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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본을 다니다

1년에 한번 핑크빛으로 물드는 고베 포트타워

 남편과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자주 바람 쐬러 고베 항구 하버랜드로 나간다. 
바다하면 마음먹고 나가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살았던 나에게 이렇게 가까이서 언제든 볼 수 있는 바다옆에 산다는 건 큰 행복이 아닐 수 없다. 고베항의 바다를 좋아한다고 하면 일본 친구들은 하나같이 "그건 아름다운 바다축에도 못 끼는데..." 라며 비웃는다. 일본에는 그만큼 끝내주는 바다가 많고, 섬사람인 일본인들의 눈은 나보다 한 단계 위인 것 같다.


 아무리 그렇다해도 나는 하버랜드 고베항의 바다가 참 좋다. 이 곳 하버랜드는 고베에서 가장 알려진 관광지로서 간사이를 여행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 쯤 들리는 곳이다. 동시에 고베에는 볼 것이 하버랜드의 고베항 밖에 없고, 오사카나 교토 여행 길에 두어 시간 짬을 내면 '고베 관광의 모든 것이 끝난다'라는 오해를 사기도 하는 곳이다. 그만큼 고베하면 알려진 곳이 고작해야 하버랜드를 기준으로 한 몇 군데가 다인 것을 볼 때면 고베 시민으로서는 안타까울 때도 많다. 고베는 작지만 고베시가 들어가 있는 효고현은 오사카, 교토 몇 배로 크며 그 안에 숨은 관광지 또한 참 많기 때문이다. 고베 출신 친구들과는  '이런 점이 참 억울해' 라고 자주 이야기하곤 한다. 

 현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알려줄 만한 정보는 없을까 나는 늘 고민을 한다. 고베를 비롯한 효고현의 구석구석을 다녀봤고 그 곳의 사진이 넘쳐나면서도 섣불리 포스팅하지 못하는 이유도 그것일 것이다.

 오늘은 큰맘 먹고 고베의 심볼 포트타워에 대해 포스팅하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고베 하버랜드를 다녀갔기에 그 포스팅 수는 어마어마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트타워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거의 없는 것을 볼 수 있다.
 

 포트타워는 쇼와 36년(1963년) 3월 고베시 선객대합소에서 건설이 시작되었다. 그때, '대합소 옥상에 높은 전망대를 만들어서 항구나 배를 보면서 사람들이 기다릴 수 있도록 만들면 어떨까' 라는 안이 나온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전체적인 균형, 높이, 디자인에 대한 합의를 거쳐 하나의 독립된 탑을 건설하는 것이 좋다는 결과에 이르렀고 지금의 포트타워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원래는 은색 이미지로 만들 계획이었지만 흐린 날 방해가 된다 등의 여러 이유를 근거로한 항공법상의 문제로, 산의 녹색, 하늘과 바다의 파란색에 딱 어울릴 빨간색(안쪽은 흰색)으로 결정되었다고 한다. 

 어떤 모양으로 만들까를 두고 많은 전문가에게 자문을 얻은 결과 여러 아이디가 나왔고, 그 중에서 일본 전통 악기인 북을 이메지한 강철관으로 결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얼핏 보면 단순한 북 모양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오랜 시간을 걸쳐 철저하고 치밀하게 고도 계산되어 만들어진 형태라고 한다. 얼마나 고도하게 계산되어 만들어졌는지는 한신 아와지 지진(진도 7도) 때 꿈쩍도 안하고 건재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렇게 강력 지진에도 한치의 흔들림이 없었던 것은 지상보다 지하에 무게를 두어 만들어졌다는 점과, 언젠가 있을 지진을 대비하여 몇 번이나 작은 실험을 거쳐 건축했기 때문이란다. 
 또, 잘 보면 쇠파이크가 비스듬하게 조합되어 있는데 이것을 멀리서 보면 부드러운 커브의 굴곡으로 보인다고 한다.


              4,5층 전망대  매점, 3층 전망대  회전까페, 2층  전망대로 가는 엘리베이터, 레스토랑, 1층 매점, 티켓 판매소,
              별관 1층 단체전용레스토랑, 가게

포트타워 전망대에 올라가서 보면 어디까지 보일까?
날씨가 좋으면 동쪽은 오사카, 서쪽은 아와지시마, 남쪽은 간사이공항, 북쪽은 롯코산 능선까지 보인다고 한다.



자, 그럼 잠시 하버랜드의 포트타워를 감상해 보시라. 참고로 이 사진들은 1~2년 전 사진이다.



  최근에는 약 7,000 여개의 LED라이트를 달아 새롭게 변신하였다.
개인적으로는 붉은 빛만 도는 예전의 포트타워가 훨씬 좋지만....쩝!!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이 그럴 것이다.  뭐가 특별해..다~~아는 정보라구~~!!

사실은 현지 거주자가 알려주는 특별한 정보는 여기서 부터이다. 주목~!!!

 빨간빛으로 대표되는 고베의 심볼 포트타워가 1년에 딱 한번 핑크빛으로 물드는 날이 있다.  



 10월 1일이다. 이것은 일본의 암협회 주관, '핑크리본페스티벌 운영위원회'가 주최하는 유방암 조기발견을 위한 계몽운동의 날이다. 원래는 북 모양으로 건축되었지만, 어찌보면 리본과 닮아 있어 리본 페스티벌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핑크리본페스티벌이란?
 '핑크리본'은 유방암 조기 발견, 조기진단, 조기치료의 심벌 마크로, 1980년대에 미국에서 유행하였다. 일본에서는 16명 중에 1명꼴로 유방암에 걸리며, 그에 따라 관심도 커졌지만, 자기와는 상관없는 문제라는 인식 때문에 검진율은 현저히 적은 상황이다.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은 암임에도 불구하고, 사망자수는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결코, 다른 사람의 문제가 아닌 자기의 문제로 받아들이자는 취지하에 2003년부터 '도시' 와 '사람' 이라는 컨셉으로 핑크리본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일본는 고베 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 타워가 있다. 대부분이 붉은 색이다.
그래서인지 핑크색 타워가 마음에 쏙 든다. 1년 내내 핑크빛이면 좋겠다.

 그리고 나의 오늘도 핑크빛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오늘 하루쯤은 핑크빛 포스팅으로 빛나주길 희망해본다. 으흐흐흐..

고베 야경에 대한 포스팅은 여기를 클릭 [여행/일본을 다니다] - 일본 1,000만불짜리 야경에 대한 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