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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의 일본 유학기

저의 일본유학은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오늘 올리는 글은 어떤 여자분의 2년간 일본유학 이야기이고, 글의 내용은 당사자의 동의하에 올리는 것임을 미리 밝힙니다.


당돌(?)했던 유학상담

2008년 겨울...
미국발 경제위기로 세상이 어수선 할 때, 어떤 여자분이 다음 쪽지를 보내왔습니다.

쿤님..!! 일본유학에 대해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시간 있으시면, ㅇㅇㅇ로 들어와주세요.

2007년 가을까지 저는 ㅇㅇㅇ카페에 주 1회의 페이스로 일본유학 이야기를 올렸습니다. 그 곳에 올린 글을 다~ 읽었다며,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스팸으로 생각했지만, 지나간 글을 읽었다는 말에 반신반의 하면서 카페에 들어가봤습니다. 로그인을 해 놓고 시간이 좀 지나자, 어떤 여자분이 말을 걸어왔습니다.

쿤님..!! 저도 일본유학을 하고 싶은데, 공부가 목적이 아니라 돈을 벌고 싶어요. 일본 유학하면서 술집에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는데, 쿤님이 보시기에는 어때요?

술집 알바를 위해서 일본유학을 하려한다는 말이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교토의 기온에서 비디오 배달 알바를 하면서 보아왔던, 몇몇 안 좋은 사례를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꽤 많은 돈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돈을 모으는 사람은 드무니까 일본에서 술집 알바는 하지말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드물지만 버는 사람은 있으니 일본에 가야겠다고 하더군요.. 그게 끝이었습니다. 참으로 수수께끼 같은 사람이었죠..


2년 간의 발버둥

2009년 봄...
그 여자분은 동경의 일본어 학교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일본어 중급 정도의 실력이었지만, 오전에는 일본어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오후에는 도서관에서 공부, 저녁에는 스나크에서 알바를 했습니다. 일본의 스나크는 카운터를 사이에 두고 손님과 이야기를 하는 곳이라고 보면 됩니다. 알바 시급 3,500엔을 받아 월 평균 수입이 꽤 되었고, 그 중 대부분은 저축을 했다고 합니다. 학교 공부도 열심히 해서, 학비 일부 면제 장학금도 받고, 성적이 좋아서 학습 장려금으로 월 5만엔 정도까지 받았다고 하더군요.
일본어가 능통해 지면서 크라브로 알바를 옮겼고, 스폰서가 생기면서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워 졌다고 합니다. 그래도 학업은 게을리 하지 않았고, 그런 모습을 스폰서가 인정해 주면서, 물질양면으로 많이 도와줬다고 합니다.
쿤은 물어봤습니다.

왜 그렇게 열심히 돈을 벌었어요?
음~~~ 제가 우리 집 기둥이에요.. 그래서 그랬어요.. 그냥, 그렇게만 알아주세요..


술집 알바생은 많았다.

그 분이 스나크에서 크라브로 자리를 옮긴 것은, 같은 가게에서 일하는 한국인 때문이라 합니다. 같은 일본어 학교는 아니었지만, 스나크 알바에도 텃세가 있다네요. 신참 알바생은 부유층 손님에게 얼씬도 하지 말라는 암묵의 룰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러다가 같은 학교 한국인을 만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는 척은 안 했지만, 뒤 돌아서서 어떤 말이 돌지 몰랐던지라, 보는 앞에서 학업에 열중하고자 알바를 그만 두겠다고 하고 나왔다 합니다. 그리고는 크라브로 자리를 옮겼던 것이지요..
학교 갈 때는 수수한 복장으로,,, 저녁에는 크라브 알바라는 이중적인 생활을 하면서,,, 다수의 한국인 유학생이 자신과 같은 일을 한다는 것에 놀랐다고 합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한국생활

그리고 일본 동북지방의 대지진이 발생할 무렵..
이 분은 일본어 학교 2년 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새생활을 위해 상가 건물을 구입하였고, 임대업을 통해서 일정 수업을 유지할 수 있는 발판까지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20대 후반이라는 나이에 대학을 다니고자 한답니다. 동경에서 대학을 다니고자 했으나, 방사능 걱정 때문에 여의치가 않았다고 합니다.


어떠세요..?
나이 20대 후반인 한 여자의 이야기 입니다. 이 분이 강조한 게 있습니다.

제가 일본에 와서 나름 공부도 열심히 했고, 술집에서 알바도 했지만, 본인이 원하는 확실한 목적이 있다면, 일본에서 그 것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저의 일본유학은 돈을 버는 것이 그 목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