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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가 사는법

짜장면 한 그릇 먹자고 날까지 잡는 우리부부

여러분들은 짜장면을 먹고 싶을 때, 어떻게 하세요?
집에서 만들어 드시나요? 아니면, 중국집에 전화해서 시켜드시나요?
쿤과 다다다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침만 꼴깍 삼킨답니다. 쿤과 다다다가 사는 곳 주변에는 중국집도 없고, 짜장면 춘장을 파는 곳도 없거든요. 가장 가까운 중국집은 차로 1시간 정도는 가야하고, 그 나마도 한국식 짜장면이 아니다 보니 그 맛에 실망을 합니다..(흑흑)


지난 일요일..
그 날은 쿤과 둘이서 하루 종일 컴퓨터 작업을 했습니다. 쌀쌀한 날씨 탓에 밖에 나가기도 귀찮고 해서, 방에 난방기구 하나 틀어놓고 모니터만 보면서 작업을 했더니, 눈이 풀리더군요. 안 되겠다 싶어서 쿤과 함께 거실에서 티비를 보면서 스트레칭을 했습니다. 초저녁이라 그런지 먹거리 방송이 많더군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배는 그렇게 안 고픈데 속이 허~ 하다는 느낌..... 아시죠..?? 정말 얼큰한 짬뽕 국물 한 모금이 그렇게 그리울 수가 없더라고요.. 그리고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습니다..

"아~~ 얼큰한 짬뽕 국물이 먹고 싶다.."

그랬더니, 쿤의 얼굴색이 변했습니다. 그런 말 들으면 자기도 먹고 싶은데, 먹을 수 없는 현실이 고통이다 이거죠..ㅋㅋ 이러다 보니, 쿤과 다다다의 일본생활에서 짜장면과 짬뽕은 생활 금칙어이기도 하답니다.

"하루 날 잡에서 짜장면이랑 짬뽕 먹으러 갈까..??"
"나야 콜이지~~헤헤헤"
"이번 주 수요일(11/23)이 국경일이니까 그날 가자..."

쿤이 느닷없이 짜장면과 짬뽕을 먹으러 가자고 합니다. 때마침 3일 뒤 수요일이 국경일이니까 그날 가자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짬뽕 먹고 싶다는 말을 하고, 3일 뒤에 짜장면과 짬뽕을 먹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한국이었다면, 전화 한 통으로 먹을 수 있는 짜장면을, 쿤과 다다다는 3일 뒤에,,, 그것도 먹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 나마도 국경일이 있었으니 망정이지, 평일이었다면, 일주일을 기다려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ㅎㅎ


                                          <네비게이션에 찍힌 중국집까지의 거리 : 42km>
우리가 먹으러 가려는 중국집은 조금 멉니다. 42km 가 넘는 거리이기에 마라톤 풀코스라 할 수 있습니다. 점심을 먹으러 가려는데, 오후 2시가 넘어서 도착이라네요. (흐미)



길이 많이 막힙니다. 이러다가 짜장면 먹기도 전에 배고파 쓰러질 것 같더군요.. 쿤에게 한 마디 했습니다.

"근데,, 우리는 짜장면 먹으러 가는데, 산도 넘어야하고, 강도 건너야 하네... 우리집 근처에 중국집 하나 있으면 좋으련만.. "
"ㅎㅎ 갑자기, 그거 생각난다.. 서세원..!!"
"서세원..??"
"산넘고 물건너 바다 건너셔... 뗏목을 타고 가다 뒤집어져셔~ 모타뽀트 타고가는데~~에 모타뽀트 기름떨어져~~셔, 기냥 막 헤엄치면셔!셔!!셔!!! 셔셔러셔셔셔......"
"ㅎㅎㅎㅎㅎㅎ"

짜장면 먹으러 가는 길에 쿤이 신났습니다. 느닷없이 서세원송(?)을 부르기 시작하는데, 얼마나 웃긴지 차 안에서 뒤집어져라 웃었거든요. 게다가 율동까지 기억한다며 흉내를 내는데, 정말 혼자 보기 아까운 장면이었답니다. 어릴 적에 티비에서 본 적이 있는데, 다시 들으니 너무 새롭고 재미있었습니다.


길이 뻥 뚫렸습니다.. 뻥 뚫린 도로에 트럭들이 유난히 많이 지나가더군요. 짜장면 먹으러 가는 길이 이렇게 힘들고 험난해서야...


가다서다를 반복하기를 거의 3시간... 마라톤 선수랑 같이 출발했으면, 차가 졌을거라고 쿤이 말합니다.
참으로 멀리도 왔습니다.. 오랜만에 간 중국집, 오사카에 있는 "라이라이" 입니다. 이 가게는 한국식 짜장면을 즐길 수 있는 오사카의 가게 중 하나로 저희도 몇년 전에 지인에게 소개받은 곳입니다. 길과 가게 모습을 폰카로 찍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나오다가 보시고는 기겁을 합니다.(안 피하셔도 되는데..)


가게 안은 손님 서너팀이 앉을 수 있는 좁은 홀이 있고, 오픈형 주방과 중국집에 상징인 철가방도 있습니다. 철가방이 있는 것으로 보아 배달도 되나본데 부럽습니다. 사실, 이 곳은 오사카의 한국이라 불릴 정도로 한국인이 많이 사는 곳이랍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랬다고, 중국집의 대표 메뉴인 짜장면, 짬뽕, 탕수육을 시켰습니다. 사진만 본다면, 한국의 중국집과 다를게 하나 없으나 문제는 가격...!! 짜장면 곱배기 1100 엔, 짬뽕 곱배기 1100엔, 탕수육 1000엔... 이렇게 해서 3200엔, 원화로 하면 4만 8천원입니다..(캑..!!)


짜장면을 먹으면서 옆을 보니, 이 가게 주인분들은 대만분들 인 것 같았습니다. 대만 신문에 소개가 되었다며 기사를 스크랩 해 놓으셨더라고요. 대만 사람이 일본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중국음식을 판다..?? 조금 이해가 안 되는데, 어쨌든 4개국이 얽혀있는 식당이더라고요.. 

 

짜장면을 먹고 나오는데, 쿤이 김밥 사러 가잡니다.. 그렇게 먹고 또 먹냐고 핀잔을 줬더니, 먹을 게 아니라 싸 가지고 집에 가려는 거라네요. 워낙 갈 길이 멀다보니...ㅋㅋ 그런데, 작은 김밥 두 줄의 가격이 600엔입니다. 원화 9천원...!! 일본에서 그리 큰돈은 아니지만 집에서 싸먹다가 사먹으려니...흑.


짜장면 짬뽕을 먹고 김밥을 사니 오후 5시가 넘었더군요. 이제부터 집에 가려면, 2~3시간을 차로 달려가야 합니다. 가는 길이 막히기라도 하는 날에는 끝장입니다.(결국 막혔습니다.)
결국 우리 부부는 짜장면 짬뽕을 먹기 위해 왕복 6시간의 이동을 해야했고, 먹는 시간 1시간과 김밥을 사러 전철 두 정거장을 이동하느라 총 8시간을 소비했습니다. 짜장면 먹으려면 날 잡아야 한다는 말, 이해가 가시죠..?

무슨 보물이라도 되는 듯 김밥 두 줄을 꼭 안고, 쿤이 소파에 눕더군요. 그리고 몹시 피곤하다는 듯 이렇게 말합니다.

결혼한다고 날 잡는 것 보다, 짜장면 먹으려고 날 잡는게 더 힘드네.. 결혼은 한번이지만, 짜장면은 앞으로 몇 번을 더 잡아야 하는 거야...


<추신>
지금 다음에서는 11/24 ~ 12/08 의 기간에 걸쳐 2011 Daum Life on Awards 라 하여 올해의 블러그 대상 투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쿤과 다다다를 응원해 주시고 격려해 주신 분들 덕분에 "일본찍고 쿤과 다다다"도 라이프 부분 후보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투표결과를 떠나서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2011 Daum Life on Awards 의 좋은 행사 하나를 소개드리자면, 2011 Daum Life on Awards 는 1인당 12개 부분에 걸쳐 투표를 할 수 있는데요, 1회 투표를 할 때마다 200원을 다음의 "희망해"가 소외이웃분들에게 기부한다고 합니다. 1인당 12개 부분에 투표를 할 수 있으니, 투표를 하는 것 만으로도 1인 2,400원을 "희망해"가 대신해서 기부하는 것이 됩니다. 목표액은 1억원이라 하니 투표도 하시고, 그 따뜻한 마음을 소외이웃분들께도 나누어 주시는 것은 어떠신지요.
이 글을 보신 분들 중에서 다음 아이디 계정을 가지고 계신분들은 부디 본인에게 주어져 있는 투표권을 꼭 행사하셨으면 합니다.  42,167명이 동참하신다면, 목표액 1억은 금방 모아질 것 같은데,,, 동참하실거죠..??

2011 Daum Life on Awards : http://campaign.daum.net/LifeOnAwards2011/vote/view/life#mC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