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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가 사는법

남편에게 발길질 당하고도 요절복통한 사연



지난 주말에 있었던 쿤과 다다다의 생생한 이야기입니다. 
사적인 이야기는 자제하려고 하지만, 이번 일은 혼자 알고 있기에는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 또 처음으로 폭력성을 보인 쿤에게 반성의 기회도 줄겸 생생고발을 하려고 합니다. 쿤의 잠버릇 이야기로 고우고우~!!

우선 맛배기로...쿤의 잠버릇을 공개합니다.
택시를 잡는지, 선거 유세를 하는지,, 늘 저렇게 팔을 올리고 잡니다.. (저긴 호텔이에요)


쿤과 다다다는 야행성이다보니 금요일 밤은 거의 새기 일쑤랍니다. 지난 주 금요일에도 이것 저것 하다보니 한밤중을 넘어서 늦게 잠자리에 들었더랬죠.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꿀잠을 자고 있던 토요일 늦은 아침이었어요. 갑자기 쿤이 저를 뻥 차더군요. 한참 꿈나라에 있었던지라 이불이 들썩하면서 쿤의 다리가 제 다리를 차는 것을 느끼면서도 긴지 아닌지 몰랐답니다. 그 바람에 찬 바람이 후욱 들어왔고, 저는 이불을 더 여미고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다시 막 잠에 빠지려는데, 또 다시 쿤이 이불이 들썩할 정도로 제 다리를 걷어 차더군요. 잠이 반쯤 깨어 있었기 때문에 두 번째는 확실히 '발길질'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고,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많이 아팠답니다. 너~무 괘씸해서 옆에서 자고 있는 쿤을 힐끔 보았답니다. 역시나~ 세상 모르고 잘 자고 있더군요. 이상하다 싶었지만, 자고 있는 사람을 잡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발길질 당한 억울함을 뒤로한 채 다시 눈을 감고 잠을 청했습니다. 바로 그 때였어요. 부석거리는 소리와 함께 얼굴에 뭔가 검은 그림자 같은 게 느껴지더군요. 눈을 떠보니 주먹을 쥔 쿤의 팔꿈치가 제 얼굴 코 앞에 놓여 있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쿤이 자던 자세.  주먹은 더 힘을 주고 있었고, 저 팔꿈치는 다다다의 코 앞에 있었음.
(자료발췌 : MBC 무한도전)

그때의 모습은 개그맨 박명수가 " 우씨~!" 할 때의 딱 그 자세였답니다. 하지만, 주먹에는 매우 힘이 들어가 있었고 부르르 떨기까지 하더군요. 게다가 얼굴 표정은 매우 심각해 보였답니다. 깨워야 하나 말아야하나 생각을 하다가 안 깨우면 제가 맞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쿤의 팔을 잡았는데, 쿤이 그럽니다.

" (저음의 침착하며 진지한 목소리로) 야!!  놔~~. 나 반장이야."

웬 반장? 반장이라는 말을 들으니 학교에서 친구랑 싸우는 꿈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꿈에서 싸움이 계속 진행이 되면, 자칫 잘못 하다가는 이번에는 주먹으로까지 얻어맞겠구나 싶어 쿤을 흔들어 깨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꿈과 현실이 구별이 안되는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잠들어 버릴 것 같아서 말을 걸었습니다. 

" 쿤~!! 반장이라니..무슨 말이야? "

(개미같은 목소리로) 수.사.반..장.. "

" 뭐? 수사반장? 아하하하하하~~~~~~~~" (오랜만에 들은 단어. 수사반장.. 빵빵 터졌네요)

수사반장. 오랜만에 들으니 반갑기도 하고..또 쿤이 수사반장이라고 생각하니 너무 웃기더군요. (다음검색)

쿤의 설명에 의하면, 쿤은 꿈에서 유명한 강력계 수사반장이었고, 딱 범인을 체포하는 순간에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범인이 말을 안 듣고 도망을 가려고 하자, 일단 발로 두 방 차서 제압을 했다고 하네요. 그래도 범인이 도망을 가려고 하자, 이번에는 주먹으로 한 방 때려서 깔끔하게 끝장을 보려고 하는데, 범인을 때리면 안 된다며 후배가 팔을 잡더랍니다.(사실은 맞지 않으려는 다다다의 필사적인 저지였답니다.) 
그 한 방을 때리지 못한 쿤의 아쉬움이 담긴 이야기가 재미있어 배꼽을 쥐고 웃던 다다다였지만..생각해보니 발길질 두 방을 맞은 건 저 다다다였고...잠결에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아팠다는 생각에 억울함이 밀려오더군요.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라서 화낼 수도 없는 일이고 지나가는 말로 그랬죠.

" 쿤, 나 정말 아팠거든. 꿈은 꿈! 현실은 현실! 다음에는 그러지 마~!"

그런데, 쿤의 다음 말을 들은 저는 더이상.............더이상......더이상은 웃을 수가 없었답니다.

" 생각해보니까, 예전에 동생이 가끔 자고 일어나면 얼굴, 다리, 팔 같은데 멍들었다면서..형이 그런거 아니냐고 하긴 했었다. 헤헤헤...범인이 나였나봐. 근데 사실 나도 자면서 동생한테 맞은 적 많아..(뭥미? 형제끼리..T.T  어릴 적에만 그랬고 어른 된 뒤로는 거의 안 그랬다는데..그래도..그래도..) "

T.T.................................................
저는 무사히 살아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