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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세계를 다니다

오스트리아의 할슈타트에서 한국인 흔적 찾기

한국은 며칠째 비가 내렸다고 하지만, 일본은 장마가 끝난지 벌써 보름 정도가 되어갑니다.
장마가 끝나자마자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전국적인 절전운동과 더불어 열사병에 걸리는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게다가 태풍까지 스쳐지나가면서 어수선하기만 합니다.. 이럴 때는 푸르름이 우거진 시원한 곳으로 훌쩍 여행이라도 가고 싶은 마음이 밀려옵니다.

일본찍고 쿤과 다다다... 오늘은 일본이야기 한 템포 쉬고 간다는 의미에서 '일본찍고 오스트리아의 할슈타트'로 날아가 보겠습니다...

'오스트리아'라는 이름을 듣고 생각나는 도시를 말하라면, 수도인 , 모짜르트의 고향이면서 4년전 평창과 함께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신청한 짤스부르크와 비슷한 이름의 인스브르크가 있습니다. 그리고, 여행책자에는 의외로 소개가 적지만, 많은 한국인들의 필수코스가 되어버린 할슈타트가 있죠.. 





할슈타트는 짤스부르크에서 남동쪽으로 약 5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에 있는 호수마을입니다. 쿤과 다다다는 간이역처럼 보이는 작은 시골역에 내려서 배를 타고 호수를 가로질러서 할슈타트 마을로 들어갔습니다. 배낭여행객에게는 가장 일반적인 이동방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할슈타트에 마을이 있다고는 하지만, 호숫가에는 평지가 없어서 집들은 가파른 산능선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집들은 지붕을 뾰족하게 만들어 놓았는데, 겨울에 내리는 많은 눈으로 인해 집의 붕괴를 막기 위함이라고 하더군요...




집을 정말 허술하게 지었다는 생각 안드세요..?? 집이 토대에서 비켜나가 있습니다. 집 지을 토대를 만들어 놓고 그 위에 나무로 집을 지은 것 같은데, 집을 지었다기 보다 토대 위에 집을 올려놓은 듯한 모습입니다. 저러다가 바람이라도 세게 불면, 떨어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인터넷에서 할슈타트를 검색하다보면 쉽게 볼 수 있는 사진입니다. 동상의 뒷 쪽 건물들이 알록달록해서 동상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질 않더군요.. 긴 의자가 있는 걸로 봐서 평소에 이 곳은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여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라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우리가 간 날은 하필이면 비가 내려서 마을이 한산하기만 했답니다. 게다가 날씨는 한 여름에 왜 그리 추웠는지 참말로~~~




이제부터가 본론입니다.
쌀쌀한 여름(?) 날씨에 추운 몸을 녹이고 싶다며, 다다다가 따뜻한 코코아 한잔 마시고 싶다고 합니다. 때마침 근처에 카페가 있었고, 코코아 한 잔 마시면서 몸 좀 녹이고 가자고 했더니, 젊은 한국 처자 두 명이 우리도 차 마시고 가자면서 따라 들어옵니다. 동양인 4명이 동시에 가게에 들어서자, 가게 주인은 우리를 일행으로 알았는지 커~다란 테이블을 내 주더군요.. 얼떨결에 모르는 여행객과 마주보고 앉았습니다. 그리고는 자연스레 이야기가 시작되었죠... 어디서 왔냐.. 언제 왔냐.. 어디로 가냐.. 여행은 얼마나 하냐.. **에 가 봤느냐.. 등 여행객들이 일반적으로 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두 처자가 이런 말을 합니다.

"아저씨..!! 여기에 한국사람 정말 많이 오는 거 같죠..?? 길 다니다 보면, 한국 사람이 남겨놓은 흔적 정말 많아요.. 흔적 찾는 재미도 솔솔하던데..."

어떤 흔적이냐고 물었더니, 직접 찾아보랍니다. 자기네들도 우연히 봤는데, 재미있는 것들이 많았다고 하더군요..(좀 갈쳐주징...근데 아저씨가 모야~~!!)

<쉬어가기>
바로 위에 4명이 앉아있는 테이블 위에 있던 꽃입니다. 300만 화소의 디카로 같은 꽃을 찍었다고 해도 안 믿습니다.



 


여튼, 처자들의 장난스런 한국인 흔적찾기 놀이에 쿤과 다다다도 동참을 하게 되었고, 할슈타트를 떠나기까지 시간은 얼마 없었지만, 3개만 찾아보자고 작정을 하고 찾았답니다. 그리고, 가장 처음으로 발견한 것이 케밥이 작살나게 맛있다는 메모를 남겨놓은 어느 여행자의 흔적이었습니다. 얼마나 맛있는지 저 케밥을 먹어 보고 싶었는데, 먹었다가는 작살날 것 같아서 못 먹었답니다..ㅎㅎ




그리고, 또 하나 찾은 것이 호수를 가로질러 달리는 배에 있는 태극기였답니다. 무시무시하게 생긴 강아지인지 곰인지는 모르겠지만, 인형이 태극기를 들고 있더군요... 그리고, 나머지 하나를 더 찾아보겠다고 배 안을 열심히 찾았지만, 한국인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었답니다.

그러던 와중에 배가 곧 호수 건너편에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왔습니다. 배에서 내리려고 짐을 꾸렸고, 일어서서 배가 정박하는 것을 기다리는데, 표를 받던 젊은 남자직원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분위기가 쑥쑥했는지, 직원은 웃으면서 자연스레 말을 걸어왔습니다. 어디에서 왔느냐,, 오스트리아의 어디를 보고 이제 어디로 가느냐..하는 일상적인 이야기였더랬죠.

그런데,,,, 마지막 세번째 한국인의 흔적을 이 직원이 알려주었습니다. 너무나 뜻 밖의 흔적이었죠...
그 흔적이란....

"안..녕.이.. 가.쎄~요.."

직원이 말하는 한국말 인사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