밖인데 비해 일본은 750엔 약 7500원을 보통으로 하니 우리나라가 싼거죠

  13. 반가워요
    2018.02.11 10:37

    얼마전 요코베니 마트(이도요카도계열 슈퍼)에 갔더니 떡국이 있더라구요.한봉지에 20개 들었으려나ㅋㅋ
    혼자서 이걸 누구코에 붙여? 이러고 웃었답니다^^


  14. 2018.02.20 23:42

    저도 얼핏들은 것이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일본인들은 좋은 것은 압축된 정수?라는 문화가 있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점점더 조그맣게 압축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떡볶이는 모르겠지만 과일 선물 문화는 그런게 아닐까 합니다!

  15. ㅎㅎ
    2018.02.23 14:07

    아...저도 일본에 가 봤는데 정말 양이 적어서
    고생한적 있죠 그말 100%동감 합니다!!

  16. 오므라이스
    2018.02.23 15:06

    도대체 한국에 어디서 오므라이스를 6천원에 판다는거죠..

  17. 휴ㅠ
    2018.02.23 18:55

    강남권에 오무라이스 분식집가도 7500원 입니다... 일본 퀄리티따라가려면 12000원 이상도 생각하셔야되고요. 한국 하나도 안싸요. 퀄리티와 맛 생각하면 일본이 훨씬 싸다고 생각드는데요.

  18. 슝슝
    2018.02.24 08:45

    이 싸람들이 6년전 게시글에 2018년 물가를 가지고 들이밀다니.... ㅡㅅㅡ

  19. 나그네
    2018.02.24 10:29

    이거 바로 전의 글이 카카오톡 채널에 올라와서 그래요 ^^ 저도 카카오 채널에서 보고 들어왓는데 재밌어서 잘보고 잇네요.

  20. 좋아요
    2018.02.24 20:04

    저도 한국인이라서 그런가요~손이 커요~^^ 중국 한국 일본 스케일 차이가 있기는 하더라구요~^^ 세대별 차이도 존재하구요~

  21. 진우
    2018.02.25 08:39

    한국 중국 일본
    식문화 많이 달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