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 부부가 사는법

며느리 사랑은 시모, 사위 사랑은 장모

5월이 시작된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4월 28일부터 시작된 9일간의 일본 골든위크(golden week ; 황금연휴)도 5월 6일인 어제로 끝이 나고, 오늘(5/7)부터는 또 다시 생활 전선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음 연휴가 7월 셋째 월요일이니 두달 반 동안은 죽어라~ 일을 해야 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의욕이 꺾이고, 5월병의 조짐까지 보입니다...(--)

- 관련글 -
<5월병>
<
한국과 일본의 휴일 비교>

본래 이번 골든위크 때는 다다다와 8박 9일의 터키여행을 가려고 했는데요, 다다다의 일정이 뒤트러지면서 터키여행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갑작스런 일정 변경때문에 갈 곳을 잃은 쿤과 다다다는 결국, 5박 6일의 일정으로 한국에 다녀오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의 5박 6일 동안에 양가 부모님의 큰 사랑을 느끼고 왔기에 그 어떤 여행보다도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쿤과 다다다가 느꼈던, 양가 부모님의 사랑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4월 29일에 쿤과 다다다는 한국에 들어갔습니다.. 공항에 도착해서 양가 부모님께 전화를 했는데, 쿤의 어머니가 쿤에게 딴데로 새지 말고 집으로 곧장 오라고 신신당부를 하셨습니다.. 평소같았으면 처갓집을 먼저 가는데, 뭔가 급한 일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쿤의 집으로 갔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보니,,
세상에~~ 작은 잔치가 열렸나 봅니다.. 동네 아주머니 일곱 분이 모이셔서 음식을 만드시고, 쿤과 다다다를 기다리고 계시더군요..

                                          이런 상이 무려 세 개~~

   쿤     : 오늘 무슨 날이에요...?? 잔치상이 3개나 있네..?
어머니  : 내가 며느리 생일상을 한번도 챙겨주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려서 이번에 준비 좀 했다..
  쿤      : 아니, 결혼한 지가 언젠데 이제와서....(ㅎㅎ)
어머니  : 니들이 매~번 이 맘때 여행을 가니 시간이 되어야지.. 조금 빠른 생일상이지만,
             간만에 시간이 맞아서 준비했으니까 어여들 먹어...


아무튼 뜻하지 않은 생일상에 조금은 얼떨떨 했지만, 오랜만에 포식을 했습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나니, 이번에는 케이크와 샴페인까지 준비해 두셨더군요... 게다가 샴페인 잔은 큰 며느리 생일상에 쓰겠다고 수년 전에 준비하셨다는데, 이제야 빛을 본다는 어머니 말씀에 부모님의 마음을 너무 몰랐다는 생각까지도 들더군요..


그렇게 해서 한국에 도착하자 마자 다다다는 조금 빠른 생일 파티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이튿 날부터는 친지들에게 인사 다니고, 오랜만에 성묘도 다니고 했습니다.. 그리고 처가집에 갔는데요, 이번에는 쿤이 장모님의 큰 사랑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들어오기 전날에 처갓집에서 2박을 했습니다.. 장모님께서는 쿤에게 먹고 싶은 것 있으면 말만 하라 하십니다.. 그래서 갈비찜이 먹고 싶다고 했더니, 뚝딱..!!하고 갈비찜을 만들어 주시더군요.. 그리고 일본으로 들어가기 전날에는 쿤이 좋아하는 배추김치, 총각김치, 열무김치, 파김치, 깻잎, 무말랭이 등을 싸 주시고, 먹고 싶다는 떡볶이를 못 해 주셨다며, 아침에 만드셔서 작은 팩에 넣어주시면서, 공항가서 먹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나 둘 챙겨주시는 장모님의 사랑을 거절하지 않고 받다보니, 엄청난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바로 일본으로 가지고 들어올 짐이 엄청난 양과 무게가 된 것이지요..
자그마치 132.7 kg ...


왼쪽 카트 3박스의 종이상자에는 김치를 포함한 각종 먹거리가 있고, 그 위에 떡볶이가 앉아있습니다..
(아~~ 저 떡볶이를 수화물로 부친 사연도 참으로 기가 막힌데, 오늘은 패스합니다..^^)..
그리고, 오른쪽 카드에 있는 캐리어에는 옷, 책, 각종 선물들이 들어 있고, 양쪽 카트의 손잡이에는 노트북도 하나씩 있습니다.. 한국에서 가지고 올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사진으로 찍고 보니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쿤과 다다다가 수~십차례 한국을 오고갔지만, 이번에 가져온 짐의 양은 종전 기록 110 여 kg 을 오버하는 신기록을 수립하게 되었습니다..--;;; 일본 간사이 공항에서 일하는 세관직원도 쿤과 다다다의 짐을 보더니 '이거 두 사람의 이삿짐이죠?' 하며 웃습니다..

집에와서 풀어보니, 김치나 무말랭이, 깻잎 말고도, 김과 고추, 마늘, 가래떡, 게다가 소갈비찜까지 들어있더군요.. 집에 와서 반찬 정리를 하고 있자니, 해외생활 하느라 곁에서 지켜드리지도 못하는 자식들을 챙겨 주시는 양가 부모님의 사랑에 가슴이 울컥합니다..

'일본직고 쿤과 다다다' 블로그의 영원한 애독자이신 양가 부모님들...!!
감사합니다.. 그리고 잘 먹겠습니다...ㅎㅎㅎㅎㅎ


추신 : 두 사람이 가져온 132.7 kg 의 짐값이 궁금하시다고요..?? 짐값은 0 원이었습니다..
        추후 일본에서 유학하는 유학생들을 위해 쿤만의 짐싸는 법을 공개하고자 합니다..
        (잊지 말아야 할 텐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