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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가 사는법

내집 장만에 성공한 남자가 말하는 가계부 쓰기의 노하우

남자가 가계부를 쓴다?
모르긴해도 "남자가 쪼잔하다.", "같이 사는 여자가 불쌍하다.", "경제권을 쥐고 여자를 들들 볶겠구나.", "여자는 반찬값도 타서 쓰겠구나." 등의 편견을 갖고 아니꼽게 바라보는 이들이 많을 것 입니다. 그리고 쿤(글쓴이) 역시 남자이고, 남자인 제가 우리집 가계부를 쓰고 있습니다. 이런 저를 보고, 다른 누군가가 어떻게 생각한들 저(쿤)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왜냐? 같이 사는 여자, 다다다는 전혀 불만이 없기 때문입니다.(나만의 생각일지도 모른다고요? --;; 돈 때문에 싸운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오늘의 포스팅을 통해서 남자, 쿤이 쓰는 가계부를 전격 공개합니다.
남자가 가계부를 써서 9년만에 내집 장만을 하게 된 배경(9년은 결혼하기전 일본 유학생시절의 기간을 의미합니다.), 어떻게 썼기에 그게 가능했는지의 비밀, 여자 또는 다른 사람과 차이나는 쿤만의 가계부 쓰는 비법이 주된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
끝까지 읽어보시고, 가계부를 쓰시는 분은 본인과의 차이점(더 좋은 아이디어)을 이야기 해 주시고, 안 쓰시는 분은 이번 쿤의 포스팅을 계기로 가계부를 써 보시기를 권장해 봅니다.

마지막까지 읽으시고 실천에 옮기신다면, 조금이라도 금전적인 여유가 생기리라 봅니다.

쿤의 생활환경과 경제적인 수입

가계부 쓰는 요령을 공개하기 전에 쿤이야기를 조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쿤은 1998년에 일본으로 유학을 왔고, 부모님의 1원 한장 지원없이 일본에서 9년간 유학생활을 했습니다. 여기서 "부모님의 지원없이 9년간 유학을 하면서 집을 샀다고?" 하는 의문을 갖으시게 될 것입니다. 그런 의문에 대해 쿤은 과감히 대답합니다. "네~"라고..
쿤은 9년이라는 일본유학 학창시절의 추억을 꼽으라면, 학교 공부한 것과 알바, 그리고 해외로의 배낭여행 정도로 압축됩니다. 죽어라 공부해서 장학금과 수업료 면제를 받았고, 하루 평균 수면시간 3~4시간을 유지하면서 알바 또한 열심히 했습니다. 그리고 견문을 넓히고자 여행도 많이 다녔습니다.
학창시절의 경제적 수입은 다른 유학생에 비해서 시급이 두 배정도 센 알바를 많이 했습니다. 한국어, 학원강사, 과외, 이벤트 행사, 호텔 청소 등이었고, 월 평균 알바 수입은 30만엔(약 400만원), 그리고 장학금으로 월 평균 10만엔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하면 연평균 5,000 만원 정도가 되네요. 학비는 성적이 좋아서 면제되었기 때문에 +/- 하면 0엔입니다. 이외에도 오토바이와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쿤의 9년간의 일본유학생활입니다. 쿤의 생활환경이 조금은 이해 되셨는지요?

일반 가계부의 일반적인 문제점

먼저 일반 가계부의 일반적인 문제점을 짚어보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 가계부(용돈기입장)를 쓰신다면, 본인의 가계부를 되집어 보시고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1. 나는 가계부를 꾸준히 못 쓴다.
    가계부를 꾸준히 못 쓰는 가장 큰 이유는 "귀차니즘" 입니다. 즉, 가계부를 쓰는데 하루 평균 3분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 종이 가계부를 펼쳐놓고 계산기를 두드리는 번거로움이 있다면, 꾸준히 쓰기란 상당한 인내력을 필요로 할 것입니다. 일단 가계부 쓰기에 투자하는 시간을 줄이시고, 꾸준함을 기르세요. 쿤이 그 해법을 알려드립니다.

2. 가계부를 쓰긴 쓰지만, 돈의 입출 내역 기입과 결산이 그 주(主)가 된다. 근데, 그 결산이 안 맞을 때가 많다.
    쿤이 보는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저 역시 같은 착오를 범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생각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돈의 입출 내역의 기입과 결산으로 가계부 쓰기가 끝이라면, 그 가계부는 단순한 사실을 기입한 금전적인 역사책에 불과할 뿐입니다. 이유는 앞으로의 발전으로 이어지지가 않기 때문이죠. 게다가 결산이 맞지 않는다면,,, 움, 가계부 존재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셔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앞으로의 발전으로 이어지냐구요? 그 해법 또한 아래에 기술하겠습니다.

3. 1년 단위로 가계부를 쓰지만, 해가 바뀌면, 보관 문제로 작년, 재작년 또는 그 이전의 가계부는 버린다.
    움~ 한 가정의 1년간의 돈의 흐름을 기록한 것인데 해가 바뀌었다고 바로 쓰레기통 행은 아깝죠. 그 보관문제요? 간단히 해결됩니다.


쿤이 쓰는 가계부의 특징

쿤이 쓰는 가계부에는 다음과 같은 네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오늘 포스팅의 핵심이 되리라 봅니다.
1. 쿤은 종이 가계부가 아닌, 엑셀 가계부를 쓴다.
2. 쿤의 가계부에는 금전적 씀씀이의 페이스 조절 기능이 있다.
3. 쿤의 가계부는 매월의 결산을 기준으로 연말 결산의 예측이 가능하다.
4. 공과금의 지출내역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이제 조목조목 짚어보겠습니다.

1. 쿤은 종이 가계부가 아닌, 엑셀 가계부를 씁니다.

    엑셀 가계부의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관리가 편하고, 계산이 빠르다는 것입니다. 쿤은 일본으로 건너와서 약 2년간은 종이 가계부를 쓰면서 결산이 안 맞고 꾸준히 쓰기 힘들다는 것을 몸소 느꼈습니다. 그리고 관리문제도 무시할 수 없었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엑셀 가계부입니다. 쿤은 2000년 1월부터 엑셀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쿤이 10년간 쓴 엑셀가계부 (10개 화일의 총용량은 약 50M)

요즘 20~30대 분들은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의 오피스는 누구나 쓸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엑셀 가계부에서 필요로 하는 함수기능은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 정도입니다.(함수라고 하기에도 우습죠)

다음은 가계부의 구성입니다. 아래의 화일은 쿤의 올해 7월 가계부의 틀입니다. 금액은 전부 검정색으로 칠했습니다. 개인 정보인 점을 고려해 블록 처리했다는 점, 양해 해 주시기 바랍니다.

(7월 가계부의 틀)
【설명】
먼저, 엑셀의 가장 위쪽의 날짜를 기입하고 있습니다. 왼쪽의 항목에는 위에서부터 수입과 지출항목이 있고, 그 아래에는 통장을 만들어 넣었습니다. 지출항목의 바로 오른쪽에는 7월의 예상 소비 금액이 있고, 이 금액은 6월 25일에 기입하여 넣었습니다. 그리고, 그 바로 오른쪽에 실제 소비 금액란이 있고, 이 란은 해당일에 돈의 입출 내역에 숫자를 집어 넣는 것 만으로 자동적으로 합계가 이루어고, 세로의 각날의 사용 금액도 자동적으로 집계가 됩니다. 이러다 보니 계산기가 필요없어지는 거고, 그날의 가계부 정리에 걸리는 시간은 단 1~2분 정도로 끝이 납니다. 

2. 쿤의 가계부에는 금전적 씀씀이의 페이스 조절 기능이 있다.
소비에 있어서 돈을 많이 쓰고 있는지 아닌지는 당사자도 잘 모르는 부분입니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가 알려주기도 어려운 것이죠. 쿤은 한달의 예상 금액을 설정하고, 그 금액을 하루 단위로 쪼개서 누적하는 방식으로 페이스 조절을 합니다. 아래의 표를 보시면, 외쪽에서 네번째 부분부터가 사용금액(주황색)과 페이스금액(흰색) 을 나타내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각 날을 기준으로 주황색 금액이 흰색금액을 넘지 않도록 하루하루를 조절해 나가고 있습니다.

(소비의 페이스 조절 : 숫자는 임의 설정입니다.)
【설명】
하루 사용금액은 5,172 이고, 월급날이 25일이고, 그 날에 집세도 나가는 관계로 스타트는 매월 100,000 입니다. 왼쪽 8번째 칸부터 주황색 부분의 숫자가 커졌습니다. 이 것은 소비 페이스가 오버되고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 때부터 쿤과 다다다는 소비 조절에 들어갑니다. 그렇게 해서 11번째 칸에서 안정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17번째 칸에서 다시 오버, 19번째 칸부터 안정.. 늘 이런식입니다. 이렇게 해서 조절된 금액은 위에 있는 7월의 가계부 틀의 왼쪽 위에 있는 "이달의 남은 금액"으로 표시되어 앞으로 얼마간의 여유금액이 있는지를 알 수 있죠. 이 금액이 마이너스(-)가 되면, 그 달은 예상을 초과하는 소비가 된다는 말이 됩니다. 7월에는 "이달의 남은 금액"이 6,820 을 가리키면서 예상 금액을 오버하지 않았음을 뜻합니다. 참고로 쿤이 설정하는 소비예상금액은 언제나 타이트하게 설정합니다. 불가능에 도전하는 셈이죠.

3. 쿤의 가계부는 매월의 결산을 기준으로 연말 결산의 예측이 가능하다.
그렇습니다. 쿤은 날마다의 페이스 조절도 모자라서 매달 24일에 월간 페이스 조절을 합니다. 가계부를 쓰면, 그 금액은 연간 입출 내역으로 바로 반영되어 집니다(가계부안에 2010 시트). 그러다 보니, 매달 24일에 아래 그림의 "A(실제 사용내역)" 과 "B(작년 연말 설정 금액)"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확인하며, 차이가 크게 날 경우 다음 달에는 되도록이면 그 부분에 대해 신경을 쓰면서 소비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이 역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 아닌 관계로 10분이면 끝이 난답니다.
쿤의 가계부의 2010 총 결산표

그리고 위에 표에서 중요한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각달의 저축율이 얼마가 되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지요(바로 윗 그림의 하단부분 참조). 저희는 매달 얼마씩 적금을 붓지 않습니다. 이유는 일본의 예금 이자란 거의 0%에 가깝기 때문이죠. 그대신 저희는 가계부를 믿습니다. 이유는 가계부에 예금 통장이 맞물려서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각달의 저축율을 일정하게 유지하면 그 만큼 통장에 돈이 모이는 계산이 되기 때문이죠. 다다다가 3월까지 일을 할 때는 저출율이 55~65% 정도를 유지했지만, 다다다가 일을 그만두고 프리랜서를 겸한 학생이 되면서 저축율은 40~50%로 곤두박질(?) 치고 말았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4. 공과금의 지출내역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여러분은 가정에서 쓰고 있는 전기, 가스, 수도, 헨드폰, 전화, 인터넷 등의 요금이 매월 어떻게 다른지 아시는지요? 쿤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한 눈에 알고 있답니다.
쿤네 집의 공과금 내역표 (숫자로 보는 것보다 흐름을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단 금액은 실제 금액이 아닙니다.)
【설명】
공과금 사용 내역만 보더라도 시간이 흐를 수록 씀씀이가 줄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 전기요금 : 2월과 9월의 전기요금을 보고 기겁을 한 뒤에 3월과 10월에 절약에 들어가니 총 4,000 정도 절약.
* 가스요금 : 겨울에는 많이 쓰고, 여름에는 적게 쓴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 인터넷 : 5월까지는 월 평균 4,000 이 넘었으나, 인터넷 회사를 재계약하면서 월 평균 700 정도 절약.
* 수도요금 : 7월에 수도요금이 적게 나왔다는 걸 알고 이유를 찾아보니, 5월에 약 보름 정도 해외여행으로 집을 비움. 
* 핸드폰요금 : 쓰는 것도 없는 데 요금이 의외로 나간다는 생각에 핸드폰 회사를 방문하여 이런 저런 요금제를 확인하고 프랑 변경. 그리고 각종 할인 요금제를 파악하고 요금제를 재정비하였더니, 핸드폰 요금이 1,000 정도 절감.

연초와 비교해 보면, 공과금 만으로도 장족의 발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두달에 한번 나오는 수도요금을 줄여야 할 텐데...)

쿤이 유학 9년만에 집을 장만할 수 있었던 이유

쿤은 일본 유학을 하면서, 월 평균 알바 수입으로 30만엔(400만원) 정도를 유지했습니다. 많네~ 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으나, 일본의 집은 월세인 관계로 집세만 월 5만엔 정도였습니다. 또, 쿤은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있었던 관계로 유지비가 많이 들었습니다.(참고로 자동차는 생계수단이었습니다.) 또, 일본에서의 30만엔이란, 20대 후반 셀러리맨의 평균 월급 정도이며, 계획없이 쓸 경우 금방 바닥나는 돈이랍니다.
이런 상황에서 돈의 흐름을 관리하고자 가계부를 쓰게 됐고, 그렇게 가계부 쓰기를 9년만에 한국의 수도권에 작은 아파트 하나를 장만할 수 있었고, 그 집에는 부모님이 살고 계십니다.(직장인이 아닌 학생신분이었습니다). 쿤은 가계부만 잘 쓴다면, 돈 관리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쿤이 생각하는 가계부란?

가계부는 한 집안의 경제 내용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장부로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닙니다. 본인과의 싸움입니다. 그리고 지피지기(知彼知己)면 100전 100승이라 했습니다. 즉, 본인(가족)의 씀씀이를 알고, 그 씀씀이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부부간에 돈 때문에 싸우는 일은 없어질거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많은 분들도 본인의 가계부가 단순한 기록용인지, 아니면 앞으로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가계부인지 다시 한번 훑어보시기 바랍니다.

추신 ) 한동안 가계부 배포를 해왔는데요, 
배포용으로 만들었던 가계부가 열리지 않기 때문에, 가계부를 보내드리고 싶어도 보내드릴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지금 쓰는 가계부는 보내달라고 하셔도, 저희 집 가계부는 일본 카드와 통장, 한국 카드와 한국 통장이 맞물려있고, 달러와 유로까지 맞물려서 돌아가는지라 제 3자는 사용할 수 없는 가계부가 되어있습니다..
다시 배포용을 만들자니 엑셀을 편집하는데만 4~5시간은 필요로 하는지라 다시 만들 엄두가 나지 않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배포를 하지 않고 있으며, 가게부 보내달라는 메일에는 답변을 드리지 않습니다.. 이해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