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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문화)/쿤이 보는 일본

말로만 듣던 오타쿠, 내 친구가 오타쿠일 줄이야.

일본어의 오타쿠...
오타쿠의 본래의 뜻은 "집"을 나타내는 말이지만, 요즘은 뭔가에 집요하게 집착하거나 매니어보다 더욱 뭔가에 빠져있는 사람을 가르킬 때 사용한답니다. 광적으로 뭔가에 빠져버린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르실 듯합니다. 그러다 보니, 오타쿠들의 집착은 일반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답니다.

쿤의 친구 중에도 AKB48 의 팬인 친구가 있습니다.
AKB48 중에서도 이타노토모미(였나?) 의 팬이라고 하더군요. (나이는 30대 초반, 미혼, 프로그래머)

AKB48 이 뭐냐구요?? 아래의 동영상을 보시면 이해가 빠르실 듯합니다. (퍼가기 금지라서 창이 새롭게 열립니다)
동영상을 보실 때, 노래 부르는 AKB48 보다, 관객 아저씨들의 행동을 주목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AKB48 의 "会いたかった(보고싶었어)"

한국의 "소녀시대"가 여성미로 승부하는 그룹이라면, 일본의 AKB48 는 "귀여움"와 "인원수"로 승부하는 그룹이라 할 수 있습니다.
AKB48는 맴버의 대부분이 10대이며, 발랄함을 캐릭터로 소규모 그룹으로 나뉘어 활동한다고 하더군요.(쿤은 더 이상은 잘 모릅니다. AKB48 에 관심이 없어서리~~)


지난 11월 7일자 신문을 보는데 "AKB48 의 크리스마스 키스 선물"이라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그 기사를 보자 마자, 그 친구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쿤은 핸드폰으로 그 사진을 찍어서 그 친구에게 보여주기로 했답니다. (그 때는 그 친구가 특정인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AKB48 그룹을 좋아하는 줄 알고 한번에 다~ 찍어버렸답니다. 이제보니 오른쪽 젤 위에 있는 사람이네요..)
(AKB48 의 키스할 때 얼굴사진 : 키스해 주세요~~)

그리고, 어제 오사카에서 한중일 심포지엄이 있어서 통역을 하러 갔습니다. 물론 그 일본인 친구도 같이 통역을 했답니다. 사전 미팅을 하고 오전 행사를 치뤘고, 점심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주최측에서 준비해 준 도시락을 먹으며, AKB 맴버 이타노 이야기를 하면서, 쿤은 자랑스럽게(?) 신문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그 친구의 반응이란...
아~~ 이거 있어. 이타노 사진은 이미 크게 확대해서 스크랩해 뒀어. 그리고 더 큰 포스터 사진도 내(일본인 친구) 방에 많어. 근데, 요즘 광고하는 거 봤어? (아이폰으로 동영상을 보여주며..) 이쁘지?

아래에 그 친구가 보여준 두개의 광고를 올려봅니다.(플레이를 하셔도 따로 창이 열리지 않습니다.)

(이타노 토모미의 광고)

저 두개의 광고를 보면서, 쿤은 조금 선정적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광고를 보여주는 그 친구의 모습은 너무 뿌뜻(?)해 하는 거 같아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좋냐고 물어봤는데, 이타노에 관한 이야기가 줄줄 나오더군요. 생일, 출신지역, 가족 구성원, 애완동물 이름,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심지어는 이타노가 즐겨입는 속옷 스타일까지..(헉..! 너 혹시 스토커 아냐?) 너무 좋아하길래 결혼도 하고 싶냐고 물어더니, 그건 아니랍니다. 이타노의 그냥 지금의 모습이 너무 좋고, 그녀가 세상에 존재하기에 자기도 행복하다고 하더군요.
벽에 있는 포스터를 보면서 자신만의 상상의 날개를 펼치고, 그러면서 활기도 얻고, 위로도 받는다고 합니다. 잠자리에 들 때에는 잘자라는 인사도 한다고 하니, 이걸 병이라고 해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되더군요.

어제 그 친구를 만나기 전까지, 쿤은 그 친구가 이타노의 단순한 팬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이타노의 단순한 팬이 아니었습니다. 광적인 팬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쿤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단어 하나...
오타쿠...

말로만 듣던 오타쿠,, 내 친구인 니가 오타쿠였던거야..??  (그래서 그 친구에게 여자친구가 없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