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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문화)/다다다가 보는 일본

일본인들이 신기해하는 골뱅이 이야기

" 메일 주소 좀 알려주시겠어요 ?? "

당신이 이 질문을 받았다면, 어떤 메일 주소를 알려줄 것인가?
모르긴 몰라도, 다음, 네이버, 야후 등과 같이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이메일 주소를 말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질문을 일본인들에게 한다면, 그 대답의 대다수는 휴대폰 메일(우리나라의 문자기능)일 확률이 높다. 느낌상 90% 이상은 휴대폰 메일일 것이다.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이메일은 포털사이트나 아웃룩, 또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주소를 사용하지만, 일본인들은 각각의 휴대폰 회사에서 제공하는 메일을 사용한다. 첨부파일이나 사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전화를 거는 것 조차 민폐라 생각하는 일본인들의 문화적 특성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휴대폰 메일이라 해도 전화번호만 알면 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유는 휴대폰 메일 주소도 컴퓨터 메일과 같이 @와 . 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휴대폰 3대 통신사의 메일주소  (순서는 순위와 상관없음)>
소프트 뱅크 @softbank.ne.jp
도코모 @dococo.ne.jp
au @ezweb.ne.jp

게다가 일본인들과 메일주소를 주고 받을 때, 적외선 송수신이 가능하다면 상관없겠지만, 전화상으로 설명을 하다 보면, 감탄을 토하는 벽이 하나가 있다. 바로 골뱅이 마크인 " @ " 이다.


 메일 주소 말할 때 한국과 일본 이렇게 다르다.

영어의 at 사인(마크) @를 한국에서는 골뱅이라고 말한다. 골뱅이 모습을 닮아서라는 이유로 붙여졌기에 우리에게는 너무나 당연하기만 이름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를 영어 그대로 쓰고 있고, 일본식 발음으로 " 앗토 마크(アットマーク) " 라고 한다.(처음에는 "앗토 마크"라는 말이 왜 그리 어색했는지...ㅋㅋ)

 듣자마자 감탄하는 골뱅이

언제가 처음이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일본 친구들의 질문 때문에 혹은 한국어 수업 때문에 이메일 주소 말할 기회가 참 많았다. 사실, 나는 일본인들에게 이메일 주소를 말하는 방법을 이야기해주는 것이 참 즐겁다. 왜냐하면, 골뱅이 이야기를 해줄 때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나오는 반응 " 와! 신기하다. 근데, 정말 그렇네~!" 라고 감탄을 하는 부분이 나를 즐겁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일본의 @는 영어 그대로 말하니 재미도 없고, 게다가 발음은 일본식이어서 외국에서는 잘 통하지도 않는다며 개탄(?)을 하기도 한다. (사실 골뱅이 말고도 원숭이, 코끼리 코, 귀...등등 나라별로 재미있는 이름이 참 많은데...라는 말까지 해주면 정말??? 이라면서 더욱 신기해 한다....)

이메일 이야기를 위해 한국의 골뱅이 이야기가 나오면 나는 일본인들의 반응에 기분이 업된 나머지 삼천포로 빠지곤 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골뱅이 무침 이야기이다

 감탄에서 놀라움이 되는 골뱅이

한국에는 골뱅이 무침을 비롯한 골뱅이 요리가 있는데 먹어 보았느냐고 물어보면, 다들 이런 대답을 한다.

" 골뱅이 먹기도 해? "
" 엉? 골뱅이가 얼마나 맛있는데...사실 난 골뱅이보다 골뱅이 주변에 있는 야채랑 소면을 더 좋아하긴 하지만..."

한국 요리라면 두 팔 벌려 환영을 하는 그들이지만, 골뱅이를 먹는다는 말에서는 잠시 주춤한다. 그 중에 몇 명(극소수)은 옛날 일본인도 골뱅이를 먹었지만 지금은 잘 안 먹는다며, 골뱅이도 요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이들도 있다. 지금도 일본의 어디에선가는 골뱅이를 먹는 일본인들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일반적이지는 않단다. 그래서인지 대다수의 일본인들은 골뱅이를 먹다니?...라는 반응을 보인다. (일본에서도 소라 종류는 잘 먹는 것 같지만, 골뱅이와 같은 우렁이 종류는 잘 안먹는 것 같다.)



우리가 골뱅이를 먹는다는 것에 놀라움을 보이는 일본인들 반응에 내가 더 황당해 했을 때도 있었지만, 전 세계 소비량의 약 90% 가 한국에서 소비된다는 것을 알고 난 뒤, 일본인들의 반응에 납득이 갔다.

골뱅이 무침에 대한 내 이야기에 대부분의 일본친구들은 도~~저히 "못 먹을 것 같다." 며 손사래를 치지만, "한국에 가면 꼭 먹어봐야겠다." 며 메모를 하는 친구들도 있다. 멀리갈 것 없이 한국 슈퍼에 가면 캔으로도 살 수 있다고 귀뜸을 해주면 살짝 겁에 질리며, 그런 캔도 있냐며...토끼눈이 되기도 한다.

포스팅을 하기 전부터 침을 흘리기 시작하여, 완성되어질 무렵이 되니, 더욱 골뱅이 무침이 먹고 싶어진 다다다. 참다 못해 쿤에게 한마디 했다.

쿤~!, 다음에 한국가면 우리 골뱅이 무침 꼭!!! 먹자!!! (우리는 평소 먹고 싶은 게 있으면 한국 갈 때를 기약하고는 한다.)

쿤 왈..

골뱅이?? 골뱅이 먹으면, 3년간 뽀뽀할 생각하지 말어~~.

흑..그랬다. 쿤도 골뱅이를 먹지 않았던 것이다.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