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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세계를 다니다

바티칸 박물관에서 '천지창조' 사진은 찍어도 된다? 안된다?

이탈리아 로마안에 있는 바티칸...
바티칸에 대해 나라다, 도시다 말은 많지만,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인구 900 여명의 엄연한 나라로 나옵니다.(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작은 나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작은 나라인 바티칸의 1일 관광객 수가 수만명이라고 합니다. 하루에만 자국인구의 수~십배의 사람들이 관광을 한다는 뜻이 되니까 신기한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자국국민보다 1일 관광객 수가 더 많다?)

바티칸의 최대 볼거리를 꼽자면 바티칸 박물관을 꼽을 수 있습니다.
과거 로마제국의 역사와 유적/유물, 그리고 최후의 심판과 천지창조는 제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누구나가 잘 알고 있으리라 봅니다..(말을 하자면 무식이 탈로날까봐, 생략합니다.)


정확히 2년전...
쿤은 17일간 회사를 땡땡이 치고 다다다와 함께 이스라엘(성지순례 아님) + 로마를 다녀왔습니다. 로마에서 5일간 머무르면서 가장 먼저 갔던 곳이 바로 '바티칸 박물관'입니다. 들리는 소문에는 바티칸 박물관에 들어가려면 관람객이 많아서 수~백미터 줄을 서야 한다고 했는데, 저희가 갔을 때는 비가 많이 내려서 줄을 전혀 서지 않았답니다.
1인당 14유로라는 입장권을 끊고, 7유로의 오디오 가이던스를 빌리고, 단체관광객에게 바티칸 안내를 하는 사람들의 뒤를 따라서 과거 로마제국의 힘과 미켈란젤로의 위대함을 듬뿍 느겼답니다.(미켈란젤로와 다빈치가 없었다면, 지금의 이탈리아는 어떤 나라가 되어 있을까요?)

그리고 가장 감동을 받았던 곳은 최후의 심판과 천지창조였습니다.
관람객 사이에 바티칸 직원들이 "no, photo!!"를 외치며 돌아다니는 상황에서 자꾸만 카메라에 손이 간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건 찍어도 안 나올거야~" 라고 나 자신에게 최면을 걸면서, 천장에 있는 그림을 하나하나 보다 보니, 목이 아파왔습니다.

다다다와 함께 공원에 있는 벤치형 의자에 앉아서 쉬고있는데, 직원도 옆에 와서 앉습니다.(근무 안 하세요~~?) 그 때 다다다에게 "여기 실내공간 정말 크다~" 라고 말을 하면서 손 짓으로 크다는 제스쳐를 취했는데, 옆에 앉은 직원이 "어디서 오셨어요~(물론 영어)" 라고 말을 걸어옵니다.

  쿤  : 국적은 한국인데, 일본에서 왔습니다..
직원 : 사진은 많이 찍었어요?
  쿤  : 여기서는 사진 찍지 말라고 해서 하나도 못 찍었어요..
직원 : (눈 땡그러니 뜨고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카메라 나 주고, 저기 가서 서 봐요..
  쿤  : (엥?! 설마 들고 튀려는 건 아니겠지..?) 찍어 주시려구요?
직원 : 가서 서 봐요..


<직원이 찍어준 사진>

사진 찍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는 호기심에 이렇게 물어봤습니다.

  쿤  : 여기서 사진 찍어도 되요?

돌아오는 직원의 말이 걸작입니다.

직원 : 글쎄요.. 우리 눈에만 안 걸린다면, 찍어도 되요. 걸리면,,, 미안하다고 한 마디만 해 줘요..

이걸 근무태만이라고 해야하는 건지 사명감이 없다고 해야하는 건지 참 묘~ 하더라구요. 이태리 사람들의 특징을 좋게 말하면 여유고, 나쁘게 말하면 귀차니즘에 게으름이라는데, 그 말이 딱 맞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바티칸 박물관에서는 '직원 눈에만 안 걸린다면 사진 찍어도 된다..?!'고 합니다.

그 말을 척떡같이 믿고 찍은 사진이 2장 있어서 올려봅니다.

최후의 심판

천지창조 (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