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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문화)/쿤이 보는 일본

일본 기업의 후원으로 벌목의 위기에서 구제된 130살의 나무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아래에 있는 사진을 봐 주세요...



                                                  <CM의 한 장면 - 나무이름 : 몽키보드>

어떠세요?
요즘 같이 무더운 여름에는 버팀목 하나 없는 저 나무 밑 그늘이 탐나지 않으세요?
저는 저 사진을 볼 때마다, 저 나무 밑 그늘에서 낮잠 자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직경 : 약 40m, 높이 : 약 25m, 나무 기둥의 둘레 : 약 7m)

그런데, 드넓은 벌판에 외로이 홀로 서 있는 저 나무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사연이더군요.

물론, 이 글을 적고 있는 쿤도 저 나무의 이야기를 불과 2~3달 전에 일본의 모 TV 방송을 통해서 알게 되었답니다. 그 방송을 보면서 잔잔한 감동을 느꼈는데, 이후 TV 에서 흘러나오는 저 기업의 CM 을 볼 때면, 그 잔잔한 감동이 생각나서 이 포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이야기이냐고요...?? TV 방송에서 들은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일본에서 화제가 되었던 1973년의 일본 모 기업의 TV 광고


                       <TV 광고의 시작 부분>                                 <TV 광고의 끝 부분>

- 관련영상 보러가기 : http://www.hitachinoki.net/tvcm/movie/chronology_cm.html?cmNum=1


1973년 당시, 일본의 모 기업은 위에 있는 왼쪽 사진을 시작으로 하는 TV 광고를 내 보냈습니다. 해당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광고와 함께 어린이 동요와 같은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쭉~쭉~ 뻗어 올라가는 영상과 광고 마지막에 보여주는 나무와 같은 그림이 기업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몰라서 화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한 궁금증 때문에 광고의 내용을 문의하는 전화가 해당 기업에 빗발쳤고, 그럴 때 마다 그 기업은 기둥 하나가 버팀목이 되어 수 많은 가지로 뻗어나가는 나무를 기업의 이미지로 표현했다고 했습니다. 가지의 끝에는 많은 나뭇잎이 있듯이, 자기네 기업도 많은 직원과 그 직원의 가족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어필하는 광고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몇몇 사람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나무를 보여주면 더 좋지 않겠냐는 조언을 하였고, 기업은 그들의 조언을 새겨들어 기업의 이미지에 맞는 나무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발견한 나무가 위에 있는 사진 속의 나무입니다.


CM으로서의 촬영 허가

 

저 나무는 하와이에 있었습니다. (위치 : http://www.hitachinoki.net/access/map.html)
호노룰루 공항에서 북동쪽으로 약 2km 떨어진 모나날루아 가든(Moanalua gardens) 이라는 공원에 있는데, 광고를 촬영했던 당시에 약 100년을 자란 나무였습니다. 그 기업의 직원은 당장 하와이로 날아갔습니다. 그리고, 공원을 관리하는 관리인을 만나서 회사의 이념을 설명하고, 나무를 CM 에 쓰게 해 달라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공원을 관리하던 20대의 젊은 사람은 빙그레 웃으면서 자신의 할아버지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직원에게 들려주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 일본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 하와이로 건너왔습니다. 그리고, 당시에는 불모지나 다름 없던 이 하와이를 이 곳에 있던 현지인들과 개척을 했었죠. 저 나무는 그 때 당시의 하와이로 거주해 온 일본인과 이곳에 있던 현지인의 우호증진을 위해 심은 나무입니다. 그리고 100여년 동안 그 우호를 지키듯 건강하게 자랐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또 다른 일본인이 저 나무를 필요로 하고 있네요. 좋습니다. 일본인과의 우호증진이 목적이었던 저 나무를 CM 쓰도록 허가하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1975년에 저 나무를 주제로 하는 TV 광고가 만들어졌고, 그 광고는 약 4년간 방송이 되었습니다.

- 관련영상 보러가기 : http://www.hitachinoki.net/tvcm/movie/chronology_cm.html?cmNum=2

이후 그 기업은 「ㅇㅇ의 나무」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나무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하와이 섬, 켈리포니아, 싱가폴에서 각각 2, 3, 4대의 나무를 발견하였고, 그 나무를 대상으로 광고를 제작해서 79~84년까지 약 5년간을 방송했습니다.

- 관련이미지 보러가기 : http://www.hitachinoki.net/profile/history.html

그런데, 첫번째 나무와 비교해서 2, 3, 4대의 나무는 우아한 모습이 빠져있었습니다. 결국 1984년도부터 제작하는 광고는 다시 첫번째 나무를 대상으로 해서 지금까지 약 4회의 촬영을 했습니다. 어찌보면 저 나무는 그 기업의 전속 모델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결초보은(結草報恩)으로 보답한 기업

 

2000년대에 들어선 어느 날...
저 나무가 있는 모나날루아 가든(Moanalua gardens) 의 매각설(說)이 나돌았습니다. 이유는 공원의 관리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하자, 공원을 매각해서 리조트를 건설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까지 약 120년을 건강하게 자란 저 나무도 졸지에 벌목의 위기에 처해진 것이었습니다.

보다 못해 이번에는 일본의 모 기업이 나섰습니다. 매각설을 접한 그 기업은 대응책을 세웠고, 그 공원의 유지비를 앞으로 전액 지불하겠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었습니다. 미국인이 관리하는,,게다가 하와이에 있는 미국 공원을 일본 기업이 관리/유지비를 지불한다는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결과가 만들어 진 것이었습니다. 기업 관계자는 TV 인터뷰에서 "130년의 우호는 앞으로도 이어져야하며, 그러한 과정에서 우리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을 했다"고 말하더군요..

130년 전의 저 나무는 미국인과 일본인의 우정으로 심어진 작은 나무였지만, 130년이 지난 지금은 나무의 굵기 만큼이나 그 우정이 더욱 두터워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하와이에 일본 사람이 많이 사는 것일까요??)


마지막으로 가장 멋지게 제작된 최근의 광고를 아래에 링크합니다.

- 관련영상 보러가기 : http://www.hitachinoki.net/tvcm/movie/chronology_cm.html?cmNum=9

참고로 광고에 삽입된 곡은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같은 곡이랍니다. 유치하면서도 재미있는 노래이기에 가사도 1절만 적어봅니다.

일본어 : この木なんの木 気になる木、名前も知らない木ですから、名前も知らない木になるでしょう。
읽는법 : 코노키난노키         키니나루키,       나마에모시라나이키데스까라,         나마에모시라나이 키니나루데쇼.
한국어 : 이 나무 무슨 나무   궁금한 나무,      이름도 모르는 나무니까,                이름도 모르는 나무가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