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를 영토문제로 비화시키려는 일본의 꼼수가 치졸해 보이는 요즘입니다. 이 대통령의 독도방문과 박종우 선수의 피켓 세리머니를 물고 늘어지는 일본은, 지금을 독도반격의 기회로 보고 대대적 공세를 퍼 붓고 있습니다. 게다가 일본정부는 일본국내의 정치적 문제로 인한 일본국민의 불만과 불신을 종식시키고, 국민적 대지지를 얻는데 독도보다 좋은 당근이 없기에 그 수위는 높기만 합니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그리고 국제적으로 이슈가 되어버린 독도...!!! 그리고, 그 독도를 "다케시마"라 부르는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일본유학 시절에 "다케시마는 일본땅"이라 말하는 일본의 초등학교 5학년 아이를 칭찬했다고 말한다면,,, 아마도 저(쿤)는 우리나라 국민의 대역적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칭찬을 했습니다.
자 그럼 왜 칭찬을 했는지 그 이유를 풀어보겠습니다.
1998년에 일본유학을 시작한 쿤은 해마다 3~5개의 일본의 초등학교를 방문하면서 일본의 학생들에게 한국을 알리고, 한국을 소개하곤 했습니다. 이러한 행사는 일본어 학교나 대학에서 소개를 받았는데요,,, 금전적 보상도 없는 이런 행사에 앞장서서 나갔던 이유는, 우리나라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오해를 가진 학생이 있다면 바로잡아 줄 수 있는 찬스라는 작은 애국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2006년 가을...
쿤은 10명 남짓의 다른 외국인들과 일본 '카나자와(金沢;石川県)'에 있는 한 초등학교를 방문했습니다. 방문했던 학교의 교장선생님은 아이들이 외국인을 만나고 이야기를 하므로 해서, 세상에는 일본 이외에 많은 나라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고자 외국인을 초청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한 명의 외국인을 선택해서 그 나라의 이야기도 듣고, 그 나라의 민속놀이도 해 보고, 일본의 문화도 외국인에게 가르쳐주면서 문화교류 시간을 가졌습니다. 같이 점심도 먹으면서 15명 정도의 아이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더랬죠..
그런데,,,,
점심을 먹고 아이들에게 보여줄 한국에 관한 파워포인트 파일을 훑어보고 있는데, 5학년 여자 아이가 책을 한 권 들고 쿤에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멈칫멈칫 하다가 느닷없이 꺼낸다는 한마디...!!
あ〜の〜.... あたし、竹島と申します。
(저..기...... 저는 다케시마라고 합니다..)
아~ 정말 지금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뭔가 억울하고 분한 듯한 얼굴로 두 눈을 부릅뜨고 당돌하게 꺼낸 그 한 마디..!! 그 때의 기분요..?? 이 무슨 바나나 먹다가 이빨 빠지는 소리하나 싶었더랬죠..
일본에서 독도에 본적을 두고, 성을 다케시마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말은 들었지만, 일본생활을 하면서 처음 만나는 '다케시마'라는 성을 가진 사람이었거든요.. 게다가 초등학생이었고, 그 학생이 당당히도 제 앞에서 자기 이름을 말했으니, 너무 어이가 없었답니다.. 한 대 콱!! 쥐어 박고 싶었지만, 상대가 상대인 만큼 쓴 웃음을 지으면서 받아주었더랬죠...(속은 끓었지만...)
아~ 그래요..?? 반가워요..
...쿤님은..다케시마가 어느 나라 섬이라고 생각하세요..??
(아 정말..) 글쎄요.. 학생이 조금 더 커서 어른이 되고, 근대사 공부를 많이 한다면, 다케시마가 아니라 독도라는 것과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것을 알 거예요..
아니에요.. 우리 아빠가 그러는데, 동해(donghea)에 있는 독도는 한국 땅이고, 다케시마는 일본땅이랬어요..
동해(donghea)..??
뜻하지 않게 그 학생의 입을 통해서 들었던 동해(donghea)...!!
일본해(日本海)가 아니라 동해(donghea)라는 생각지도 않은 반전에 그 아이와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아버지로부터 다케시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했습니다.. 다케시마는 소녀의 선조(先祖)들이 살았던 일본땅이고, 그 섬에는 지금도 100명 남짓의 일본인들이 평화롭게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손에 들고 있던 지도책을 펼쳐서 보여준 다케시마(竹島)는 쿤지 30년을 살면서 보도 듣도 못한 곳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소녀가 말한 다케시마(竹島)는 우리의 독도가 아니었고, 일본 큐슈에 있는 가고시마현(鹿児島県) 남부에 있었습니다.. 다케시마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그 곳에 대나무가 울창하기 때문이라 하더군요.. 그리고, 일본 정부가 말하는 동해(donghea)에 있는 다케시마(竹島)에는 대나무가 없다고도 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소녀가 아버기에게서 들었고, 절대로 다른 일본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하면 안된다고 신신당부를 하셨다고 합니다..
외국인 초청 문화교류를 할 때, 소녀는 아버지의 배려로 쿤의 반으로 왔고, 혹시나 시간이 된다면, 독도와 다케시마 이야기,,그리고 일본에는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양심세력)이 있다는 것을 전해 달라고 했다고 하더군요.. 일본에 살면서 처음으로 만났던 양심세력,,아니, 소녀는 그 양심세력의 딸이었습니다.. 소녀는 일본해가 아닌 동해, east sea 가 아닌 동해(donghea)로 알고 있었고, 우리가 말하는 독도(獨島)에는 대나무(竹)가 없다는 것도 쿤에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 얘기를 듣는데, 어쩌나 부끄럽던지..
이 글을 쓰는 쿤은 당시까지 독도가 돌섬이고, 동도와 서도로 나뉘어진 두개의 섬이라고만 알고 있었습니다.. 독도에 대나무가 없다는 것은 소녀에게서 처음 들었던 사실이었거든요..
그 소녀 덕분에 일본에 진정한 다케시마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일본이 대나무도 없는 독도를 다케시마라 부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거짓이라는 것도 새삼 느꼈답니다...
하지만, 소녀는 시험을 보거나 친구들과 이야기를 할 때는 동해(donghea)가 아닌 일본해(日本海)라고 답을 쓰고, 이야기를 한다고 했습니다.. 어렵거나 헷갈리지 않냐고 물었는데, 자기만 진실을 안다는 것이 즐겁다고 하더군요.. 쿤은 아이의 머리를 스다듬으면서 말했습니다..
너는 머리가 좋고, 너의 아버지는 역사를 바로 아시는 분이구나..
그래,, 독도는 한국땅이고, 다케시마(竹島)는 일본땅이다..
교류회를 마치고 일주일 정도가 지났을 무렵, 쿤과 교류회를 했던 아이들에게서 편지가 왔었습니다.. 학교에서 단체로 보낸 편지였습니다.. 아이들은 A5 용지에 그 날의 감상과 이름을 적어주었는데요, 그 소녀가 적어준 편지 중에서 기억에 남는 한 귀절이 있습니다.. (편지도 올리려고 열심히 찾아봤는데, 행방이 묘~합니다..)
제가 어른이 되면, 한국과 일본은 좋은 친구가 될 거예요..
그 아이가 지금 고 2가 되어 있을텐데, 일본의 억지로 꼬이기만 하는 한일관계가 안타깝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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