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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문화)/쿤이 보는 일본

절전(節電) 때문에 생활패턴이 바뀌는 일본인들

일본 동북지방의 대지진이 일어난지도 오늘(06/18)로 100일이 되었습니다.
연일 들려오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소식에 100일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일본에서 귀가 따갑도록 들리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절전(節電)' 입니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문제를 시작으로 일부 원전 가동이 중단되면서 전기의 공급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절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전기를 아끼자'는 캠페인으로 시작했는데, 어느 덧 공공기관과 기업에서는 15% ~ 20% 의 절전을 의무화하는 법안도 생긴다고 합니다(이미 통과 되었을지도..). 이러한 절전의 움직임은 각 가정집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tv 와 라디오, 신문, 포스터, 각종 공익광고까지 동원하여 '절전'을 세뇌시키는 듯한 느낌까지도 줍니다.

                                     월간 전기 사용량 (자료출처 : 일본 자원 에네르기 청)

한국도 그러하겠지만, 일본의 전기 사용도 7, 8월 여름에 절정에 달합니다. 에어컨을 비롯한 각종 냉방 기구의 영향일 것입니다. 여름철 한달에 소비되는 1억8000만kw의 20%만 절전해도 전력소모는 평달 수준으로 낮아집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지금 일본은 전국적으로 절전에 힘쓰고 있습니다.

문제는 자발적인 절전이 아니라 반강제적인 절전을 하다보니, 사람들이 생활이 변하고 있고, 그로 인해 크고 작은 피해도 발생한다는 것입니다(그래도 국가적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생각으로 많은 사람들이 협력하고 따르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곤 합니다).


기업의 절전 대책, 그로 인한 생활변화

일본의 자동차 메이커 절전 대책이 눈에 띕니다.
ㅇㅇ회사는 주말 휴일을 없애고, 수/목의 주중 휴일을 도입하여 평일 절전을 실시한다고 합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거래처와의 관계 때문에 사업상 커다란 손실이 생긴다고 합니다만, 전력 소비가 많은 평일에 휴일을 취함으로서 전력 분산을 꾀하는 절전이라 합니다. 사원의 입장에서는 어차피 주 5일 근무에 변함이 없고 평일에 쉬면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다면서 반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같은 회사에서 근무를 하는 맞벌이 부부들의 경우에는 주말에 문을 여는 어린이 집이 적어서 발을 동동 구르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tv 인터뷰).

어떤 곳은 회사 자체적으로 서머타임을 실시하여 전력소비를 분산한다고 합니다. 이 역시 전력소비의 피크타임을 피하는 것으로 절전하는 방식이라 합니다. 전기 사용량에는 변함이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은 피하자는 취지입니다. 빠른 출근과 빠른 퇴근은 좋지만, 아침 잠이 많은 사람이나, 아이들이 있는 집의 경우, 생활 리듬이 바뀐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도 있더군요(tv 인터뷰).

또 어떤 회사는 여름 휴가를 2~3주 동안 갖는 방식으로 절전에 들어간다고 하네요. 직원 한 사람이 데스크 톱 컴퓨터 한대를 안 쓰는 것 만으로도 가정용 에어컨의 1/3에 해당하는 소비전력을 줄일 수 있다고 하는 군요(근데, 여름 휴가를 집에서 보내면서 에어컨을 틀어놓고 산다면...??)..

                                 여름철 시간대별 전기 전기 사용량 (자료출처 : 일본 자원 에네르기 청)


공공기관의 절전으로 바뀌는 생활패턴

시청이나 구청을 비롯한 각종 관공서 기관에서도 절전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그 주된 내용은 에어컨의 온도를 2도 정도 올리고, 출근 복장도 정창 차림에서 넥타이를 안 맨다거나 캐주얼 복장으로 바꾼다고 합니다. 넥타이의 답답한 정장차림에서 간편한 복장으로 바꾸는 것을 쿨비즈(cool BIZ) 라 합니다. 이러한 쿨비즈의 취지는 좋지만, 그 취지에 맞는 옷이 없는 사람들은 별도로 옷을 구매해야 하는 관계로 뜻밖의 지출이 생기는 것이 불만이라 합니다(tv 인터뷰).

간사이 지방을 달리는 사철(私鐵)의 일부는 지하에 있는 전철역에서 12시~15시의 에어컨 사용을 중단하고, 운행 열차의 수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는 땡볕을 피해서 시원한 지하로 다닌다는 것이 옛 말이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쿤과 다다다도 절전에 동참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다보니, 쿤과 다다다도 15% 절전에 동참하자는 차원에서 행동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대기전력의 소비를 줄이기 위해 쓰지 않는 가전제품의 전원 코드는 모두 뽑고, 사용할 때만 연결하고 있습니다. 사용하지 않는 가전 제품의 코드를 뽑는 것 만으로도 6%에 해당하는 소비전력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아사히 tv방송).
보지는 않아도 항상 켜 놓았던 tv 도 볼 때만 켜고, 안 볼 때는 tv 의 주전원을 끄고 라디오를 듣습니다.
데스크톱 컴(350w)의 사용을 되도록이면 줄이고, 노트북(65w)을 사용하는 것 만으로도 80%의 절전이 가능하더군요.

그런 쪼잔한 절전보다는 에어컨 안 켜는 절전이 최고라고요..??
쿤과 다다다가 사는 집에는 에어컨이 없답니다.ㅎㅎ



지금 일본은 원자력 발전소 문제로 전력공급이 줄면서, 절전운동이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기업체와 공공기관은 물론이고, 각 가정까지 절전에 동참하고 있답니다. 그로 인해 크고 작은 문제점도 생기고, 생활패턴까지 바뀌는 경우도 있지만, 나의 작은 희생으로 국난을 극복해 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