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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문화)/쿤이 보는 일본

후쿠시마 가설주택, 월 급여 650만원의 불편한 진실

외출을 했다가 늦은 밤에 돌아와서 인터넷을 보니 '일본 후쿠시마 공사에 한국 인부 모집광고 논란'이라는 기사가 떴습니다.

원문기사보기 :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110424195907486&p=yonhap

후쿠시마에서 60km 떨어진 곳에 주민거주를 위한 조립식 주택을 짓는데, 목공, 전기, 패널 등의 조립식 건출물 기술자를 모립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공사기간은 4개월이고, 월 급여는 400~650만원이라고 하네요..


월 급여 400~650만원 가치

글쎄요.. 돈의 가치로 본다면, 월 급여 400~650만원이라는 돈은 분명히 큰 돈입니다. 세전인지 세후인지는 모르겠으나, 분명히 큰 돈입니다. 하지만, 일본에 사는 1인으로서, 원전에 대한 이 곳 분위기를 고려하여 생각해 본다면, 400~650만원은 그 가치가 퇴색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큰 돈이 아니라는 말이죠..

원전 20 km 이내 지역이 4월 21일 0시를 기해 출입금지 구역으로 지정되고, 30 km 이내 지역은 피해 권고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원전에서 250 km 떨어진 도쿄 사람들도차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많은 외국인이 도쿄를 떠나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수도의 일부 기능을 오사카로 옮긴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원전 60 km 지역이 안전하다는 보장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안전하다고 하면서 왜 먹거리는 한국에서 공수를 받을까요?

원전에서 600 km 떨어진 이 곳에 사람들의 생활은 답답할 정도로 덤덤하지만, 식료품의 원산지를 확인하고, 생선을 기피하며, 동쪽으로의 이동을 되도록 피하려는 모습에서 원전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작업을 하는 장소가 원전 60 km 지역이라는 점에서 월 급여 400~650만원이라는 돈은 큰 돈이 아니라 말할 수 있습니다.


엔고(円高)를 고려한다면, 더욱 퇴색되는 월 급여 400~650만원

엔원의 고시가 환율을 고려하여 본다면, 월 급여 400~650만원은 어떤 가치가 있을까요? 이 글을 쓰는 오늘이 일요일 밤인지라 4월 22일(금)의 최종 환율 13.1849를 적용하면, 303,000~493,000엔입니다. 이 돈은 일본 사람들이 일본에서 받는 세전 급여에 해당합니다. 가설주택의 노동시간이 주 6일(월~토), 하루 11시간(07시~18시) 근무를 시급으로 계산한다면, 1,070~1,743엔입니다. (주 6일 근무를 한달 30일로 환산하면, 월 25.7 일(282.7시간)이며, 시급은 상기의 엔 급여에서 산출했습니다.) 참고로 일본의 편의점 알바 시급은 800~1200엔 정도입니다. 결국 편의점 알바를 같은 시간 일한다면, 최소 월 400만원은 번다는 말이 됩니다.

게다가 재미있는 것은 원전의 방사능 문제 때문에 후쿠시마 원전에 가까울 수록 일당이 올라가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즉, 303,000~493,000엔 이상을 받는다는 것이죠.. 하는 일에 따라서 금액이 다른지라 정확한 금액은 말할 수 없으나, 원전 근처의 일당 상승은 한국의 언론에서도 보도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업상 수익이 있기 때문에 우리도 참여한 것"이라는 관계자의 말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즉, 월 급여 월 650만원을 지급하고도 남는 장사라는 말이고, 이 곳 사람들은 월 급여 650만원 이상을 받는다는 말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월 급여 400~650만원은 엔고를 고려했을 때 더욱 퇴색되는 금액입니다.


 

후쿠시마 가설주택에 한국인 고용에 관한 일본반응

한 마디로 말해서 안 좋습니다.

                                                             http://matome2h.blog24.fc2.com/blog-entry-696.html

이외에도 '어차피 몇 명 안 올거야.', '나중에 딴소리 할 거야', '한국인이 한국인에게 사기치려고 낸 광고일거야', '위험하니까 외국인 보내는 거야', '하려는 일본인도 많은데, 왜 외국인이냐?'등 입니다.

한일 양국의 반응이 "일본에서 일어나는 일이니까, 일본인이 해야한다" 입니다. 지진성금과 독도교과서를 고려해 봤을 때, "떡 주고 뺨 밪는다"는 말이 생각나는 사람은 저뿐일까요?



<글을 마치며...>
이번 후쿠시마 가설주택은 한국의 조립식건설업체에서 사업성을 판단하여 수주에 참가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지원한 80여명의 지원자는 월 급여 400~650만원을 비롯하여, 각종 혜택을 보고 지원하였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지금 일본에서는 후쿠시마 출신이라는 것 만으로 취업이 안 되고, 숙박 거부를 당한다는 사례가 보도되고 있습니다. 그 만큼 일본인들도 후쿠시마를 기피한다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원전 60km 가 정말 안전할지와 그 곳에서 일을 하므로 해서 훗날 불이익을 당하는 일은 없을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가설주택을 짓는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고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가설주택이 간절한 사람들의 딱한 처지를 눈감을 수만도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월 급여 400~650 만원이라는 돈이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선택은 지원자 본인이 하는 것인지라 뭐라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신중히 생각하고 결정해야 할 일임에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 오늘도 저녁 늦게 이웃 방문하겠습니다.  m_._m