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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문화)/다다다가 보는 일본

한국 목욕탕에 깜놀했다는 일본 친구의 말에 내가 더 깜놀한 이유

오랜만에 다다다 인사드립니다.  m(_._ )m

오늘은 몇달 전 한국 여행을 갔다 온 일본 친구 미유키 씨와 저녁을 먹으며 나누었던 한국 목욕탕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녀는 제가 블로그를 쓰는 것도, 그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몇 번 블로그 글이 베스트가 됐던 것도 알고 있는데요. 그날도 사명감을 가지고 '네타'를 줘야겠다며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저는 눈을 반짝이며 귀를 쫑긋하고 들었죠.
 
미유키 씨의 깜놀 이야기 1

다다다, 내가 한국 목욕탕 가서 진짜 깜놀한 게 있어. 사람들이 어쩜 그렇게 누드(マッパ마빠)로 당당하게 다니는 거니? 다다다 너도 일본 목욕탕에서 안 가리고 막 다녀?
다다다 왈

음, 일단 가리는 시늉은 하지만 어쩔 때는 깜빡잊고 그냥 막 다녀. ㅋ
어차피 벗고 씻으려고 가는 곳인데 다 가리는 거 아니라면 그렇게 살짝 가리는 게 의미가 있을까? 호호호 

목욕탕 가서 누드로 다니는 게 당연한 데 뭔소리를 하는거냐고 하시는 분이 계시겠죠?
일본 목욕탕을 체험해 보신 분은 알겠지만, 일본 사람들 대부분은 목욕탕 안에서 수건을 가슴에서부터 흘러내려뜨려 중요 부위를 살짝 가리고 목욕탕 안을 활보합니다. 
저 또한 처음 당일치기 온천(日帰り温泉)에 처음 갔을 때는 다들 수건으로 살짝 가리는 모습에 원래 저게 규칙인가 싶어 수건으로 가리는 시늉을 한 적이 있었죠. 
가리는 문화에 익숙한 미유키 씨에게는 가리지 않고 목욕탕을 활보하는 한국인의 모습이 너무 인상깊었던 것입니다.
그녀는 일본에서도 안 가리고 다니는 사람(일부)과 가리는 사람(대다수)의 부류로 나뉜다고 하면서 이야기를 덧붙입니다. 일본인들도, 여학교 출신 여자들은 주로 누드로, 공학 출신 여자들은 다소곳이 가리는 형이 많은 것 같다고 나름대로의 분석을 내놓았는데요. 글쎄요. ㅋㅋ

아무튼 미유키 씨 왈~! 목욕탕 마빠 활보는 그렇다치고 때밀 때 만이라도 살짝 가려줬으면 좋겠다네요.


미유키 씨의 깜놀 이야기 2

다다다, 그리고 내가 또 놀란 게 있어. 너도 아다시피 일본 사람들은 때를 안 밀잖아. 나는 그게 밀 필요가 없어서라고 생각했거든. 왜냐하면 우리는 매일매일 탕에 들어가서 몸을 담그고 나와서 깨끗하게 비누로 샤워를 하니까..근데 한국 목욕탕 가서 때를 밀었는데 검은 줄 같은게 막 나오더니 뚝뚝 떨어지는 거야. 내 몸에 그렇게 더러운 때가 많을 줄은 몰랐어. 정말 쇼크였다구 T,.T  
다다다 왈
일본식 목욕 문화 말야. 한국인 입장에서 보면, 
뜨거운 탕 속에서 때를 땡땡 불려 놓고 그냥 나오니 안타깝게 보이는 것 같아.
미유키 너는 30여 년 간 때를 매일 불렸다 말렸다 한거지. ㅋㅋㅋㅋㅋ 
이제부터라도 밀어보는 것 어떨까?
(어디서 주워 들은 건 있어서 자주 미는 건 피부에 안 좋다며 괜찮다네요)

그녀가 한국 목욕탕에 갈 예정이라고 했을 때, 꼭 때밀이 경험을 해보라고 했었죠. 그녀는 '매일 탕목욕을 하기 때문에 때가 나올리가 없다'고 호언장담을 하길래 제가 코웃음을 치며 갔다와서 이야기하자고 했었죠. 아니나다를까 ㅋㅋㅋ
일본에 때미는 문화가 없다는 것은 다 아실 거예요.  그리고 그들은 매일 탕목욕을 하죠. 한번은 저도 궁금해서 정말 그렇게 매일 탕목욕을 하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하더군요. 샤워만 하는 건 몸이 개운하지 않아서 싫다는 군요. 식구들이 다 집에 돌아오는 시간이 다른데 목욕 시간을 다 맞출 수도 없고, 그런 날은 샤워만 하냐고 했더니, 다른 식구들이 이미 들어갔다 나온 미지근한 물에 뜨거운 물을 더 추가한 후 탕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일본 친구 집에 가서 잘 때면 매번 뜨거운 탕물을 받아주더군요. 저는 남의 집에서 탕에 들어가는 것도 불편하고 좀 불안하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샤워만 하고 나오곤 했었거든요.

그리고, 한국에서처럼 매주 목욕탕에 가지는 못하지만 그 대신 탕목욕을 가끔 하기도 하고, 때도 주기적으로 밀어주고는 하죠. 건조한 겨울에는 몸에 안 좋다는 걸 알면서도 때밀이가 주는 시원한 쾌감의 유혹을 떨칠 수가 없으니까요. ㅋㅋ

아무튼,

여기까지의 대화는 그냥 서로 대충 알던 부분이라 웃으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죠.

제가 깜놀한 이야기는 바로 다음에 이어진 그녀의 이야기입니다.

미유키 씨의 깜놀 이야기 3

근데, 때밀고 나니까 정말 피부가 너무 부드러운 것야. 정말 대단해~!
봐봐~ 3개월 전에 밀고 왔는데도 어쩜~아직도 피부가 비단이야.
내년에 가서 또 밀고 와야겠어. 1년에 한 두번 씩만 밀어줘도 꽤 효과가 있겠어.
다다다 깜놀하며 왈

사사사삼개월? 풋~!!! 하하하하하
때밀이 효과가 그렇게 길던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아무리봐도 때뭉치 같은뎅..                      (순간 놀라며 나를 째려보는 미유키..헉)


저 이 이야기 듣고 사실 뿜었습니다.
때밀어보신 분들 아시죠?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한 일주일 쯤 지나면 슬슬 때밀 때가 됐음을 느끼게 되죠.
때밀이 아주머니가 마술이라도 부린 걸까요? 무려 삼개월이나 지속되는 때밀이의 효과~!!
그녀는 우리나라 때밀이 문화에 반한 나머지, 부드러운 피부 경험 환상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녀가 원한다면 굳이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 동네 온천에서 만나 서로 밀어줘도 좋을텐데요. ㅋㅋ




최근에는 일본에도 한국식 때밀이 서비스가 있는 곳도 생겼다고 하네요.               
  ( http://join.webtour.com/oversea/kjs/column-R.htm?ForumID=95&ForumType=48&iPage=10 )

여기저기 돌아보다가 재밌는 글을 발견해서 주소를 올려봅니다. 한번 읽어보십시오.
왜 일본인들은 때를 밀지 않느냐는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의 질문에 여러 일본인들의 댓글이 달려 있는데 읽으면서 엄청 웃었네요.      ( http://kjclub.com/kr/exchange/theme/read.php?tname=exc_board_8&uid=48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