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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문화)/쿤이 보는 일본

일본식당에서 차별대우를 받았다는 사촌동생의 말을 들어보니..

회사에서 퇴근을 하면서 전화를 합니다. 그리고 한시간 뒤에 집에 도착하면, 집사람이 저녁을 준비하고 기다립니다.(저녁밥 사진은 패스~티비를 보면서 저녁을 먹고나면, 누룽지가 생겨서 숭늉이 구수~하게 되었다며 대접에 숭늉을 담아오는데 추운 일본집에서는 정말 그 맛이 끝내줍니다.
( ^^)b 숭늉 최고~ 다다다도 최고~~

저는 물을 마실 때면, 작년 여름에 일본으로 여행을 왔던 대학교 2학년인 사촌 동생이 생각납니다.
사촌 동생은 일본여행이 첫 해외여행이었습니다. 사촌 오빠라는 사람이 10년 넘게 일본에 살고 있었는데, 해외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쉽게 올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어렵사리 큰 마음을 먹고 열흘 정도 왔는데, 저나 집사람이 바쁘다 보니까, 5일 정도는 동생 혼자 여행을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그래도 일본은 치안문제는 안전한 편이니까 겁먹지 말고 다니라고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저녁을 먹는데, 사촌 동생이 일본식당에서 한국인 차별을 당했다며, 열을 올리며 이야기를 합니다.


사촌 : 오빠!! 오늘 오사카 난바에서 규돈을 먹으러 갔는데, 이 x들이 내가 한국인이라고 차별을 하는 거야? 
 쿤   : 차별? 어떤 식으로...??
사촌 : 밥 먹는데 물을 안 주길래 물 달라고 했더니,
수도 틀어서 컵에 수돗물을 받아오는 거 있지..??
         다른 사람들한테는 녹차인지 보리차인지를 주면서, 나만 수돗물을 주는 거야..


<보리차>                                        <수돗물>

사촌동생이 오사카 남바 부근을 돌아보면서 점심을 먹으려고 식당에 갔는데, 종업원이 바빠서 물을 주는 것을 깜빡했나 봅니다. 물을 달라고 했더니, 물통이 비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수도를 틀더니 수돗물을 담더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 물을 컵에 따라서 가져다 주었다네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주변을 봤더니, 다른 사람들은 녹차인지 보리차인지를 마시더랍니다. 자기만 수돗물 준 것을 알고는 기분이 상한 것이죠.


 쿤   :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사촌 : 인상 한번 구겨주면서 이거 말고 저 물(다른 손님이 마시는 물) 달라고 했지..
 쿤   : 종업원 반응이 어땠어...??
사촌 : 군말없이 똑같은 거 가져다 주던데...?
 쿤   : 근데, 물 달라고 하면서, 뭐라고 말했어...??
사촌 : 여행책자에 있는 걸 보고 , "오미즈 구다사이(お水下さい)" 라고 했지..
 쿤   : 내가 종업원이었다면, 돌아서서 너 욕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사촌 : 왜?? 수돗물 싫어서 보리차 달라는 것도 잘못이야..?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일본식당의 종업원은 사촌 동생을 무시한게 아니라, 손님의 요구를 맞추려 했을 뿐입니다.

왜냐하면~!! 일본인들은 차와 물을 구분해서 쓰거든요..


・오차(お茶)     : 한국에서 말하는 엽차로 녹차나 보리차가 일반적입니다. 따뜻하거나 차가운 것은 계절에 따라 다릅니다.
・오히야 (お冷) : 얼음을 동동 띄운 냉수를 말합니다.
・오미즈 (お水) : 맹물을 말합니다.
                       <냉수나 맹물이란 정수기 물이 아닌 수돗물입니다. 
                        일본인들은 수돗물을 그냥 마신답니다. 식당에서는 당연히 수돗물 줍니다.>


이런 상황에서 물 달라고 말해놓고는 오차를 달라는 변덕스런 한국인 손님이 있으니, 그 종업원이 궁시렁거리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한국인은 변덕장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사촌동생이 이런 내막을 모르고 한국으로 돌아갔다면, 일본인들은 한국인을 무시한다고 하겠죠..??

이 이야기는 사촌 동생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생각됩니다.
일본 여행을 하신 분들 중에는 제 동생과 같은 경험을 하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저는 일본 생활 11년동안 집에서 수돗물 먹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아무 이상 없었어요. (일본도 지역에 따라서는 물이 안 좋다는 곳도 있으나, 많은 일본인들이 수돗물을 그냥 마십니다..)
결혼한 이후로는 다다다가 수돗물 싫다고 보리차를 끓이거나 숭늉을 끓이니 쿤은 팔자 늘어지게 살고 있습니다만, 지금도 식당가면 수돗물을 먹습니다.

혹시 일본 여행하실 때, 일본식당에서 수돗물 준다고 제 동생처럼 차별받았다고 서러워하지 마시고, 일본인들은 물과 오차를 구별해서 쓰니, 여행하실 때 구별해서 사용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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