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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문화)/쿤이 보는 일본

아침마다 울려퍼지는 일본의 라디오체조

아침 7:40분에 일어나는 쿤.

일어나서 머리감고, 세수하고, 아침먹고,, 캔커피 하나를 들고 정확히 8시 5분에 집을 나섭니다.

차로 한적한 시골길을 달려 회사 주차장에 도착하면 8시 50분. 그리고 주차장에서 회사 건물까지 약 3-4분을 걸어서 8시 55분~9시에 카드를 찍습니다.


그런데, 3-4분을 걷다보면 여기 저기에서 음악 소리가 들립니다. 그것도 같은 노래죠. 한 곳이 끝나면 다른 곳에서 시작하고, 돌림노래처럼 한두 소절 느리게 들리기도 하고,,, 처음엔 너무 웃꼈는데, 시간이 시나면서 늘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들리는 음악소리에, 타임루프(time loop)에 갇혀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알고 보니 일본인들이라면 누구나 안다는 라디오체조 입니다.



라디오체조.

한국에 국민체조가 있다면, 일본에는 라디오체조가 있습니다. 

일본의 라디오체조는 1920년대부터 시작되어 지방방송을 통해 소개되었다가, 1951년 HNK를 통해 전국적으로 퍼져나간 체조라 합니다(헉!! 100년 역사). 그러다보니, 일본인이라면 모를리가 없는 체조라고 할 정도로 일반적이며, 아침 체조를 한다고 하면 바로 이 라디오체조를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보육원에 다니는 4살짜리 콩이도 할 정도이니, 그 일반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느껴졌습니다. 


1930년의 라디오체조 (마이니치신문 「쇼와사 제 7권」)


이런 아침체조가 출근길을 걷는 3-4분 동안 6 들립니다. 물론 주변에 회사가 많고, 야외 작업자들이 많아서 야외 스피커를 통해서 흘러나오기 때문에 자연스레 들리는 소리이기도 하지만,,,, 처음 들었을 때는 "이게 그 말로만 들었던 아침체조 소리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더랬죠. 


그런데, 쿤이 다니는 회사에서도 라디오 체조를 합니다. 첫 출근 때는 음악이 시작되자 일제히 일어나서 체조를 하는데, 체조하는 법을 몰랐던 쿤은 곁눈질을 하며 따라했고, 일주일 정도 하다보니, 몸이 알아서 움직일 정도로 편한 체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번은 62살(재고용)이신 아저씨께 "이 회사에서 라디오체조는 언제부터 했나요?"하고 물어보니, 자기가 올해로 정확히 40년 일하는데, 자기가 들어왔을 때 이미 라디오체조를 하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정확히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회사창립일부터 했을 거라 했습니다. 


순간, 학창시절 줄기차게 했던 한국의 국민체조가 생각나더군요.

국민체조는 1970년대에 만들어져 보급된 체조라 합니다. 지금의 40-50대라면 학창시절 열심히 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요즘도 많이 하고 있는 체조일 것입니다.



그런데, 일본의 라디오체조와 한국의 국민체조는 의외로 비슷한 몸동작이 많더군요. 라디오체조를 전혀 몰랐던 쿤이, 일주일 정도 하니 몸이 알아서 움직일 정도라 했던 말은 어쩌면 국민체조가 몸에 베어 남아있었기 때문이라 봅니다.(예전 직장은 외국계라서 라디오체조를 안 했었나?)


비슷하면서도 다른 한일 양국의 체조이지만, 일본의 라디오체조는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할 줄 아는 일반적인 체조라는 것과 그 역사가 100년이라는 것에 놀랐습니다. 


일본에서 근무하시는 분들!! 직장에서 라디오체조 많이들 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