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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문화)/쿤이 보는 일본

내 뒤에 앉은 일본여성이 제주항공에 실망한 이유

지난 2월 9일..
쿤은 한국에 볼 일이 있어서 2박 3일이라는 짧은 일정으로 한국에 다녀왔습니다.. 일본의 여행사에서 항공권을 끊었는데, 9일 오후 4시 30분에 일본을 출발하여 11일 아침 9시에 한국을 출발하는 표를 주더군요.. 최저가의 표를 예약했던지라, 항공사나 출발시간, 그리고 한국에서의 공항은 선택할 수 없었고, 유효기간도 4일짜리의 표였습니다.. 그야말로 빈좌석을 메꾸는 땡처리 항공권이었죠.. 그렇게해서 탑승하게 된 항공사는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의 맏형격인 제주항공이었습니다..


                                             예전에 홍콩갈 때 탔던 제주항공

느즈막히 일본 간사이 공항에 도착해서 탑승수속을 밟는데, 창가쪽은 빈좌석이 없답니다.. 창가든 통로든 개의치 않으니, 그냥 가장 앞쪽에 빈자리 있으면 아무거나 달라고 했더니, 4번째 열의 통로쪽 좌석을 주더군요.. 평일이라 빈자리가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만석인 것 같았습니다.. 뜨거운 한류를 반영이라도 하듯이 일본인들이 많더군요..

비행기는 정시에 출발하였고, 이륙을 해서 10분 정도가 지나니 기내 서비스로 삼각김밥과 음료를 제공해 줍니다.. 기내 면세품도 팔고, 출입국카드와 세관신고서도 나누어 줍니다.. 저비용 항공사라고는 하지만, 다른 항공사와 큰 차이없는 서비스를 제공해 줍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갔을 무렵...
여자승무원이 마이크를 잡더니, 간단한 게임을 하겠다며, 잠을 자거나 책을 읽는 손님에게 양해를 구합니다.. 물론 많은 분들의 참여도 호소합니다.. 그 게임이란,,,

'승무원을 이겨라~~ 가위바위보...!!'


게임의 규칙은 간단합니다.. 승무원과 가위바위보를 하는데 비기거나 지면, 손을 내리고, 이기면 3~4명이 남을 때까지 하는 것입니다.. 지루할 수 있는 비행기 탑승시간에 작은 재미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이크를 잡고 게임을 시작하는 제주항공 승무원의 모습

                                                        뒤에서 보면 요런 모습
                     (이거 찍으려고 한국에서 일본 들어올 때는 일부러 가장 뒤에 앉았다는...)

가위바위보 게임을 한다는 안내방송이 나가자 비행기 안이 술렁거립니다.. 쿤의 뒷 좌석에 앉은 30대의 일본여성도 기다렸다는 듯이 전열(?)을 가다듬는 말을 합니다..

A 여성 : 한다 한다...
B 여성 : 멀 하는데..??
A 여성 : 가위바위보해서 이기면 비비크림 주는데, 내가 예전에 받았거든...ㅋㅋ
B 여성 : 그래..??
A 여성 : 비기거나 지면 안 되고, 이겨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아야 해..
B 여성 : 오~~케이 알았으.. 기대되는데...

본의 아니게 이야기를 엿들어보니 한 사람은 예전에 제주항공을 타서 비비크림을 선물로 받았던 것 같았고, 또 한 사람은 처음인 것 같았습니다.. A 여성은 이번에도 비비크림을 받겠다고 벼르고 있더군요..

여자 승무원은 한국어로 가위바위보 게임에 대한 설명과 제주항공측이 준비했다는 상품을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일본어로도 게임 설명을 했고, 상품소개를 했었죠...

그러자,,,,

쿤의 뒤에서 들리는 짧은 탄식이 들려옵니다...

어머... 상품 바뀐거야...??? 그 딴거 필요없단말야~~
제주항공...!! 실망이야~~(がっかりだわ)

그렇습니다...
A 의 일본인 여성이 제주항공에 실망을 했다는 이유는 예전에는 비비크림이 상품이었는데, 지금은 제주항공에서 자체제작한 주황색 여권케이스가 상품이었기 때문입니다..ㅋㅋ 한국의 비비크림이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 상당히 인기가 있다는 말은 들었는데, 정말 그런가 봅니다..(다다다에 따르면 달팽이 크림이 유행을 했고, 이제는 뱀독?크림인가 뭔가가 유행이라며, 유행은 한국인인 본인보다 아줌마들이 빠르다고 하더군요. ㅋㅋ)

여튼, 고유가 시대에 우리나라 3대 항공사로 성장하기 위해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며, 승객들에게 작은 기쁨과 재미를 주기위해 노력하는 제주항공이지만, 일본 여성들은 여권케이스 보다는 비비크림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참고하셨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팁...!!!)
비비크림이 아니라 주황색 여권케이스에 실망했다는 그 일본여성은 가위바위보 게임에서 첫판에 져서 그 실망이 두배였습니다...ㅎㅎ 이렇게 말하는 저도 첫판에...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