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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문화)/다다다가 보는 일본

놀랍고 재미있는 일본인들만의 제스처 (손가락 편)

 어디서든 한국인과 일본인은 명확히 구별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사람이 많다.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느냐고 하면 옷이나 머리 스타일이나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일본인들의 분위기라고 하면 조용함, 조심스러움 등도 있겠지만 한국인과는 다른 그들 특유의 제스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늘은 일본에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인과는 다른 일본인들 만의 독특한 손의 언어에 대해 포스팅해보고자 한다.

'저요?' 라고 할 때

작년에 나는 한 고등학교에서 일한 적이 있다. 일본에서 살기 시작한 지 2달 만이어서 모르는 게 많을 때였다. 수업이 시작되었고 이름부터 제대로 외워야겠다는 생각에 출석을 부르는 일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었다. 하루는 출석을 부르는데 내가 이름을 잘못 말했는지 아무도 대답을 안 하는 것이었다. 다시 한번 이름을 부르며 아이들을 바라보는데 한 아이가 검지로 '코'를 가리키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서 다가가서,
 
'왜 그러니? 코가 왜? 혹시 코가 아프니? "

아이는 아니라며 막 웃었다. 이런 오해가 생겼던 이유는 '손의 언어'가 달랐기 때문이다.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지 명확하지 않을때 '혹시 저요?' '제가' 라고 말하고 싶을 때 여러분은 어떤 동작을 취하는가? 지금 직접 취해봐도 좋다. 그리고 아래의 그림을 보기를 바란다. 

                                     한국은 손을 더 펴모아 가지런히 하죠? 그림이 좀 미흡하네요~!

▶ 자기 자신을 가리킬 때, 일본인들은 검지 손가락으로 자신의 코를 가리키는 반면, 한국인은 손을 가지런히 모아 가슴 쪽에 손가락 끝이나 손을 살짝 올려놓는다. 

정면에서 보면 아래와 같은 모습이다. 

                      '저요' 라고 말할 때 일본인들의 손가락 언어. 손과 코 사이의 거리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화면에 나온 일본어를 번역해보면, [일본인에 대한 외국인들의 의문] '일본은들은 왜 자신을 가리킬 때 코를 가리킬까?' 
 
             방송을 직접 보지는 않아서 방송 내용은 잘 모릅니다. ㅋㅋ

일본오기 전에 일본 드라마만 미친듯이 2년을 봤었다. 그런데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학생과의 출석부 사건 이후에 다시보니 드라마든, 현실이든 빈번하게 볼 수 있는 일본인들의 제스처라는 걸 알수 있었다. 일드를 보시는 분들도 찾아보시길..


숫자를 나타내는 방법도 달라
     
한국과 일본은 숫자를 나타내는 손의 언어에도 차이가 있다.
'이거 몇 개? 혹은 '몇 살?' 이라는 질문에 6개, 7개, 8개, 9개라고 대답하고자 할 때 여러분은 어떻게 표현하는지 지금부터 손가락을 꺼내 잠시 해보자. 손바닥을 상대방을 향한 상태에서 양 손을 펼치고 표현하지 않았는지..숫자 6을 가리킬 때는 6번째 손가락을 엄지로 하느냐 검지로 하느냐의 차이는 나라별, 사람별로 다른 것같다. 우리 나라 같은 경우는 검지보다는 엄지가 많은 것 같다.

자, 그럼 일본은 어떻게 표현할까?

                 별표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의 그림이 잘 안 보이므로 밑에 그림과 비교해서 볼 것.

▶한국인의 경우 숫자 6부터는 양 손을 펼쳐 놓고 표현하지만, 일본인들은 한 손바닥을 편 상태에서 다른 손의 손가락을 하나씩 늘려 바닥 위에 올려놓는 방식으로 표현한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숫자를 저렇게 표현하는 것을 보고 내가 한 말은,

'너 혹시 경매같은 거 하니?' 였다. 

평소에 예닐곱살의 아이들이 자신의 나이를 나타낼 때 꼭 이용하는 양손가락을 보고 참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일본인들의 방식은 아이들과는 좀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끼는 건 나뿐인가? ㅋㅋ

일본인들도 열손가락을 양손으로 펼쳐서 숫자를 표현해도 이해는 하지만 잘 사용하지 않는것 같다.


가위바위보와 쟝켄뽕(じゃんけんぽん、じゃんけん)

전 세계인(?)의 공통 게임! 가위바위보. 제스처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손가락으로 하는 게임이라고 할까.
어쨌거나, 일본인들도 이 게임을 상당히 좋아하는 것 같다. 작년 수업 중에 아이들과 가위바위보를 해서 순서를 정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내가 '가위'를 내자 아이들이 모두 어이없다는 듯이 웃는 것이었다.
왜 웃엇는지 설명하기 전에 먼저 다음 그림부터 보시라.

                                                  AKB48이라는 일본 그룹의 가위바위보 대회는 매우 유명하다.
                                                  48명이나 되는 대그룹이다보니 누가 좋은 자리에 설 것인가?
                                         누가 노래의 중요 부분을 부를 것인가? 등등을 가위바위보 대회를 통해 정하는 것.
                                              아래 그림은 1973년 나온 '가위바위보[ 라는 한국영화의 한 장면이다. 


위 사진은 일본의 가위바위보이고, 아래의 두 가지 사진은 한국의 가위바위보이다.

▶'가위'에 주목해서 보라. 일본은 검지와 중지를 이용한 가위만을 이용하지만, 한국은 엄지와 검지를 이용한 총 모양의 가위도 이용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아이들이 웃은 이유는 내가 편 엄지와 검지를 이용한 가위의 모양 때문이었다. 아이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그런다.

아..선생님, 그건 총이잖아요.

어..나 가위 낸 건데.

에~~그게 무슨 가위예요?

한국에서는 이거 엄연히 가위거든.

그래요?? ㅋㅋ

일본에서는 엄지 검지를 이용한 '가위'는 없었던 것이다, [세계 가위바위보 대회] 규칙을 찾아 보니 검지와 중지를 이용한 가위만이 인정되고 있었다. 엄지 검지를 이용한 가위는 어쩌면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두 가지 방식이 아직도 이용되긴 하지만, 최근에는 한국도 젊은 층일수록 검지 중지를 이용한 가위를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가위바위보에 대해 조금 덧붙이자면 한국과 일본은 하는 방식도 조금 다르다. 한국은 '가위바위보' 를 외치며 일제히 뭔가 하나를 내면 되지만, 일본은 '처음은 주먹, 가위바위보' 라고 외치기 때문에 처음은 주먹이라고 외칠 때는 일단 주먹을 내줘야 한다. 처음은 주먹이라고 외칠때 가위 내거나 보 내면 면박당한다. (많이 당했으며 지금도 당하고 있다.)

기타


'아니에요' 라고 말할 때

한국인들은 '아니에요'라고 말할 때 고개를 흔들기도 하지만, '안녕'이라고 말하는듯 손바닥을 상대방을 향해 흔든다. 이에 비해 일본인들은 손바닥을 턱과 어깨 사이에서 비스듬히 세워 가볍고 빠르게 흔든다.
 
                     그림의 손의 위치가 조금 멀다. 실제로는 어깨나 얼굴쪽으로 가까이 가야 한다. (적당한 그림이 없다보니..흑흑)


웃을 때
                                                                            왼쪽이 일본 오른쪽이 한국

사실 이건 내가 직접 겪은 건 아니고 이 포스팅을 위해 찾다보니 나온 자료이다. 일본인과 서양인의 웃는 방식이라고 해서 정리해 놓은 그림인데, 생각해보면 한국도 왼쪽보다는 오른쪽에 가깝지 않나 싶다.

또, 한국인의 웃는 모습에 대해 작년에 가르치던 학생들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선생님, 한국 여자애들은 왜 웃을 때 입을 손등으로 가려요?

생각해보니, 한국 여성의 경우 웃을 때 입을 손바닥으로 가리기도 하고 간혹 손등으로 가리는 경우(특히 여중생,여고생)도 있는 것 같다.


밥 먹기 전에


너무 유명해서 설명할 것도 없는..'잘먹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손동작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젓가락을 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한국은 밥 먹기 전에 특별히 하는 손동작은 없는 것 같다. 집에서 아버지가 수저를 드시거나 집안 어른이 '자 이제 먹자' 라는 한 마디의 말씀에 따라 먹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다.


손가락으로 살펴본 일본의 언어 재밌으셨나요?
혹시 더 추가할 것이 있거나 잘못된 것이 있다면 댓글에 달아주세요. 

언젠가 2탄도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