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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세계를 다니다

밥 먹을 돈으로 빠칭코했던 남편, 그 결과는?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9일까지 일본의 황금연휴 기간에 쿤과 다다다는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홍콩과 마카오를 둘러보고, 한국에서도 여행을 다녔더랬죠. 여행의 꿈에서 깨어난 일상생활이란 정말 힘이 드네요.

마카오에는 홍콩에서 고속훼리를 이용해서 들어갔습니다. 다다다의 가이드 쿤(남편)에 의하면, 많은 여행객들이 이용하고 있는 루트라합니다. 홍콩에서 나갈 때는 자세히 못 봐서 몰랐는데, 마카오에 도착을 하니 입국심사를 하더군요.(마카오는 다른 나라였지..?? 헤헤)

훼리터미널을 나오니 같이 배를 타고 왔던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집니다. 버스나 택시를 타는 사람, 가이드나 가족을 만나는 사람.. 각각 제 발길을 갔답니다. 그런데, 우리만(?) 걸었습니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걸어서 공항을 빠져나오는 느낌이었답니다. 궁금해서 쿤에게 물어봤습니다.

다다다 : 남들은 다~ 버스나 택시를 타는데, 왜 우리만 걸어?
   쿤     : 글쎄~~ 각각 갈 길이 다르니까 그런거 아닐까? 조금만 걸어가면, 마가오 현지인들이 사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같이 1시간 정도를 걸으면서, 관광지 마카오가 아니라 현지인이 사는 마카오를 보게 됐습니다.

                                                                                                              마카오 하수도관

                                                                                             유럽풍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거리


                                                                                             좁은 도로에 잘 정돈된 많은 차량과 오토바이

                                                                                                             성 바울 성당 유적지

이렇게 걷다보니, 성 바울 성당이 있었던 유적지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성당까지 가는 길은 관광객은 커녕 현지인 조차 다니지 않는 좁은 골목길을 지나갔습니다. 일반 사람들이 다니지 않았던 뒷 길로 갔던 것이지요..(이런 길은 어떻게 알았는지...) 게다가 그 날은 정~말 더웠답니다. 30도를 웃 돌았었죠. 시원한 물이 마시고 싶어서 미네날 워터를 샀는데, 쿤이 이렇게 말 합니다.


   쿤     : 우리 내일 한국 가는데,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이 167 홍콩불(23,000원) 밖에 없다..
다다다 : 엥~ 그럼 홍콩에는 어떻게 돌아가고, 공항에는 또 어떻게 가~
   쿤     : 홍콩가는 표는 미리 끊어 놓았고, 공항에 가는 돈은 따로 빼 놓았으니까 괜찮아..
다다다 : 그럼, 아침은 숙소에서 주니까 오늘 저녁만 먹으면 되겠네.. 근데, 뭐 먹을 수 있어?
   쿤     : 햄버거랑 콜라 정도?
다다다 : 햄버거? 오늘 밤에 한식집에서 밥 먹는 돈도 안 되는 거야?
   쿤     : 그렇지... 200 불 정도는 있어야 하는데 말야..
다다다 : 에궁...


여행까지 와서 햄버거를 먹게 될 줄이야.. 여행 경비를 계획에 맞춰서 잘 조절해서 쓰는 쿤이지만, 여기저기서 짜잘하게 예산오버를 하는 다다다의 충동 구매 때문에 마지막 날에 돈이 모자르는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돈이 없어서 걸었던 것이었습니다. 마카오 남섬 카지노에 가는 것도 물 건너 갔더랬죠..

                                                                                                                 윈 마카오 호텔

그렇게 맥이 빠져서 둘러보고 있는데, 여행 안내소를 보더니 쿤이 낼름 들어갑니다. 쿤이 뭔가 물어보고 있는 동안, 저는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땀을 식히고 있더랬죠.. 용무를 마친 쿤이 나가자고 하더니, 마카오 남섬으로 가자고 합니다. 돈이 없는 데 뭘 타고 가나 싶었는데, city of dream 이라는 무료버스를 타고 갔습니다.(이런 건 또 어떻게 알았징..??) 남섬에서 베네치안을 둘러보고 다시 무료버스를 이용해서 북섬 MGM 으로 이동해서, 윈마카오 호텔의 분수쇼를 보러 갔습니다.

그런데, 마카오에는 가는 대형호텔마다 으리으리하게 큰 카지노가 있었습니다. 호텔 내부 카지노장을 가로질러 가는데, 쿤이 말을 합니다.

 

    쿤     : 다다다야..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돈 167불 중에서 10불만 슬롯머신에 투자해 볼까?
다다다  : 뭐~~?? 밥 먹을 돈 가지고, 겜불을 한다고??
    쿤     : 10불 모자라도 햄버거 먹을 돈은 충분해~ 그러니까 한번 해 보자~~ 내가 햄버거 싼 걸로 먹을 게..
다다다  : 할 줄은 알고..??
    쿤     : 기억이 가물가물 해~~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쿤이 10불을 꺼내서 슬롯 머신에 넣었습니다. 왼쪽 위에 득점인지 포인트 같은게 있었는데, 100에서 부터 시작하더니 자~꾸 내려갑니다. 어쩌다가 10이나 20 정도 포인트가 붙기도 했지만, 두배가 되기도 하고 0이 되기도 하더라구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다다다는 마음을 졸이며, 쿤의 옆에서 지켜보았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15포인트를 돌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는 쿤...!! 그런 쿤을 보면서 다~ 잃었다는 것을 직감했었죠..

그런데...
갑자기 기계에서 소리가 크게 들리더니, 동전 불꽃놀이가 일어났습니다. 포인트가 계~속 올라가더니 500 포인트가 되더군요. 무슨 일이 일어나긴 했는데, 그게 무엇인지는 몰랐습니다. 쿤이 뭔가 버튼을 누르니 종이가 나왔는데, 50불짜리 케쉬 티켓이었습니다...와~~(세상에 죽으라는 법은 없나봅니다.)

                                                                                                 50 홍콩불 (약 7,000원)짜리 케쉬 티켓

                                                                                                        케쉬 티켓과 맞바꾼 현금 50불

불과 10분 남짓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생~전 빠찡코나 놀음에는 근처에도 안 가고 손도 안 대는 사람인데 말이죠.. 저 50불로 인해 현금이 207불로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홍콩으로 이동하여 한식당에서 제육볶음과 갈비탕을 시켜서 밥을 먹었는데, 그 밥맛이 어찌나 꿀맛이던지...하하


                                                                                                홍콩 한식당에서 먹은 제육볶음과 갈비탕

그런데,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는 것이 있었습니다. 도박에 발을 들여 헤어나지 못하고, 자멸하는 사람들이 생각난 것이지요. 그래서 쿤에게 물었습니다. (소심한 다다다..50불에 이런 생각을...) 

다다다 : 근데, 빠칭코하는 건 어디서 배웠어..?
   쿤     : 아~~ 그거..?? 한국에 있는 오락실..
다다다 : 오락실 말고 지금까지 몇 번이나 실전으로 해봤어??
   쿤     : 글쎄~~ 10년 전에 호주 멜번에서 18만원 땄을 때 이후니까 이번이 두 번째네...
다다다 : 앞으로 또 할 거야..??
   쿤     : 미국 라스베가스에 가서 한번 해 봐야지... 거기 분수쇼가 멋지대~ 그 때는 너도 해봐~~
             단...!! 그걸 계기로 빠지면 안돼..!!


도박과 오락을 구별하고 있으니, 천만다행이죠?
마지막으로 윈마카오 호텔에서 볼 수 있는 분수쇼를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