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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세계를 다니다

오스트리아에서 캥거루를 찾는 아저씨

주말입니다. 주말에는 일본이야기를 건너뛰고, 쿤과 다다다가 다녀본 또 다른 나라에서 겪은 여행의 에피소드를 남기려 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사진찍는 기술이 좋으셔서 사진 한장으로 이목을 집중시키지만, 저희는 300만 화소 카메라를 2008년 여름까지 썼답니다. 그리고 지금은 다다다의 지인한테서 받은 500만 화소의 중고 카메라를 쓰고 있는지라 여행 사진이 메인이 될 수 없답니다. (조망간 다다다에게 지름신이 내릴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아뭏튼, 오늘도 저희가 여행지에서 겪은 에피소드 하나 소개합니다.


오스트레일리아(Australia)..
한국에서는 '호주(濠洲)'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세계적으로는 '오스트레일리아'라는 이름이 압도적으로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한문을 사용하는 나라는 '호주'라는 이름을 쓴다는 분들도 있지만, 일본에서는 오스트레일리아를 의미하는 オーストラリア(오스토라리아)라가 보편적으로 사용됩니다.
(이 글에서는 '오스트레일리아'로 통일합니다.)


 오스트리아 빈까지 간 쿤과 다다다...

시간은 3년 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쿤과 다다다는 유럽을 한 달간 여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독일 뮌헨에 오전에 도착을 해서 아침을 맥도널드에서 간단히 때우고, 뮌헨 시내를 둘러보았답니다.
그리고 12시부터 시작하는 뮌헨 청사의 인형극을 보며, 흑맥주를 한잔 마셨더랬죠..


공연도 끝나고, BMW 본사로 이동을 하는데 화장실을 가야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근처에는 화장실이 없었고, 있다고 하더라도 1유로였던지라, 가까운 뮌헨 역으로 이동하여 열차에서 작은 볼 일을 보았답니다.

그런데.....

볼 일을 마치고 손을 씻는데, 열차가 출발해 버린 것입니다.(헉!!). 문 앞에는 다다다가 서 있었고, 행선지도 모르고 달리는 열차안에서 불안해 하는데,, 표검사를 합니다. 유라일패스(1등석)를 보여주고, 이 열차가 오스트리아 빈까지 가는 특급열차라는 것을 듣고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생각지도 않은 여행지 오스트리아에 도착을 했고, 기왕에 왔으니까 여행을 하자며 숙박을 할 곳을 찾았답니다.

 삼겹살 파티를 하는 한인민박집

길가는 한국인 여행객을 붙잡고 어디서 자는지 물어봤고, 하루 걸러 한번씩 삼겹살 파티를 하는 민박집이 있다고 알려주더군요.
삽겹살...ㅋㅋㅋ
그 날은 8일이었고, 다음 삽겹살은 9일 이었던지라 일단은 2박을 하기로 했습니다만, 그 맛에 빠져서 4박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11일의 삽겹살 먹기 전의 준비모습 : 삽겹살 맛에 여기서 4박을...ㅋㅋ>


그런데 민박집 사장님, 정말 재미있습니다. 이 분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원도 도장을 운영하시면서, 민박업을 겸업하시는 분이십니다. 7월과 8월에는 도장 문을 닫고 연습장에 2층 침대를 들여놓고는 성수기 민박에 올인을 한다고 한답니다.

<민박집 사장님>

소주를 한잔 하면서 물어봤습니다. 

   쿤    : 사장님.. 사장님은 왜 오스트리아에 오시게 되셨어요??
사장님 : ㅎㅎㅎ 그게 말이죠.. 캥거루를 보겠다고 오스트레일리아에 가려고 했는데, 오스트리아랑 햇갈려서..ㅎㅎ
   쿤    : 엥?? 그럼, 목적지를 잘못 알고 오셔서 여기서 자리를 잡으신 거예요?
사장님 : 그렇죠.. 그것도 모르고 여기에 와서 캥거루를 찾아서 몇달을 헤매였던지..ㅎㅎ
   쿤    : 어떻게 그런일이...
사장님 : '오스트레일리아' 어디든 상관없다고 했는데, '오스트리아'의 '빈'으로 오는 티켓을 받고, 이런 동네도 있구나 했었죠..

그렇습니다.. 사장님 말씀에 의하면, 오스트리아와 오스트레일리아를 잘못 알고 온 것이 계기가 되어 자리를 잡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우스게 소리로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세계에는 같은 이름을 가진 지역이 많습니다.(호주 시드니, 캐나다 시드니). 그로 인해 비행기를 잘못 타는 경우도 있죠. 그리고 방송을 통해서 들은 이야기이지만, 세계 각국의 오스트레일리아와 오스트리아의 대사관에는 잘못 걸려오는 전화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사장님은 이어서 말했습니다..

제가 오스트레일리아와 오스트리아를 잘못 알고 이 곳(빈)에 왔지만, 숲을 걷고 있을 때면, 캥거루 두어 마리가 뿅~ 하고 튀어나올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ㅎㅎㅎㅎㅎ

아~~ 정말 저 사장님을 위해서라도 캥거루 두세마리 잡아다가 오스트리아 빈 숲속에 풀어놓아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렇게 만나는 인연이 있기에 사람들은 여행을 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