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활 (일본문화)/다다다가 보는 일본

일본인이 궁금했던 한국인 습관

쿤다다다 2018. 2. 9. 06:00

다다다는 일본 사람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교재는 한국에서 발행한 것을 사용하기 때문에, 한국 고유의 표현이나 문화까지도 같이 가르친답니다.


어느 날이었어요.

한국어 표현을 연습하는 시간이었는데 한 학생이 질문을 하더군요.

 

" 선생님, 이 표현이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

 

학생이 질문한 교과서 내용은 바로 이 문장이었어요.

 

집에 돌아온 다음에 손과 발을 깨끗이 씻어요.

 

단어도 문법도 그리 어렵지 않은 평범한 문장이었기에 

 

" 아, 그러세요? 구체적으로 어디가 이해가 안 되시나요? "

 

학생 왈,

 

" 일본에서는 집에 돌아온 다음에 손은 씻어도 발은 잘 안 씻거든요. 발을 왜 씻는지 이해가 안 돼요."

 


저는 순간 좀 당황했습니다. 왜냐하면, 한번도 저 문장이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거든요. 저도 집에 돌아가서 반드시 발까지 씻는 습관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누군가가 집에 돌아가서 발을 씻는다고 해도 별로 문제될 건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집에 돌아가면 손과 발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는 생활 습관 교육도 많이 받았고, 실제로 집에 돌아가는 즉시 손과 발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도 많이 봐 왔으니까요.

 

그런데 일본에서는 비슷하지만 다른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자주 듣는 귀가 후 생활 습관 표현은

 

" 집에 돌아온 다음에는 손을 깨끗이 씻고 입을 깨끗이 헹군다"


바로 이것입니다.

 

저 질문을 한 학생도 그러더군요.

 

"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손을 씻고 입을 헹궈야 한다는 표현은 많이 듣는데 발을 씻는다는 건 들어본 적이 없어요."

 

물론 귀가 후 발이 너무 더러운 상황이라면 씻을 수도 있지만, 굳이 일부러 목욕하기 전까지는 씻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는 반대로 (요즘은 또 모르겠지만) 귀가 후 입을 헹궈야 한다는 건 교육받은 기억이 별로 없는데

여러분들은 어떠신지...겨울철 감기 예방을 위해 입을 헹군다 정도는 들어본 것 같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저는 나름대로 한국집과 일본집을 살아보면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점을 하나 캐치했어요.

 

한국집은 예나 지금이나 쓸고 닦기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특히 걸레질 참 열심히 하지요? 우리 엄마도 청소기만 돌리는 건 뭔가 청소를 반만 한 기분 같다고 자주 말씀하십니다. 그렇게 아침 저녁 쓸고 닦고 한 집 안에 바깥을 누빈 더러운 양말을 그대로 신는 것도, 양말을 벗고 그대로 걸어다니는 것도 한국에서는 그리 좋은 매너는 아닐 거예요.

 

 

제가 가르치는 일본 사람들은 대다수 주부입니다. 청소기는 돌려도 걸레질은 거의 안 한다고 하더군요. 아예 안 한다는 사람도 반 이상이었고요, 가끔 한다는 사람도 진짜 소수(그것도 심각하게 좀 더러울 경우)... 자주 한다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저는 청소는 잘 못하지만, 걸레질 한 뒤의 상쾌함을 좋아하는 편인데요. 일본 생활하면서 걸레질을 잘 안하게 됐어요. 섬나라라서 한국 만큼 먼지가 많지도 않고, 2층 단독에 살다보니

1층만 청소기 돌리는 것도 벅차답니다.

 

한국도 요즘은 마룻바닥 많이 하니까 좀 바뀌었을 지도 모르겠네요. 어떠신가요?

일본에서는 마룻바닥은 물청소 자주 하는 게 안 좋다고 매일 하는 걸 만류하는 경우도 많아요.

저 또한 마루 시공업자에게 같은 이야기를 들었고요. 

 

그리고 일본 집은 겨울에 바닥 난방이 일반화 되어 있지는 않지요? 슬리퍼 생활 많이 합니다.

집 구석구석을 깨끗이 쓸고 닦는 생활이라기 보다는 약간 깨끗한 사무실에 사는 느낌...

이런 생활을 하는 일본이다 보니,,,어쩌면 발 닦는 게 이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지막으로 이건 어디까지나 대체적으로 그렇다는 것이지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는 건 아니에요.

한국인이라도 한국인 나름이고 일본인이라도 일본인 나름이지요. 그 차이는 감안해서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