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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문화)/다다다가 보는 일본

일본에서 해외여행 가려다가 낙심한 이유

지난 일요일...
아침에 외부활동을 하러 나갔다가 집에 돌아오니, 저녁 때였다. 조금 늦은 저녁을 먹으면서 티비를 보는데, 푸르른 자연이 티비 화면에 잡혔다. 탁트인 전망을 화면을 통해서 보고 있는데, 쿤이 한 마디 한다.

호주에 있는 블루마운틴이네..??
블루마운틴..??
응.. 호주 시드니에서 기차로 1시간 반 정도 거리에 있는 곳인데, 내가 갔을 때는 산불 때문에 많이 타서, 블루가 아니라 시커맸었거든... 그게 벌써 10년 됐다.
피~ 블룬지 시커먼지 내가 가 봤어야 알지.

                                                          daum 의 블루마운틴 소개내용

쿤은 내 말이 들리지도 않는지 영상에 빠져서 대꾸가 없었다. 나도 말없이 영상을 보는데, 짙은 녹음과 웅장한 대자연에 감탄만 했다.

와~~ 정말 멋있다..
실제로 보면 더 멋있어..
(누가 그걸 모르나..?? 모르냐고요......)

어느 덧 영상이 바뀌었다. 쿤도 지난 날의 추억에서 돌아온 것 같았다. 그리고 밥을 먹으면서 말을 이었다.

우리 저기 갈까..??
저기라니.. 어디..??
호주말야..  호주 동부지역이나 동남부지역으로 보름 정도 여행갈까..??
ㅎㅎ 가면 좋겠지만, 보름 동안 갔다오면 회사 잘리는거 아냐..??
일단 표부터 알아보자...

이렇게 해서 우리는 갑작스런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다(호주는 2년전에 가려다가 계획까지 다~ 세워놓았다가 급한 일이 생겨서 못 갔던 곳이었다). 쿤은 밥 숟가락을 놓자마자, 인터넷 검색을 하기 시작했고, 착한 가격의 표가 있다고 했다.(헉!! 개인적으로 안 좋은 추억이 있는 중국남방항공이다..--)

                                                yahoo japan 의 항공권 검색

쿤은 세부 사항을 읽어보더니, 표값과, 세금, 유류할증, 스탑오버, 귀국일 프리미엄까지 하면 10만엔(150만원)정도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전화번호를 적더니, 내일 오전에 여행사에 전화해서 표를 예약만 하라고 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일본 여행사에 전화를 했다.

인터넷 야후에 올라와 있는 호주 시드니 왕복 항공권을 예약하고 싶은데요..
출발 날짜와 돌아오는 날짜를 알려주세요..
12월 ㅇ일 출발해서 1월 ㅇ일에 일본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부탁드려요..
어~ 그 날은 표가 없고, 다른 날도 이미 표가 다 나갔네요..
(헉!!) 그래요.. 알았습니다
아! 그런데요, 인터넷에 있는 가격은 특별 행사 가격이라서 없지만, 정상가의 티켓이라면 예약이 가능합니다..
그래요?? 정상가 티켓의 가격은 얼마예요??
티켓과 세금, 그외 부수적인 금액을 합하면 1인당 20만엔(300만원) 정도예요.
캑..!!! 생각 좀 해 볼게요..

연말연시가 성수기라 하더라도 예상했던 가격에 두배의 금액이었다. 너무나도 비싼 가격에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 나왔다. 그리고 다른 여행사에 전화를 걸어보았다.. 하지만, 다른 여행사도 마찬가지였다. 호주만 비쌀 거라는 생각에 다른 나라도 알아보았다. 남유럽, 지중해연안, 인도, 미국, 하와이까지 알아봤지만, 인터넷에 올려있는 표가 있다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일본의 여행사들은 소수의 저렴한 항공권을 인터넷에 올려놓고, 티켓문의를 하는 손님에게는 성수기라서 표가 없다며, 비싼 가격의 표를 권유하는 상술이었다. 게다가, 일일이 전화를 하면서 확인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진이 빠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비행기 티켓을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카드결제까지 하는데 단 5분이면 충분했지만, 일본에서는 인터넷 예약은 커녕 티켓을 알아보다가 맥이 빠져버린 것이었다.

호기심에 일본에서 한국가는 비행기 표를 알아봤다. 그리고, 너무 어이가 없는 것을 발견했다. 표값 19,500엔(30만원) 짜리가 가장 저렴한 가격이었는데, "항공사 미결정" 이란다.. 전화를 해서 물어봤더니, 출발하는 항공스케쥴은 출발 1주일 전에 알려준다고 했다. 일본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는 늦은 오후이고, 한국에서 일본으로 들어오는 비행기는 오전 비행기가 될 거라고 했다. 티켓과 세금 등을 다 합하여 약 3만엔(45만원) 이나 지불하는데, 어디 항공사인지도 모르고, 몇시 비행기를 타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yahoo japan 의 항공권 검색

일본의 비행기 예약 실태를 알아보며 겨울여행으로 호주는 도~~ 저히 못 갈 것 같다고 낙심하고 있는데, 연말연시에 2주 정도 쉴 수 있을 것 같다며 쿤에게 전화가 왔다. 그런 쿤에게 호주가는 비행기 가격을 이야기 해 줬더니, 그냥 웃는다. 그러더니, 한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 가격을 알아보라고 했다. 포털사이트에 들어가서 출발날짜와 돌아오는 날짜, 그리고 목적지를 입력하고 검색을 했더니, 가격비교까지 나온다. 게다가 어느 항공사가 몇시에 출발해서 몇시에 도착하는지, 예약이 가능한지 대기 예약인지까지 나왔다. 그 시간 불과 5분...!!!!!


우리는 지금 여행을 준비중이다(어디까지나 준비중..). 하지만, 그 출발지는 일본이 아니라 한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알아보고 있다. 이유는 한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 표가 저렴하고, 보다 정확한 일정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행기 표 가격은 한국과 일본을 왕복하는 가격을 포함하더라도, 일본에서 출발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

일본에서 떠나는 해외여행는 넘어야 할 벽이 정말 많은 것 같다. 게다가 비싸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