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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세계를 다니다

【캐나다】홈스테이 2주 만에, 캐나다에 가족이 생기다 - 2. 삼신할머니 이야기


부제 -
캐나다에서 통했던 삼신 할머니 이야기


3주 전에 쓴 글에 이어 두 번째 이야기를 써 볼까 합니다. 지난 번 글을 읽으시고자 하시는 분은 아래를 클릭.


그저께인가, 페이스북에 처음 포스팅한 글에 대해 남겼더니, 리스 언니가 "그럼 우리가 한국에서 유명해 진거냐 "면서 매우 즐거워 했거든요. 사진이 올라간 포털 사이트가 유명하다고 했을 뿐인데 -,.-  제 영어가 그렇죠. 뭐. ㅋㅋ 



오늘은 , 홈스테이 가족과의 재미 있었던 추억 하나를 소개할게요. 
위의 사진을 보세요. 아빠 손에 안겨 있는 아이 보이시나요? ‘벤‘이라는 2살배기 꼬마입니다. 첫째 라이언은 제 이름을 항상 틀리게 발음했고, 둘째 메튜는 제 이름을 좀처럼 부르지 않았지만, 천재 꼬마 벤은 스스로 제 이름을 주변에서 듣고 스스로 외웠을 뿐만 아니라 발음도 가장 정확했죠. 우리는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접시에 담긴 시리얼 나눠먹기 등은 함께 했지만, 서로 말한 적은 거의 없었기에 정말 신기했어요.

어찌 되었든 천재 꼬마 벤은 저녁 7시가 되면 잘 준비를 하기 위해 아빠랑 샤워를 하고나서, 굿나잇 뽀뽀를 하기 위해 누드로 엄마에게 뛰어오곤 했어요. 그 시간은 리스와 저의 수다 시간이기도 했죠. 누드로 뛰어다니던 벤의 뒷모습을 보게 된 어느 날이었습니다. 엉덩이에 시퍼런 멍자국이 보이더군요. 저는 대번에 그것이 몽고반점임을 알 수 있었어요.

 정식 명칭은 몽골반점이군요.   (http://enc.daum.net/dic100/contents.do?query1=10XX113157)

 제가 벤의 엉덩이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걸 알아챈, 리스 언니가 그러더군요.

" 한국인들도 엉덩이에 몽고반점을 가지고 태어나? "

그래서 '많은 한국인들이 어릴 때 몽고반점을 가지고 태어나는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벤과 같은 아이도 몽고반점이 있는 줄은 몰랐다. 지금은 많이 알려진 이야기라 문제가 안되지만, 옛날에는 미국 등지로 이민간 한국인 부부가 아이를 학대한 걸로 오해받아 곤욕을 치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기에 벤의 몽고 반점은 매우 신기하게 느껴진다' 라고 했죠.

리스  언니 역시 벤이 몽고 반점을 가지고  태어났을 때 많이 당황했었답니다. 담당 의사에게 설명을 듣고서야 납득을 했다고요. 하지만, 벤을 데리고 맛사지, 요가, 수영 교실같은 데 갔을 때 다른 엄마들의 수근거림을 당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때 저는 한국의 삼신(三神, 産神)할머니 이야기를 해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을 했죠. 

우리 나라에는 민속에 등장하는 할머니가 있다. 일종의 상상 속의 할머니인데, 그 할머니는 아기에게 엄마를 찾아주기도 하고, 엄마를 찾아준 뒤에도 세상 밖으로 나올 때까지 돌봐주는 분이시다. 10달이 되어 엄마를 만날 시간이 되면, 엉덩이를 탁탁 때리며 엄마를 빨리 만나러 가라고 일깨워 준다. 엄마를 만나러 가라고 알려주는  삼신 할머니의 신호의 손길이자, 건강하게 잘 나가라는 마법의 손길, 이것에 대한 흔적이 몽고반점으로 남는 거다 라고 한국에서는 말한다고 했죠. (어릴 때부터 주변에서 들어 온 이야기를 모아 재미있게 들려준 것 뿐이므로 삼신 할머니에 관련된 여러 설에 대해서는 따지지 마시길)

리스가 "I love to~" 를 몇번이나 날리며,

"그 이야기 진짜 마음에 들어. 진작 알고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빨리 에이리얼(남편)에게 말해주고 와야겠어..." 

라고 하고는 서둘러 남편이 있는 방으로 뛰어들어갔었죠.

                                                            사랑스런 리스 언니네 가족

리스 언니는 저에게 듣는 한국 이야기를 아주 좋아했습니다. 내가 영어만 좀 잘했다면 훨씬 많은 이야기를 들려 줄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어요. 그래도, 우리들의 수다는 계속되고 있기에, 지금부터라도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죠?

그런데, 그거 아세요? 캐나다에서 제 콩클리시가 꽤 통했다는 사실을요.

리스 언니의 사랑스런 아이들을 보면서 제가 자주 말했던 건데요.
 
"언니의 베이비 바이러스를 많이 받아가야 겠어"


베이비 바이러스라는 말은 저도 한국의 한 까페에서 처음 배운 말이에요. 리스 언니는 미국인인 자기도 그런 영어 표현은 첨 들어본다면서 마음에 들어하더군요. 너무나 사랑스런 바이러스라나요?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 중, 리스 언니에게 받은 사랑스런 베이비 바이러스를 원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기꺼이 나눠드리겠습니다. 자, 베이비 바이러스 날립니다. 슝슝!

다다다


(
아직 학생인 다다다는, 어제부터 새학기가 시작되어 조금 바빠졌어요. 틈틈이 이웃방문, 댓글, 방명록 기타 문의에 대한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문의해주신 분들 답변이 늦더라도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