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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본을 다니다

네비게이션이 알려준 경악스럽고 무서운 길

지난 주말,, 쿤과 다다다는 나라에 있는 요시노(吉野)온천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가는 온천이었던지라, 설래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더랬죠...
간만의 나들이에 온천으로 직행하는 것은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라 시내를 둘러보고, 오후 4~5시 경에 온천에 도착하는 여정으로 일정을 잡았답니다..

아침 8시 경에 집을 나서서 나라 토다이지(東大寺)를 둘러보고, 훼미리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은 뒤, 호류지(法隆寺)에 들려서 금당벽화를 보고 난 뒤에 온천으로 향했지요.. 온천까지 가는 길이 초행길이었던지라 의지할 것은 오로지 네비게이션 뿐이었습니다... 평상시에는 잘 안 쓰지만, 오지의 길을 달릴 때 유용하게 쓰이는 것이 바로 네비게이션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다고 했었나요...??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길로 갔다가 정말 무서워서 혼났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풀어보려합니다..

먼저 아래에 있는 지도를 보시죠...



위에 있는 지도에서 빨간색 핀이 있는 곳을 출발하여 보라색 핀이 있는 곳까지 가려면, 어떻게 가는 것이 좋을까요...??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169번을 타고 내려와서 39번을 타고 가는 방법도 있고, 169번과 222번도로가 만나는 곳에서 吉野CC 를 지나 比曽寺跡 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리고, 269번 도로를 타고 내려와서 吉野CC → 比曽寺跡 를 지나는 방법도 있죠...


쿤이 운전을 하면서 온천까지 가는데, 네비게이션이 알려준 길은 바로 269번 도로를 타고 내려와서 吉野CC → 比曽寺跡 를 지나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런데 저 269번 도로는 정말 소름 오싹한 무서운 길이었습니다... 이곳에는 사진을 올리고, 마지막에 동영상을 올려보겠습니다..

빨간핀이 있는 지점을 지나자, 네비게이션에서 좌회전하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더군요... 초행길이라서 절대적인 명령입니다.. 당연히 안내에 따라서 좌회전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달려도 차가 보이질 않았습니다.. 조금 불길한 느낌이 들더군요..


다다다도 처음 가는 길이라 그런지 적대적으로 네비게이션을 믿더군요...


그런데, 2~3분 정도를 달렸는데, 차는 보이지 않고, 날씨는 흐려지고 안개까지 끼더군요.. 게다가 길은 구불구불 해 지고,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쯤 되니, 정말 이 길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다다는 여기까지 왔으니까 그냥 가자고 합니다.. 그 말을 듣고는 돌아오는 한이 있어도 가 보자는 오기가 생기더군요...


조금 더 가니 차선이 없어지고, 길이 좁아집니다.. 게다가 양 옆으로 길쭉~한 나무까지 있어서 길이 어둡게 느껴지더라고요.. 네비게이션에서는 전방에서 오른쪽으로 진입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분기점이 있나봅니다..


분기점을 지나자 내리막 길입니다.. 지금까지 산을 넘어왔나 봅니다.. 그런데, 일반도로인데 양 옆에 풀이 많습니다.. 게다가 도로까지 풀이 자라있습니다.. 관리가 안 되는 도로이거나, 통행량이 극히 적은 도로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신나게 도로를 따라 내려가자, 다시 차선이 없어지더니 나무 숲으로 이어지는 길이 나오더군요.. 터널은 아니고 숲속으로 들어가는 블랙홀 같은 길이었습니다.. 겁도 났지만, 길이 이거 하나인지라 그대로 달렸습니다..


으악~~ 정말이지 깜깜한 숲길입니다.. 이런 숲길에 도로가 나 있고, 그 도로가 네비게이션에 등록이 되어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라이트를 떠 보니 한길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게 국도라는 게 말이 되나요..??


핸드폰 전파도 안 뜬답니다.. 게다가 네비게이션을 보니, 우리가 타고 있는 차는 길을 벗어나서 숲 속에 있더랍니다.. 여기서 사고나면 정말 끝장이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갑니다.. 아~~ 저때의 오삭함이란, 지금도 아찔합니다..


정말이지 곰이나 귀신이 나올 것 같습니다.. 달려도 달려도 변함이 없는 숲길에 빠져서 귀신에 홀렸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다다다의 공포도 극에 달합니다.. 언제 이 길이 끝나냐며 보챕니다.. 허나 방법이 없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신 바짝차리고, 일단은 달리고 봐야 합니다..


조금 더 달리니 또 다시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이제 네비게이션의 안내를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그래도 우회전을 하니 왼쪽으로 들어가는 길이 보입니다.. 결국 네비게이션의 말을 안내하는 길을 따라 달립니다..


그런데,,, 여기도 숲입니다.. 중간중간에 집도 보이기는 했지만, 뭔가가 튀어 나올 것 같습니다...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서 10여분을 달리니 겨우 일반도로가 나옵니다.. 죽다가 살아난 기분이라는 게 조금은 이해가 되더군요...


너무나 오싹한 체험이었기에, 온천에 도착해서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쿤과 다다다가 달려온 길은 안내가 되질 않더군요.. (흐미)

스마트폰이 검색한 길.. 269번 도로는 빠져있습니다.. 뭔가 이유가 있어서겠죠...??

여튼, 이제는 네비게이션도 못 믿는 세상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