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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문화)/쿤이 보는 일본

일본언론과 일본사람들이 보는 연평도 포격

11월 23일... 일본은 "근로감사의 날"로 휴일이었습니다.
오전에 시내에서 볼 일을 보고 오후 1시가 조금 넘어서 집에 들어왔었죠.
점심을 먹고, 티비를 보는데, 북한이 연평도에 포탄 20여발을 쏘았다는 속보가 일본 티비에 들어왔습니다.
쿤은 '세계인의 이목을 끌기 위한 북한의 퍼포먼스인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그리고, 한 시간 쯤 지났을 무렵 또 다시 속보가 들어왔습니다. 북한이 추가로 포격을 하고, 한국이 수십여발 대응 포격을 했다는 내용이었죠. 이 때도 쿤은 걱정은 되었지만, 별일 아닐거라고 스스로를 안심시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속보...
뭔가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인터넷에 들어와 보았습니다. '어! 이거 사태가 심각한데..'

일본에서도 속보로 전하는 연평도 폭격


23일 저녁 9시의 NHK 뉴스, 밤 10시의 아사히 뉴스에서도 연평도의 뉴스를 전하기에 바빴습니다.
포격이 일어난 시간, 포탄의 갯수, 연평도의 피해상황, 한국 정부의 반응, 일어난 배경, 포격으로 인한 인명피해 등 있는 사실을 전했습니다. 두 방송 모두, 뉴스 전체의 반이 넘는 시간을 연평도 포격에 할애하였습니다.

그러한 일본 언론의 반응은 오늘(11/24) 아침의 라디오 뉴스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전체 뉴스의 50~70% 가 연평도의 소식을 전했습니다. 
저녁 10시의 아사히 뉴스에서는 연평도의 피해상황과 인천과 서울의 상황, 그리고 시민의 목소리를 라이브로 전하며, 긴박한 한국의 모습을 보도했습니다. 미국,중국,일본 정부의 대응과 반응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아사히 뉴스 : 60분의 뉴스방송 중 연평도 소식에 40분을 할애했습니다.

일본 입장에서 보는 연평도 폭격의 분석

연평도 폭격 사실을 전한뒤 아사히 방송에서는 이번 폭격에 대한 북한의 도발 배경, 북한이 노리는 의도를 분석/해설하였습니다.

1. 북한의 도발 배경.
북한은 이번 폭격의 배경이 한국의 선제공격이라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서해안에서의 해상훈련을 근거로 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본 방송에서는 그러한 북한의 주장은 전하면서도 민간인의 피해는 정당화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2. 북한이 노리는 의도.
일본 방송에서 보는 북한 도발의 의도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하나 : 북한의 정권교체 어필
둘 :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세계의 이목 집중과 북한의 존재감 과시
셋 : 미국과의 1:1 대화

일본의 방송에서는 이번 연평도 폭격에 대한 북한의 의도는 점점 궁지에 몰리는 북한이 새로운 지도자를 부각시키고,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미국과 1:1 대화를 통한 협상의 포석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953년의 휴전협정 후 최초의 민간인을 향한 폭격이라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충돌과는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켰습니다. 그와 동시에 동북아시아에 대해 화약고라는 표현을 하면서 북한이라는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이 있기에 한중일의 협력이 중요하고, 미국과 러시아를 포함하여 어떻게 해서든 북한을 6자회담으로 끌어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일본정부의 반응

일본정부 역시 분주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상황을 주시하면서, 한미일 동맹을 운운하며, 한국의 입장에 적극 지지입장을 표명하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번 폭격을 계기로 일본의 목소리를 높이려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일본 사람들의 반응

오늘 하루 동안에 만난 일본 사람들에게 있어서 연평도 폭격은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었습니다.

- 전쟁으로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나오는 줄 알았다...
- 전쟁은 중동에서만 하는 줄 알았다...
- 북한이 있는 한 동북아시아는 평화의 안정지대가 아니다...
- 3차 세계 대전이 일어난다면 그 발상지는 한국과 북한이 될 것 같다...

민간인 사망과 피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본 사람들은 한국의 이야기가 결코 남 이야기가 아니라는 반응과 일본도 전쟁으로부터 안전지역은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전쟁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쿤과 다다다는 이번 연평도 폭격을 통해서 전쟁이라 함은 언제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으며, 전쟁 불감증 속에서 살고 있는지로 모른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과 북한은 종전이 아니라 휴전 상태라는 것을 다시금 되새겼고, 전쟁이라는 상황이 머릿 속을 맴돌기에 평화라는 단어의 소중한 의미를 다시 한번 되느꼈습니다.


끝으로 이번 폭격으로 전사하신 해병대 장병 두 분과 작업장에서 폭격으로 돌아가신 민간인 두 고인의 삼가 명복을 빌며, 폭격으로 인해 부상당하신 분들의 빠른 괘유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