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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세계를 다니다

【스위스】군대 뽀글이에 빠져버린 아내

스위스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꼭 가는 곳이라고 해도 될 만큼 유명관광지가 있다. 바로 유럽의 지붕이라 불리는 "알프스 융푸라우"다. 가는 이유야 스키, 절경감상, 자연의 신비 등 다양하겠지만, 여기서 소개하고자 하는 에피소드는 한국 전군의 애용식품, "뽀글이(봉지라면)"다.. 스위스에서 왠 뽀글이..??
<요즘도 먹는지는 잘모르겠지만, 15년 전 군생활는 환장하고 먹었다.>

취리히에서 인터라켄(융푸라우 근처역)으로 이동할 때, 많은 사람들이 기차를 이용한다. 유라일패스를 가지고 있는 여행객들이 많다보니, 자연스런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보다 많은 볼거리와 경험을 하고자 한다면, "취리히 -> 루쩨른 -> 브리엔쯔"의 일반열차와 관광산악열차를 이용하고, "브리엔쯔 -> 인터라켄"은 유람선을 이용하라고 추천하고 싶다. 물론 유라일패스 사용가능 구간이다.

지금부터 브리엔쯔 -> 인터라켄의 유람선 구간을 따라가 보자...


<브리엔쯔 역 하차..^^V로 기념.. (근데 비온다..--;;)>

배의 승선장은 열차 건너편에 있다.


<인터라켄까지 가는 유람선 : 제법 컸다. 근데 만국기에서 한국 국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고~오얀 것.. 의지의 한국인을 각인시켜주마...!!!!!!!!


배에 승선하면서 유라일패스를 보여주자 2층으로 가라고 한다.
( i~c 난 1층이 좋은데... 근데 사람 많다.. 난민촌이다..)
2층으로 가라는 말에, 순진한 양이 되어 따랐다. (어~~ 근데 2층에는 왜 사람이 없지..??)

직원 왈 : 니 패스는 1등석이라서 그래~~ 1층은 2등석이구..
쿤 : 아~~ 1등석은 2층, 2등석은 1층  (각각 곱하면 2네..)

우리 이외에는 전혀 사람이 없었다. 유라일패스 1등석 끊을 때는 나이 먹은 것도 서럽다고 생각했었는데,,,
(앗싸~~~)

근데 사람 심리라는 것이 참~~ 묘하다.
 중고등학교때 부모님이 외출하시면, 감춰뒀던 만화책을 봐야 한다는 심리라할까~~??
2층에는 우리 말고 아무도 없다는 생각에 뭔가 하지 않으면 손해라는 생각이 몰려온다.
(나만 그런가~~~)

일단 투셧의 사진을 찍고~~~

커피 한잔으로 분위기를 잡고~~
비 맞은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찍으면 분위기 좋을 거 같단다..
(근데 왜 내가 나가야 해..?? 이 추운 여름 날에 말야..)

추억의 사진도 남기자는 핑계로~~ ㅃㅃ도 하고~~(앗싸~~ 우헤헤)

연출 사진도 찍고~~

사색하는 오뎅도 되어 보고..(로뎅이 화낼까~~??)

근데, 비가와서 옷 젖고, 빵빵한 성능의 유럽에어컨(알프스) 때문에 무진장 추웠다..
 이 때... "따뜻한 라면국물이 마시고 싶다~~" 라는 내무부 장관님 말씀에 머리 번쩍...!!!

"곧 대령하겠나이다~~   /-,.- (충성)"

가방에서 주섬주섬 신라면 두개를 꺼냈고, 커피를 가져다 준 스텝에게 갔다..

<2층 선실상황(재) : 손님 2명, 스텝 1명>

쿤 : (능숙한 솜씨로 영어가 아닌 라면 봉지를 스텝앞에서 뜯는다.)
스텝 : (얜 머야~~ 하는 얼굴로 쿤을 쳐다본다.)
쿤 : 여기(신라면)에 뜨건 물 좀 부어주세요~~
스텝 : 머라..?? 어디에 멀 부어..??
쿤 : 여기(봉지 신라면)에 뜨건 물 좀~~
스텝 : (상황파악이 안 되는 얼굴로 "됐어??"
를 반복하면서 뜨건 물을 부어줌. 물론 포크도 챙겨줬다. 쎈스만점)


9년 만에 먹는 전군(軍)의 애용식품 뽀글이

(이야~~ 너를 여기서 만날 줄이야~~ 100만년 만인가~~??)

아내는 뽀글이를 보고 놀란다... 그게 머야??  @..@
먹으면서 감동한다... 우와~~ 맛있네~~  ㅜ,.ㅜ
국물에 감탄사와 함께 입김까지 연발...!!  아~ 뜨거~ ㅠ,.ㅠ

평소에는 라면을 어쩌다 먹는 별미 취급을 하고, 국물은 마시지도 않는 아내였지만,
저 뽀글이 먹을 때는 자기꺼 다~~ 먹고, 국물까지 들이키고, 봉지에 묻은 스프도 핧아 먹더니,,,
감히...
그 것도 감~히.....
내 것을 넘봤다...
맛 있어~~?? 포크 물고 쩝쩝~~!!! (국물밖에 없지만 드세요~~  /-,.-충성)

그 후로 집에서 뽀글이를 한번 만들어 먹었는데, 스위스에서 먹은 맛이 아니라고 투덜댄다..

쿤 왈 : 그게 말야~~ 물의 양이나 온도, 장소 등의 영향이 있어서 말야~~(구구절절 강의)

중간에 쿤의 말을 끊은 아내 왈 : 라면이 문젠가~~???

아무튼, 집사람은 그 때의 그 뽀글이에는 뭔가 비밀이 있다고 믿고 있다..

( 뜨건 물 협찬 스텝 : 이름 까 먹었다...)

이렇게 약 1시간 30여분을 달린 배는 인터라켄에 도착....!!!
내려서 인증 샷을 찍었어야 하는 건데 깜빡...!!!


남자들이여~~
스위스 여행할 때...여행하면서 유람선 탈 때... 유람선 탔는데, 비가오고 춥고 배고플 때...
여친이나 아내에게 점수를 따고 싶다면 과감히 꺼내라~~

뭐냐구...??? 봉지라면~~ 이름하여 뽀글이...!!!!!

주의사항) 날씨가 더울 때, 여친이나 아내가 배부를 때는 절대로 라면 얘기 꺼내지마라~~
분위기 파악 못하고 꺼냈다가는 얼마 안되는 점수까지 깎일 수 있는 것이 뽀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